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두 가지 종류의 상처가 있다. 하나는 쉽게 아물 수 있는 가볍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상처, 나머지는 영원히 아물지 못하는 깊은 상처.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란 대단히 힘들거나 불가능하다. 누군가는 이 마음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죽을 때까지 떠안고 가기도 한다.

잔잔한 바다를 끼고 있는 맨체스터라는 작고 조용한 마을은, '리'가 영원히 극복하지 못한 영원한 상처다. 자신의 형 '조'의 사망 소식에 다시 찾게 된 맨체스터,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의 가슴 깊숙이 박혀있는 비수들은 설령 '도깨비 신부'가 찾아오더라도 뽑아낼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를 위로하는 주위의 한마디들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자신의 상처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리'는 냉동실에 보관된 치킨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는 조카 '패트릭'에게 그 어떤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전 부인인 '랜디'가 비로소 과거에 모질게 했던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울면서 말했지만, '리'는 이미 그녀를 용서해주기에도 지쳤다.

그 겨울 맨체스터 앞바다엔 언제나 부는 바람처럼, '리'의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못한다. '리'를 연기한 주연배우인 케이시 애플렉 또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혐의를 남겼던 것처럼.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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