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영화 'E.T', '인디아나 존스', '죠스'.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쏟아져 나오고 많은 대중이 그의 영화에 열광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무수히 많은 영화에 또 한 명의 거장 영화음악가인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의 음악이 있었다. 또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대작인 '스타워즈' 시리즈에도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있었다.

위대한 영화음악가 시리즈 세 번째 시간, 오늘은 판타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음악가, 존 윌리엄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

▶ 클래식 음악, 재즈, 영화 음악, TV 음악, 올림픽 주제가까지.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너무나 넓다.

1932년 2월 8일에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존 타우너 윌리엄스' (John Towner Williams).
영화음악가로서, 그리고 TV 시리즈의 음악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전에도 그는 피아니스트였고 뮤지션이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음악가였기에 존 윌리엄스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음악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그러던 중 1951년에 미 공군에 입대하여 약 3년 동안 군인으로서의 삶을 살다가 군 생활을 마치고 난 후 뉴욕으로 건너와 재즈피아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한다.

   
 

줄리어드 음악학교에도 다니며 피아노를 공부했는데, 이때 줄리어드에서 '로지나 레빈'이라는 스승을 만나 사사받게 된다. 로지나 레빈에게 피아노를 배우던 그는 함께 사사받던 다른 피아니스트들을 보며 '나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보다 작곡가가 되는 게 더 좋겠다'는 판단을 내린다. (참고로 로지나 레빈에게 사사받은 사람 중에는 우리나라의 클래식 피아니스트인 백건우도 있다)

클래식 음악으로 기초를 다진 그는 후에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한다. 또한 여러 개의 올림픽 주제가를 작곡하기도 했는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팡파르를 작곡해서 이 곡으로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인스트루멘탈 컴포지션' 상을 받았고, 1996년에는 애틀랜타 올림픽의 공식 주제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참고로 1988년에 서울에서 열린 서울 올림픽의 테마곡을 작곡한 사람이기도 하다)

John Williams - Olympic Fanfare and Theme (The Original 1984 Recording)
▲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팡파르.

▶ 헨리 멘시니, 스티븐 스필버그, 그리고 조지 루카스를 만나다.

존 윌리엄스는 LA로 건너와 본격적인 영상음악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헨리 멘시니'(Henry Mancini)라는 사람과 함께 여러 개의 TV 시리즈 음악들과 영화음악 작업을 협업하게 된다.

본격적인 영화음악가로서의 활동은 1959년 'Daddy - O'라는 작품으로 시작하게 되고, 'Valley of the dolls' (인형의 계곡) 라는 마크 로브슨 감독의 영화로 1967년에 생애 첫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1977년 작 '미지와의 조우'라는 영화에 존 윌리엄스가 음악을 담당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급격히 친해지는데, 이때 스티븐 스필버그는 조지 루카스 감독에게 존 윌리엄스를 소개해 주게 되고, 조지 루카스와 만나게 된 존 윌리엄스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스타워즈'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한다.

하나 여담을 이야기하자면, 스티븐 스필버그는 뒤늦게 자신이 조지 루카스에게 존 윌리엄스를 소개해 준 것을 크게 후회했다고 한다. 자신의 영화인 '미지와의 조우'의 음악보다 '스타워즈'의 음악이 훨씬 더 좋았던 것이 질투 났었기 때문이었다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회도 잠시. 이후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수많은 영화에 존 윌리엄스가 참여하게 되는데, 'E.T', '죠스', '쥬라기공원', '쉰들러 리스트', '캐치 미 이프유 캔', '뮌헨', '링컨',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터미널', '마이너리티 리포트', 'A.I',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의 영화음악을 존 윌리엄스가 담당하며 영화계의 훌륭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여파가 강렬했고 음악 역시 강렬했다. 영화 '스타워즈'를 본 많은 사람이 영화와 함께 메인 테마곡을 떠올렸으며, 이 영화로 제32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5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제3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등에서 음악상을 휩쓸었던 것을 보면 앞서 이야기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뒤늦은 후회'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John Williams Conducts The Main Theme From Star Wars
▲ 존 윌리엄스가 직접 지휘하는 '스타워즈' 메인 테마 연주 영상.

이 외에도 존 윌리엄스는 '게이샤의 추억', '패트리어트-늪 속의 여우', '안젤라스 애쉬스', '스텝 맘', '티벳에서의 7년', '슬리퍼스', '닉슨', '사브리나', '나 홀로 집에', '파 앤드 어웨이', 그리고 '해리포터' 시리즈 등의 영화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며 현재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상복이 많은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래미 어워드에서 후보로, 또 수상자로 여러 번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18번의 수상과 59번 노미네이트 된 화려한 경력이 있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에미 시상식 등 여러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도 수없이 여러 번 후보자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영화음악 감독 중에서도 특별히 수상을 많이 한 사람이다.

   
 

존 윌리엄스가 했던 말 중에 아주 유명한 말이 있다.

"나는 좋건 나쁘건 간에 날마다 조금씩 곡을 쓰는 습관을 아주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자신의 성공비결에 대한 인터뷰를 해오면 늘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이다. 매일마다, 꾸준히.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결과가 설령 내 맘에 안 드는 그 무언가가 만들어졌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마다 곡을 조금씩 쓰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는 것. 연습에 연습을 더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습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본보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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