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07 '로스트 인 더스트'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11월 둘째 주, 영화를 좀 많이 봤다는 두 남자가 고른 작품은 평단의 박수를 받고 있는 '로스트 인 더스트'다.
 
마침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만큼,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 대한 '영알못' 석재현과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의 코멘트를 들어보자.

'로스트 인 더스트'가 미국에서 제법 인기를 끌었는데, 이 영화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보는가? 
ㄴ 아띠에터 석재현(이하 석) : 할리우드는 언제부턴가 금융자본주의의 폐해를 소재로 하여,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면을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계속해서 던져주고 있다. 2014년에 개봉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빅쇼트'와 '머니 몬스터'까지 등장했다.
 
이 문제는 비단 미국에 한정된 것이 아닌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와도 연관성이 깊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우리에게 무겁게 느껴진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미국의 건국신화라고 할 수 있는 '서부극'을 따오면서, 가장 인상적으로 보여준 현대의 미국 사회 때문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일반적인 서부극의 흐름인 '악당과 영웅'의 대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왜 악당이 되고, 왜 영웅이 되는지 보여주는 과정을 석 아띠에터의 말처럼 보여주기 때문에, '먼지가 묻은 서부극' 장르 같지 않다. 그렇다고 악당을 최대한 미화하지 않으려는 영리한 연출을 선보인다.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무엇인가?
ㄴ 석 :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 각본을 맡은 테일러 셰리든이 이번 영화에서도 탄탄한 스토리를 썼는데, 여기에 미국 현재 사회의 문제점을 녹여낸 점이 인상 깊었다. 영화 첫 장면에 나오는 "이라크 파병만 세 번 갔다 와도 정부에서 한 푼 주지 않더라"라는 낙서와 영화의 무대인 텍사스 주, 과거 조지 W.부시 정부의 임기 말의 상황을 들추어냄과 동시에 미국의 문제점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이 외에 영화 중간마다 셰리든과 맥킨지 감독이 숨겨놓은 상징성을 찾아내는 게 이 영화의 키포인트다. 
 
양 : 마지막 장면이다. 제프 브리지스가 연기한 '해밀턴'과 크리스 파인이 맡은 '토비'가 서로 만나는 운명적인 순간이다. 두 쌍으로 이뤄진 '버디 무비'에서 홀로 남은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 나누는 대사들은 정말 잘 짜였다. '제프'는 '해밀턴'에게 "가난은 전염병 같아서 대를 이어 전해지면서 사람을 괴롭히죠. 하지만 내 자식들은 안돼요"라고 말한다. 미국 국민은 왜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바로 이 대사가 그 증거가 될 수 있다.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로스트 인 더스트', 옥에 티라는 게 있을까?
ㄴ 석 : 옥의 티라기보단, '로스트 인 더스트'라는 영화를 보려면 아무래도 미국 사회를 좀 알고 봐야 더 몰입할 수 있어서 미국인이 아닌 우리가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영화의 원제목인 'Hell or High Water(무슨 어려움이 닥쳐도)'라는 말이 나온 이유도 미국 텍사스 주의 현 실태를 함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를 본 뒤, 텍사스 주의 현재 문제점을 한 번 봐야 비로소 이해되는 불편함이 있다. 
 
양 : 로튼토마토 98%인 작품에서 옥에 티를 찾으라니. 그래서 혹시나 단점을 지적한 2%의 의견을 소개한다. "과도할 정도로 좋은 것들이 채워져 있어서, 오히려 영화 관람에 만족감보다 좌절감을 남기게 한다." 이러려고 영화를 만들려고 했나 자괴감이 드는 지적을 했는데, 그만큼 너무나도 현실적인 내용을 다뤘기 때문이 아닐까. 석 아띠에터 말에 동의한다. 텍사스 땅에서 벌어지는 수탈의 역사를 영화로 잘 설명했는데, 그 수탈의 주체가 무엇으로 변화했는지를 알면 좋을 것이다.
 
   
 
 
'로스트 인 더스트'를 요약해서 말한다면? 
ㄴ 석 : ★★★★ / 가난에 시달려 강도로 돌변한 카우보이. 자식에게만큼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말, 어디선가 많이 듣던 말이라 애잔하다. 
 
양 : ★★★★ / 21세기로 넘어온 스릴러 웨스턴 무비 끝판왕. 4명의 캐릭터가 선보이는 대사는 군더더기가 없고, 특히 제프 브리지스는 간만에 몸에 맞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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