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제공
사진=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제공

[문화뉴스 경민경 기자] 우리가 흔하게 마시는 소주는 진짜 '소주'가 아니라, '희석식 소주'다.

소주는 곡물을 발효시켜 만들어진 밑술을 증류시키는 '증류식 소주'와 95도의 주정에 물과 첨가물을 희석한 '희석식 소주' 총 두 가지 방식으로 존재한다. 

'희석식 소주'는 95% 순수 알코올로 구성된 주정(酒精)에 알코올 함량을 낮추기 위한 물, 단맛을 더하기 위한 감미료를 넣은 술이다. 

주정은 원료와 발효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향기 성분이 사라진 무미, 무취의 물질이다. 기계 안에서 연속 증류 시 만들어지는 순도 95%의 에틸알코올이 주정이며, 순수한 에틸알코올로 보면 된다.

이 주정에 물을 넣어 희석시키고 감미 과정을 거치면 20%의 알코올이 완성되는데,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마시는 소주, '희석식 소주'가 되는 것이다.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공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공

일제강점기 초반기까지는 전통식 증류주가 주를 이뤘다. 

한국의 전통 소주인 '증류주 소주'는 곡물로 담근 밑술을 증류하여 만들어진다. 희석식 소주와는 다르게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맛과 향이 더 좋다. 

그러던 중 1919년, 평양에 한반도 최초의 희석식 소주 공장인 '조선 소주'가 세워졌다. 이후 기계소주공장이 줄줄이 세워지면서 전통 증류식 소주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1950년대부터는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값싼 설탕의 부산물인 당밀로 소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전통 소주인 증류식 소주는 만드는 데에 많은 쌀이 소모된다. 한국전쟁으로 식량 사정이 열악해지자 1965년 '양곡관리법'이 시행되었는데, 이때 쌀로 술을 빚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로 인해 증류식 순곡주는 사라지고, 고구마, 당밀, 타피오카(Tapioca, 녹말류) 등을 원료로 하는 주정을 이용한 '희석식 소주'가 시민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고단했던 삶을 위로하기도 하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도 우리의 곁을 지키는 한국의 대표 주류, 소주. 친구와 같은 소주, 조금은 알고 마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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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시는 소주는 '희석식 소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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