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마복림 할머니, '고추장 떡볶이' 탄생시키다
떡볶이집 DJ, 밀가루 장려 운동 등 떡볶이로 배우는 역사

사진=픽사베이 제공

[문화뉴스 경민경 기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국민 간식 떡볶이. 오랜 시간 대한민국 대표 음식으로 사랑받아온 떡볶이는, 변화하는 입맛과 유행에 따라 변신을 거듭하며 '인기 음식' 타이틀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엔 '크림' 열풍을 타고 크림 떡볶이, 로제 떡볶이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 맛있게 먹기만 했던 떡볶이, 과연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대한민국 대표 간식, 떡볶이의 역사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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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조리서 '시의전서'

먼저, 조선 말기에 편찬된 저자 미상의 조리서 '시의전서'에서 떡볶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시의전서에서는 떡볶이를 흰 가래떡과 등심, 참기름, 간장, 파, 버섯 등을 함께 볶아 만들던 고급스럽고 영양가 높은 궁중음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떡볶이는 '찜'으로 분류되어 있고, 떡볶이라는 이름 대신 '떡찜', '떡잡채' 등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또, 대한 제국 시절 책인 '부인필지'와 1924년 제작된 한국 음식 책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도 떡볶이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문서에 기록되어 있는 궁중떡볶이는 우리가 '떡볶이' 하면 떠올리는 고추장 떡볶이와 큰 관련이 없다. 다양한 재료와 많은 상인들에 의해 재탄생하며 지금의 떡볶이가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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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복림 할머니의 '고추장떡볶이'

현대의 매콤한 고추장 떡볶이는 1953년 마복림 할머니 손에서 탄생했다. 

1953년, 전쟁 피난살이에 먹고살기 힘들던 시절. 마복림 할머니는 집안의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중국 음식점을 찾아갔다. 맛있게 먹는 식구들을 보던 마복림 할머니는 음식을 앞에 두고도 중국 요리에 손을 대지 못했다. 그래서 가장 만만해 보이는 개업식 떡을 먹기로 결정. 그러다 실수로 짜장면 그릇에 떡을 빠뜨리게 된다. 생각보다 맛이 좋던 춘장 묻은 떡. 마복림 할머니는 비싼 춘장 대신 고추장을 이용해 '고추장 떡볶이'를 만들어낸다. 이날의 실수가 현대의 고추장 떡볶이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때부터 고추장 떡볶이가 대중화된 것은 아니다.  1960년 경의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떡볶이는 여전히 간장양념으로 만들어진 궁중떡볶이였다. 

사진=한국관광공사, 10대와 통하는 문화로 읽는 한국 현대사
사진=한국관광공사, 10대와 통하는 문화로 읽는 한국 현대사

70년대, 신당동 떡볶이집 'DJ'와 '밀가루 장려 운동'

고추장 떡볶이가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시기는 70년대 무렵이다. 70년대 신당동 지역의 떡볶이집 DJ가 인기를 끌면서 떡볶이가 대중화되었다. 당신 DJ는 어린 소녀들에게 아이돌과 같은 우상이었고, 심지어 라디오에 소개되기도 했다. 지금도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는 떡볶이 점포가 밀집되어 있어 떡볶이 명소로서 문전성시를 이룬다.

더불어 70년대, 정부에서는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가루 장려 운동'을 펼친다. 이때부터 밀가루를 사용한 떡볶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잉여밀가구로 만들어진 떡볶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DJ가 음악을 틀어주던 문화공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던 떡볶이. 젊은 학생들의 호응을 크게 받으며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70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떡볶이란 추억 그 자체이다.

사진=픽사베이

떡볶이의 변신은 '무죄',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의 떡볶이 

근래의 떡볶이는 고추장뿐만 아니라 짜장소스, 크림소스, 로제소스 등을 사용하기도 하고, 다양하고 풍성한 재료를 이용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 많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떡볶이. 7080년대 학생들에게 고추장 떡볶이가 추억의 매개체이듯, 다양하게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의 떡볶이는 지금 MZ세대에게도 추억의 상징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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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떡볶이' 얼마나 아세요? '떡볶이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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