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날아온 방사선, 승무원 피폭의 원인
우주선의 발견, 오로라, 중간자 등 과학적 발견 이끌어

출처: 픽사베이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방사선 치료사나 원자력 발전소 직원들은 업무 과정에서 방사능 물질과 많이 접하기 때문에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피폭되기 쉬어 암, 백혈병과 같은 질병이 걸리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피폭되는 직업이 있다.

바로 비행기의 승무원들인데 비행기 승무원 10명 중 1명은 원전 직원보다 연평균 10배 이상의 방사선을 맞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사선 치료사나 원전 직원과 달리 방사능 물질과 접할 기회가 없는 평범한 승무원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방사선 피폭을 당하게 될까?

출처: 픽사베이

사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조금씩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다. 방사선이란 것은 높은 원자 번호의 원자가 조금씩 핵분열을 일으켜 낮은 원자 번호의 원자가 될 때 방사되는 고에너지의 입자 또는 전자기파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철보다 높은 원자 번호의 원자들이 이러한 현상을 일으킨다.

핵분열이 아니더라도 원자핵의 양성자의 개수는 같은데 중성자 개수가 다른 동위원소들의 경우 중성자가 베타 붕괴를 일으키며 방사선을 내뿜기도 한다. 이는 모든 원자의 동위원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방사선이다.

지각에 묻혀있는 물질이 핵분열을 일으켜서 방사선을 방출하거나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칼륨이나 탄소의 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에 일상에서도 방사선을 피할 수 없다. 이를 자연 방사선이라고 부른다. 특별히 방사능 물질이 많이 매장된 지역에 가지 않는 한 자연 방사선은 인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출처: 노벨 재단
빅토르 헤스

승무원들의 피폭량이 높은 것은 자연 방사선에 의한 피폭이 높기 때문인데 비행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자연 방사선에 많이 피폭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미스터리를 밝힌 과학자는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빅토르 헤스였다.

1895년 베크렐이 방사능을 발견한 이후 20세기 초반에 방사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당시에 방사선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검전기를 사용하였다. 검전기 뚜껑에 있는 판에 대전된 물체를 가져다 놓으면 가운데 있는 금박이 전기적인 반발력에 의해 벌어진다.

출처: Elementary Lessons in Electricity & Magnetism

방사선이 지나가면서 주변 대기의 분자들을 건드리면 분자에서 전자들이 떨어져 나간다. 분자는 전체적으로 중성을 이루고 있지만 전자가 떨어져 나가면서 전하를 띄게 되고 이 전하가 검전기에 감지가 된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대전 물체를 가져다 놓지 않아도 검전기가 혼자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이 알려지자 당시 과학자들은 땅속에 묻힌 물질이 방사선 붕괴를 일으켜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 해석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방사선 입자의 투과력이 지표에서 방출되었다고 해석하기엔 너무 강력했던 것이었다. 자연 방사선 입자들은 납을 투과하지 못한다. 그래서 검전기를 납으로 둘러싸면 아무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어야 하지만 검전기는 반응을 일으켰다.

출처: 픽사베이

헤스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하였다. 방사선의 근원이 땅속에 있다면 땅에서 멀어질수록 방사선의 세기는 약해져야 한다. 그래서 헤스는 열기구를 타고 5300m까지 올라가서 검전기에서 측정되는 방사선의 세기를 측정하였다.

실험 결과는 헤스가 예측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주었다. 고도가 1000m인 경우 예상했던 대로 방사선이 감소하지만 1000m를 넘어갈 경우 오히려 방사선이 강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심지어 5000m에서는 지표면 2배의 방사선이 측정되었다.

이 결과를 믿을 수 없었던 헤스는 풍선에 측정 장비를 달아 9300m 고도까지 상승시켰다. 9300m에서는 지표면의 40배에 달하는 방사선이 검출되었다. 이는 땅속뿐만 아니라 우주에서도 방사선이 날아온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이 방사선에 우주선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자연 방사선의 원인은 땅속의 방사능 물질, 동위원소의 붕괴, 우주선 3가지로 다시 정리할 수 있으며 승무원들이 피폭이 많이 되는 이유는 바로 이 우주선에 있다. 비행기를 타고 높은 고도로 갈수록 피폭되는 방사선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다.

우주선의 발견은 입자 물리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우주선은 대부분 태양이나 초신성 같은 외부 천체에서 발사된 초고속 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선이 지구 대기에 들어오면 대기 입자들과 충돌을 일으킨다.

출처: 픽사베이

이는 다시 말하자면 천연 입자 가속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2020년 기준 가장 강력한 입자 가속기인 LHC보다 우주선의 에너지가 훨씬 강력하다. 실제로 우주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파이온, 뮤온과 같은 입자들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입자물리학 뿐만 아니라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도 우주선이 극지방의 대기와 반응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발견을 이룬 업적을 인정받아 헤스는 193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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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원전 직원보다 10배 피폭되는 승무원? 1936 노벨 물리학상: 우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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