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아트센터 제작 장우재 작 연출의 불역쾌재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장우재(1971~)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이와삼 대표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대진대학교·수원여자대학·용인송담대학 강사다. 2003 문예진흥원 연극부문 신진예술가 지원에 선정되고 2009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시나리오공모전에 <과녁>으로 최우수상을 받고, 2011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 희곡작가부문 선정되었다. 2015년 김상열 연극상과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했다.

희곡으로는<자스민 광주> <악당의 조건> <마당극-병신난장> <흰색극> <머리통상해사건> <열애기> <목포의 눈물> <지상으로부터 20미터> <여기가 집이다> <미국 아버지> <환도열차> 그 외 다수이고, 작·연출로는 <이 형사님 수사법> <7인의 기적> <그때각각> <차력사와 아코디언> <악당의 조건> <여기가 집이다> <미국 아버지> <햇빛샤워> <불역쾌재> 등 다수다. 연출작으로는 <덫> <영종도 36km> 각색 <시집가는 날> 각색·연출 <모퉁이 가게> <굿닥터> <햇빛샤워> <불역쾌재> 외 다수 작을 연출했다.

   
 

연극 <불역쾌재(不亦快哉)>는 시대적 배경을 조선시대로 설정했지만 요즘 정국과도 흡사한 느낌이다. 붕당정치에서 볼 수 있듯 서로 반대파의 수뇌 급 인물인 두 재상의 이야기다, 성격도 대비되어 한 인물은 모든 사안을 긍정적으로 대하고 또 한 인물은 부정적으로 대한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상극과 대립을 보이는 양태에 분노한 왕은 자신의 정치자문 격인 두 재상을 파직시키고 참수를 하려한다. 그러나 대신들의 만류로 참수를 면한 두 재상은 상대 주장의 부당함을 발견하라는 명목으로 금강산으로 유배나 다름없는 유람을 하게 된다.

마침 잘 알려지지 않은 동굴이 있어 유람은 동굴을 향해 출발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평생 처음으로 적대적이고 화합을 모르던 두 인물은 함께 유람을 떠나면서 민초들의 생활에 직접 대면하게 된다. 여행에서 기후의 변화와 기상의 변화에 접하면서 악천후 속에 동굴로 피신을 하는 두 사람은 차츰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인다. 왕의 명을 받고 사관 남녀가 두 인물의 뒤를 따르면서 두 인물의 동태를 일일이 기록한다.

두 사람의 여정이 기록되면서 중국 명(明)나라 말엽, 청나라 초기에 문예 평론가이며 대 문장가이기도 한 김성탄(金聖嘆)의 저서 서상기(西廂記) 평석집 (評釋集)에 기록된 <불역쾌재(不亦快哉)> 내용과 비교된다.

여정을 통해 많은 인물과 사건을 접하면서 두 재상은 가까워지는 듯싶다가,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임산부의 죽음과 갓 태어난 아기까지 먹을 것이 없어 죽는 것을 보고, 현실과 동떨어진 사안에 대한 의견대립을 해온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 반성하는 듯 대궐로 되돌아와 서로 상대에 대한 허점을 발견하지 못했노라 왕께 고하고는 참수를 당한다.

무대는 배경을 향해 계단식으로 오르도록 만들었고, 장면변화에 따른 잎이 떨어진 나무 여러 그루를 배치하고, 배경을 개폐공간으로 설정을 하고, 상수 쪽 무대에 사각의 구멍을 만들어 사관을 등퇴장 시키는가 하면 꽃잎 같은 종이 분말로 눈이 날리는 듯, 꽃잎이 흩어져 내려오는 듯 보이는 극적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출연자들의 군무와 노래가 작품 내용과 어우러져 극적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기도 한다.

   
 

이호재, 오영수, 윤상화, 최광일, 이명행, 김정민, 유성주, 조판수, 마두영, 김동규, 이동혁, 황설하, 전영서, 고광준, 라소영, 손은경 등 출연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안무와 노래, 무예는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극적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들인다.

드라마 터지 조만수, 무대디자인 박상봉, 조명디자인 김창기, 의상디자인 오수현, 음악 고예진, 음악수퍼바이저 방준석, 무브먼트 디렉터 김민정, 분장디자인 장경숙, 소품디자인 김혜지 등 스탭진의 기량이 드러나, LG 아트센터 제작, 장우재 작 연출의 <불역쾌재(不亦快哉)>를 작가의 창의력과 출연자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한 편의 움직이는 동양화 같은 감상만점의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