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vs 이탈리아, 마카롱은 어디서 탄생했나?
현대의 마카롱, 1930년 프랑스 '라뒤레'에서 탄생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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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경민경 기자] '겉바속촉' 간식의 대명사 마카롱. 다채로운 색으로 이루어진 매끄러운 표면은 마치 보석과 같이 아름다워 SNS 인증샷을 유도한다. 맛과 비주얼을 모두 잡은 덕인지 남녀노소 불문, 마카롱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프랑스 대표 과자로 알려져 있는 마카롱. 우리나라에서는 포만감을 더하기 위해 필링을 두껍게 채우기 시작했고, 그렇게 '뚱카롱'(두꺼운 마카롱)이 탄생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토핑을 첨가해 개성 넘치는 마카롱을 만들기도 하는데, 과연 마카롱의 탄생 비화는 어떠할까?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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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macaron) 어원

마카롱은 머랭으로 만든 동그란 크러스트 사이에 잼, 버터크림 등의 필링을 채워 햄버거 모양으로 만든 쿠키다. 바삭한 크러스트 사이에 쫀쫀하고 촉촉한 필링이 '겉바속촉'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색으로 형형색색 고운 빛깔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오늘날 알려져 있는 마카롱은 20세기 초 파리의 페이스트리 숍 '라뒤레(Laduree)'에서 개발한 파리지앵 스타일의 마카롱이다. 그래서 프랑스가 마카롱의 본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마카롱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곳은 이탈리아다. 

마카롱이 어원은 "반죽을 치다"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 ‘마카레(macare)’에서 파생된 ‘마카로니(macaroni)’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힘을 주어 반죽을 치대는 요리법에서 '마카롱' 이름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름의 어원과 주재료를 고려해,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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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의 역사

마카롱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첫 번째, 1533년 이탈리아의 카트린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 1519~1589)가 프랑스의 앙리 2세(Henri II)와 결혼하면서 프랑스에 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당시 카트린 드 메디치는 많은 이탈리아 요리사를 대동해 프랑스에 이탈리아의 다양한 요리와 기술을 소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이탈리아 요리가 프랑스로 전해졌다. 이때 요리 외에도 포크, 향신료, 셔벗 등이 전해졌고, 마카롱도 그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프랑스 디저트 문화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마카롱의 주재료인 아몬드가 아랍인들이 시칠리아를 점령했던 시절 전해졌다는 점에서 이 설에 힘이 더해진다. 

두 번째, 이탈리아의 수도원 혹은 프랑스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설도 있다.

프랑스에서 마카롱이 발전하게 된 데에는 수녀원이 기여한 바가 크다. 18세기 후반, 마카롱으로 잘 알려진 낭시(Nancy) 지방의 레 담 뒤 생 사크르망(Les Dames du Saint Sacrement) 수녀원에서는 육식이 금지됐었는데, 이 때문에 수녀들은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마카롱을 만들어 먹었다.

프랑스 혁명으로 생계가 어려워지자 수녀원은 문을 닫았고, 그곳에 머물고 있던 수녀들이 생계를 위해 마카롱을 팔기 시작하면서 마카롱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 수녀들이 만든 마카롱은 '수녀의 마카롱'이라는 뜻을 가진 ‘레 쇠르 마카롱(les Soeurs Macarons)’으로 불리며, 지금도 낭시 지역에는 수녀들의 비법을 이은 마카롱 전문점이 있다. 

사진=laduree 제공
사진=laduree 제공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의 마카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카롱은 1862년 문을 연 파리의 ‘라뒤레(Laduree)’라는 제과점에서 1930년 처음 개발되었다. 이전까지는 머랭으로 만든 크러스트만을 팔았는데, 에르네스트 라뒤레(Louis Ernest Ladurée)의 손자인 피에르 데퐁텡(Pierre Desfontaines)이 머랭으로 만든 크러스트 사이에 가나슈와 잼을 필링으로 채우기 시작하면서 현대의 마카롱이 등장했다.

당시 카페는 남성들의 전유 공간이었는데, 라뒤레는 숍 안에 티 룸을 마련했다. 이후 여성들로 붐비기 시작하면서 마카롱의 인기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마카롱은 18세기 바로크 시대 프랑스 왕족과 귀족들이 즐겨 먹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도 마카롱을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마카롱은 20세기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마리 앙투아네트가 좋아했던 마카롱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마카롱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 마카롱

1930년, 우리가 알고 있는 마카롱이 탄생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롯한 18세기 프랑스 귀족과 왕족이 즐겨 먹던 마카롱은 어땠을까? 

마카롱은 프랑스 혁명 이후인 18세기, 수녀들에 의해 대중화될 수 있었다. 프랑스의 전통 마카롱으로 유명한 도시인 낭시, 아미엥, 낭사, 랑스, 꼬르메리 등은 대부분 18세기 수녀원이 자리하고 있던 도시다.  

낭시(Nancy)/사진=픽사베이 제공
낭시(Nancy)/사진=픽사베이 제공

낭시(Nancy)

낭시는 우리가 아는 마카롱과는 거리가 있다. 지금의 마카롱과 다르게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가뭄 속의 척박한 땅처럼 갈라져 있는 형새를 하고 있다. 낭시(Nancy)는 수녀가 팔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레 쇠르 마카롱(les Soeurs Macarons)’의 본고장이다.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아미앙(Amiens), 마카롱 박물관이 있는 몽모리용(Montmorillon), 루이 14세와 라이 테레즈의 결혼식 기념 마카롱이 전해져 내려오는 생장드뤼즈(Saint-Jean-de-Luz) 등 전통 마카롱으로 유명한 프랑스 지역에서는 지역 특유의 전통 마카롱 레시피가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출처 문화뉴스, 뚱카롱
출처 문화뉴스, 뚱카롱

#한국의 마카롱 '뚱카롱'

프랑스의 마카롱이 한국에서는 '뚱카롱'이 되었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두꺼운 필링으로 채워진 마카롱이다. 

포만감을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마카롱은 점점 두께가 두꺼워졌고, SNS를 통한 인증샷 문화가 확산되면서 뚱카롱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또한 뚱카롱의 인기 비결은 덜 단 맛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 전통 마카롱은 잼과 같은 재료로 필링이 채워져 강한 단 맛을 낸다. 반면, 한국의 뚱카롱은 두껍게 필링을 채우는 대신 덜 달게 만들었기에 포만감 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포만감도 채울 수 있는 두께와, 인증샷 유도하는 비주얼로 많은 이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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