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사개탐사의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 작 박혜선 번역 연출 피카소 훔치기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William Missouri Downs)는 미국의 극작가다. 일리노이대학 및U.C.L.A. 대학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했다.

올랜도 셰익스피어극장, 뉴욕 프린지페스티벌, 필라델피아, 샌디에고 이스라엘 국제연극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 세계 150개 이싱의 극장에서 공연된 작가다. <피카소 훔치기>는 작년 8월 미국 유진 오닐 재단 (Eugene O'Neill Theater Center)에서 주최하는 2015 National Playwrights Conference에 최종 선발된 59개 희곡 중 하나이다. 약 8개월 동안 낭독과 심의, 수정을 거쳐 <피카소 훔치기>는 그 중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2016년 1월 미국 켄사스 유니콘 극장에서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작가는 여행을 사랑해 타지마할 묘와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밋 같은 명승지를 돌아다니고 로키산맥에서 작품을 집필한다.

작품으로는 <무릎 위에 배꼽 아래(BELOW THE NAVEL ABOVE THE KNEES)> <햄릿을 하는 여자(WOMEN PLAYING HAMLET)> <미스터 완벽 남(MR. PERFECT)> <미친 중력(MAD GRAVITY)> <(뮤지컬) 성난 싸이코 공주(ANGRY PSYCHO PRINCESSES) > <출구 인터뷰(THE EXIT INTERVIEW)> <찌그러진(COCKEYED)> <산뜻한 루터교회(KOSHER LUTHERANS)> <존 레논 용서하기(FORGIVING JOHN LENNON)> <헤드셋- 밝은 부스에서 바라보기(HEADSET - A VIEW FROM THE LIGHT BOOTH)> 등을 발표 공연했다.

박혜선(1971~)은 <억울한 여자>, <침향>, <라롱드> , <남편을 빌려드립니다> , <주머니 속의 돌> , <프라우다>, <완전한 오해>, <트릿>, <아내들의 외출> <베리 베리 임포턴트 퍼슨> <에릭사티> <그 집 여자> <이단자들> <웰즈로즈 12번지> <삼국유사 만발-만파식적 도난사건의 전말>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번역 작품으로는 <헤어스프레이> , <댄싱 섀도우> , <클로저 댄 에버> , <프라브다> 외 다수 작품을 번역했다. 제45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트릿]&[억울한 여자]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08 공연 베스트 7' - [억울한 여자] 2013 히서 연극상 등을 수상한 연출가다.

<피카소 훔치기(HOW TO STEAL A PICASSO)>는 노화가인 아버지, 미술모작을 하다가 변호사가 된 아들, 미술관 경비인 딸과 이런 가족을 돌보는 어머니의 이야기다.

요즘 예술창작과 관련해 "준수한 예술가는 베낀다. 훌륭한 예술가는 훔친다." 라는 피카소(Pablo Picasso)의 말처럼, "난 훔쳤다는 사실에 한 번도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라고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이야기를 했고, "그 어떤 아이디어도 오리지널한 것은 없다. 난 다 훔쳤다." 라고 짐 자무시(Jim Jarmusch)는 발표했고, 헨리 포드(Henry Ford) 역시 "내가 직접 창조한 것은 한개도 없다. 그저 다른 이들이 한 것을 가져왔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연극 <피카소 훔치기>는 시립미술관을 책임지며 자신도 화업에 몰두했으나, 평생 상 한 번 타보지 못한 아버지, 그리고 그림 그리는 재주가 있지만 늘 다른 화가의 작품을 모작만 하다가 때려치우고 로스쿨을 들어가 졸업한 후에 변호사가 된 아들, 그리고 설치미술에 관심을 기울이다가 미술관 경비노릇을 하는 딸과 이런 가족을 성심껏 돌보는 어머니가 여러 해 만에 귀가한 아들을 두고 벌이는 이야기다.

무대는 예술가의 집 거실이다. 수많은 글씨 쓴 만장을 대문 안에 잔뜩 세워놓고, 집안에도 액자에 넣지 않은 그림을 벽에 기대어 놓았다. 거실 중앙에는 긴 안락의자가 있고, 거실 정면 티인 공간으로 으로 해서 내실과 부엌으로 들어간다. 대문은 벨소리가 들리면 나가서 열도록 되어 있다.

연극은 도입에 여러 해 만에 귀가한 아들과 쌍둥이인 딸이 문 앞 계단에 앉아 반기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출옥해 귀가한 듯싶은 대화가 시작되고 아들은 긍정도 부정도 않다가 얼마 후 자신이 로스쿨을 다녔고 현재 변호사임을 밝힌다. 어머니가 귀가하는 소리가 들리니, 딸은 아들더러 숨으라고 한다. 어머니가 들어서면 초로의 여인인데 외양에 신경을 써서 파머 머리나 의상 때문에 무척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흔히 그 연세의 여인들이 그렇듯 수다스럽기가 다시 이를 데가 없다. 어머니는 대중가요를 좋아하고 순수미술보다는 대중예술에 몰두하는 모습이고, 대중가요 가수가 방문하기를 기다리다가 아들을 발견하고는 몹시 반가워한다.

아버지가 등장을 한다. 딸은 또 아들더러 숨으라고 하지만, 아버지는 일본에서 제정한 미술상을 받게 되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이 거의 광적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아들의 모습을 보고는 당장 나가라고 손짓까지 한다. 까닭인즉 아들이 그리라는 그림을 안 그리고 딴 걸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림재주가 있어도 미술대학을 보내지 않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를 하라고, 그런 학과가 있는 대학을 보내는 게 통념인데, 그림을 안 그린다고 집에 못 들어오게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라 관객은 연극에 집중을 하게 된다.

마침 새로 부임한 미술관장이 등장해, 미술관에서 고가의 피카소 작품이 도난 당 한 걸 알리고, 그 책임을 지고 노 화가를 파직시킨다며, 화가의 미술관 마크가 든 유니폼을 압수를 한다. 그런데 관장은 경비책임자인 딸을 의심을 하고, 노 화가의 집에 그 작품이 숨겨져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작품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노 화가는 내가 일본유명 미술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이런 예술가 가정에서 미술품 도적질를 할 리가 있느냐며, 그러지 않아도 미술관을 그만두려 했다며 파직당한 것에 개의치 않는다. 관장은 전화를 받고 황급히 되돌아간다.

장기간 헤어져 있었던 아버지와 아들, 일반 화가의 그림 값과는 비교가 안 되는 이름난 화가의 터무니없이 비싼 그림 값, 이 때문에 아들은 유명화가의 그림을 모작하다가 거부감으로 때려치운 일들이 소개가 되고, 딸은 감시카메라가 꺼진 사이에 피카소 작품을 훔쳐왔음을 고백한다. 관장이 다시 방문해 그가 보는 앞에서 노 화가는 피카소의 작품을 두 쪽으로 찢어버린다. 관장이 경악해 찢어진 작품을 들고 황급히 나가면, 그 그림은 사실은 아들이 예전에 그려놓았던 모작임이 알려지고, 딸이 진품을 들고 등장한다. 거기에 노화가의 일본미술상 수상소식은 거짓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아들이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꾸민 일이었다고 고백을 한다. 허탈해 하는 아버지에게 아들이 다가가 사랑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하면 아버지도 사랑한다는 말을 아들에게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홍원기가 아버지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열연으로 극적 분위기를 100% 상승시킨다. 정재은...이런 여배우가 있었다니..! 탁월한 기량과 놀라운 성격창출로 관객을 몰입의 경지로 이끌어 간다. 김수현이 신임관장으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무대를 가득 채우며 극 분위기 창출에 기여한다. 김주완이 아들로 출연해 독특한 개성과 열연으로 여성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봉련이 딸로 출연해 연금술사 같은 연기로 공연 때마다 놀라운 빛을 발하며 금빛 같은 광택을 드러낸다.

무대&소품디자인 김정란, 조명디자인 황종량, 의상디자인 김우성, 음악감독 김철환, 분장디자인 백지영, 조연출 한상웅 염승철, 소품어시스트 박지민, 조명오퍼 김영훈, 조명크루 오광민, 이종민, 최충욱, 이건혁, 무대제작 스테이지빅벨, 사진 이강물, 기획 홍보 초록나비컴퍼니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사개탐사의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William Missouri Downs) 원작, 박혜선 번역 연출, 신현진 박혜선 윤색의 <피카소 훔치기(How To Steal A Picasso)>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는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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