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연극 극단 관악극회 제5회 정기공연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신정옥 번역 윤완석 제작 임진택 번안 연출의 마당극 법대로 합시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번역을 신정옥(1932~)교수는 함경남도 정평 출신으로 명지대 영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명지대 명예교수로 있다. 그는 경북대를 거쳐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신정옥 교수는 수많은 번역작품을 남기고 있는데 영미문학 작품, 그 가운데서도 영미희곡 작품을 끊임없이 우리말로 번역한 공로로 '실험극장 에쿠우스 장기공연 공로상' '한국일보 제16회 한국 연극 영화 텔레비전 예술 특별상'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100호 기념 최다 집필상'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100호 기념 최다 집필상'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공로상' '명지대학교 제1회 학술상' '한국예술연구원 동랑 유치진 연극상' '한국연극예술 본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또한, 그는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베네치아의 기억> <한국에서의 서양연극> <한국신극과 서양연극> <셰익스피어 한국에 오다> <셰익스피어 비화>, <무대의 전설-명배우 명연기>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셰익스피어 전집 40권 완역> <에쿠우스>, <유리동물원>, <느릅나무 밑의 욕망>,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끝이 좋으면 다 좋아><뜻대로 하세요.><실수연발><사랑의 헛수고><자에는 자로><베니스의 상인><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한여름 밤의 꿈><헛소동><페리클레스><말괄량이 길들이기><템페스트><십이야><베로나의 두 신사><두 귀족 사촌 형제><겨울 이야기> 등 열여섯 작품으로 분류된다. 그중에서 <자에는 자로>는 셰익스피어가 새롭게 구축한 비희극(tragicomedy)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창작 연대는 정확하지 않으나 1604년 무렵으로 추정되며, 1604년 12월 영국의 런던 화이트홀 대 연회실에서 초연되었다.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라는 제목은 기독경전(The Bible)에서 따온 것이며, <이척보척(以尺報尺)>이라고 번역되기도 했다.

이 작품의 배경인 비엔나는 셰익스피어 생존당시 부패하고, 문란한 도시로 표현된다. 통치자가 14년 동안이나 국법을 소홀하게 집행함으로써 사회기강이 해이해지고, 성도덕의 문란 등 퇴폐적인 행태가 사회 전반에 팽배한다. 사생아의 수가 점차 늘어가고, 사창굴은 도심지까지 파고들어 성업 중이고, 성병이 창궐하여 심지어 가정집 부인에 이르기까지 성병수난을 겪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해야 할 지도층, 다시 말해서 권력을 소지한 고위층, 귀족계급과 법조인들이 과연 <자에는 자로> 대듯 칼날처럼 냉철하고 올바르게 대처하고 있는가가 이 연극의 주제이자 내용으로 되어있다.

   
 

줄거리는 평민청년 클로디오가 혼전 성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구속되어 사형당할 위기에 처하자 그의 누이 이자벨라는 오빠를 석방시키기 위해 공작 대행 안젤로에게 탄원한다. 자리를 비운 공작을 대신해 엄격한 법과 질서를 표방하고 나선 집권자 안젤로는 클로디오를 구하는 대가로 아름다운 여인 이자벨라에게 은밀하게 정조를 요구하여 목적을 달성하지만, 정욕을 채우자 약속을 저버려 결국 클로디오는 처형당한다. 수도승으로 변장하여 암행하던 공작은 암행을 하며 이러한 정황과 사실을 포착하고, 수습에 나서 사건을 해결하고, 자신도 미모와 관능적 매력에 끌려 이자벨라에게 청혼을 한다.

이 작품에는 정의와 자비, 도덕적 문란과 법의 남용, 자기중심적 교만(위선)과 도덕성(순결) 등 대립되는 등 당시 상황이 현재 우리나라의 현 세태를 반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셰익스피어의 편의적인 결말과 모호한 처리가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은 연극이다.

201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사망 400주기를 기념하는 프로그램으로 8월 7일부터 개최되었다.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의 삶을 기리기 위해 국제적으로 3개 극단이 각각 다른 작품을 공연하고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 마이어가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판 <리처드 3세>를 에딘버러에서 공연했다,또 영국의 디클랜 도넬런 감독과 디자이너 닉 오머로드가 1981년 결성한 '치크 바이 조울'극단과 러시아 모스크바 푸쉬킨 극단이 합동 공연하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자에는 자로( Measure for Measure)>가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첫 공연되었다.

한국초연은 2011년 교수극단 "셰익스피어의 아해들(Shakespeare`s Kids)"의 원어연극 안병대 연출의 <자에는 자로(以尺報尺, (Measure for Measure)>가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공연되었다. 2015년 11월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박상현 연출로 공연되기도 했다. 2016년 11월 2일~13일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연극으로 극단 관악극회에서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400주기를 맞아 <법대로 합시다(Measure for Measure 2016 Corea)>라는 제목의 마당극으로 번안해, 임진택 연출로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막을 올렸다.

<법대로 합시다(Measure for Measure 2016 Corea) )>는 광대가 등장해 해설자 역할을 하며 연극을 이끌어 간다. 시대적 배경을 2016년의 꼬레아 공국으로 옮기고, 빈센티오 비엔나 공작을 빈선택 꼬레아 공국의 통령, 안젤로를 안절로 검찰출신 비상조치 사령관, 이사벨라를 노사빈, 루치오를 유길동, 클로디오를 노민오, 줄리엣을 주리애, 후로쓰를 게거품, 바리우스를 바바리, 오버던을 오발탄 등의 이름으로 바꿔 등장시키고, 빈센티오가 수도승 역할을 하는 대신 스님으로 등장시켜 비상조치 사령관의 행적을 암행 감찰한다.

연극은 도입에 시민들의 꼬레아 공국의 통령에 대한 시위에서 출발한다. 공국의 법질서와 함께 성적 문란은 물론 방종과 타락 그리고 성매매가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니, 빈선택 통령은 검찰총장 안절로를 비상조치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통령은 시민들의 동태를 살피러 스님 복장으로 거리로 나선다. 안절로 사령관은 비상조치를 선포하고, 혼전 임신사건이나, 성 매매 자들을 체포해 구금시킨다.

혼전임신을 한 주리애와 그 상대자인 노민오는 체포되어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다. 노민오의 친구 유길동은 사형선고를 받는 노민오와 주리애를 구하려고 변호사로 나서고, 노미오의 여동생 노사빈을 찾아가 안절로 비상조치 사령관에게 탄원을 하도록 한다. 사령관 안절로는 노사빈의 아름다운 모습에 첫눈에 반해 노민오의 목숨의 대가로 노사빈의 몸을 요구한다. 암행을 하며 모든 것을 지켜보던 공국의 통령 빈선택은 안절로의 첫사랑의 여인 마리나와 오라비인 노민오를 구하려는 노사빈에게 계책을 세워준다.

노사빈 대신 마리나가 불을 끈 상태에서 안절로와 동침을 하고, 노사빈은 자신의 몸을 요구한 안절로를 성폭행 범으로 고발한다. 물론 안절로의 변명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시치미를 떼는 모습이 어느 정치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 사이 빈선택 통령에게 특별감찰관으로 임명된 유길동이 법정에 암행 감찰관으로 출도하고, 스님 복장과 모자를 벗고 모습을 드러낸 공국의 통령 빈선택의 결단과 배려로 대단원에서 노민오와 주리애, 유길동과 노사빈, 안절로와 마리나 세 쌍의 사랑의 상대가 결합되는 희극적 결말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빈선택 꼬레아 공국의 통령으로 이순재 회장과 심양홍 원로배우가 더블캐스팅되어 출연하고, 소길수 비서실장으로 신강균, 안절로 검찰총장으로 설경수, 유길동으로 안이호와 박재민, 마리나로 박내선, 노사빈으로 지주연, 노민오로 김남기, 주리애로 고예린, 간수장과 경찰로 김인수, 얼치기로 김일호, 오발탄과 여스님으로 나호숙, 게거품과 후레자식으로 정창옥, 바바리와 꼴통으로 김태진, 전령으로 김용수, 그리고 해설자인 광대로 조항용과 정진영이 더블캐스팅 되어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과 열창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제작총괄 윤완석, 제작책임 이태식 이석원, 기획 김은자 이현숙 박경일, 홍보 김윤경, 협력연출 조항용, 조연출 조인경, 무대감독 김승주, 무대장치 최종률, 조명디자인 박원근, 분장감독 박윤행, 분장 강해향, 소품 박민유, 의상 유경진 하경희 조우현, 미술감독 하종운, 그래픽 장미현, 화술 김선애, 음악감독 박상철, 음향오퍼레이터 배유리, 조명오퍼레이터 이대희, 영상오퍼레이터 김혜진, 사진 조대완, 진행 정한결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연극으로 극단 관악극회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신정옥 번역, 윤완석 제작, 임진택 번안 연출, 조항용 협력연출의 <법대로 합시다(Measure for Measure 2016 Corea)>를 원작을 능가하는 희극적 귀결의 걸작 마당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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