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스파이', 4월 28일 개봉
베네딕트의 명품 연기, 그 절정을 맛보다 '더 스파이'
섬세하고 똑똑한 연출, 미묘한 긴장감으로 압도하다

사진 = TCO㈜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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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더 스파이'는 추격전과 총격전은 없어도 미묘한 긴장감에 압도되는 작품이다.

'더 스파이(감독 도미닉 쿡)'은 1960년 냉전, 평범한 세일즈맨 '윈'이 핵 전쟁을 막기 위해 펼치는 첩보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미국과 소련의 긴장감이 최고조인 냉전, 소련 군사정보군 '올레크 대령'은 정부의 핵 전쟁을 막기 위해 CIA, MI6에 소련의 기밀문서를 전하려한다. 

하지만 KGB의 눈을 피해 런던과 모스크바를 오고 가며 문서를 전달한 사람이 필요해진 이들은 사업가 '그레빌 윈'을 찾아가 대뜸 스파이가 될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정체를 감추고 '그레빌'은 런던과 모스크바를 오고가며 '올레크 대령'과 은밀하고 위험한 관계를 지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KGB는 올레크 대령을 찾아와 윈에 대해여 묻게 된다. 

사진 = TCO㈜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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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 평범한 두 청년에게 의문의 편지를 남기고 떠나는 모습으로 시작된 영화는 어딘가 모르게 수상함이 묻어난다. 이 수상함은 평범한 가장 '그레빌'에게까지 번진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그레빌'은 모스크바로 떠난다. 

사진 = TCO㈜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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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파이'는 제목에서 기대할만한 추격전이나 셜록을 방불케하는 추리극은 전혀 없다. 되레 모스크바에서 정보를 받아서 런던으로 향하는 장면들의 반복으로 '스파이물'의 역동감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기 좋다. 하지만, 이 작품은 끝까지 봐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우선, '더 스파이'는 눈앞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인물들의 감정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따라서 스파이라는 직업의 냉철함을 선택하기보단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스파이에 주목한다. 그레빌의 평범함을 주목하되, 시간이 흐를수록 변해가는 그의 긴장감과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그리며, 화려한 추격전을 보이며 애쓰지 않아도 전달되는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에 더해 그레빌과 올레크의 가족을 등장시켜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사진 = TCO㈜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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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초반, 발레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그레빌은 "발레는 처음이다"라는 말을 한다. 후반부, 공연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관람하고 있는 그레빌은 눈물을 흘리며 기립박수를 친다. 이 장면은 작품의 초반과 후반을 잇는 선을 완성시킨다. 발레를 모르던 그레빌이 발레의 맛을 알게 된 것처럼, 지극히 평범한 세일즈 맨이 완전한 스파이가 되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 '더 스파이'의 관전포인트는 그레빌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이다. '실화 전문 배우'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연기하기 까다로운 실존 인물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바 있기에 '그레빌 윈'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다.

베네딕트는 이번에도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틱한 연출을 위해 외형적 변화까지 불사하는 열연을 펼쳐 현실감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물론 외적 변화 뿐 아니라 특유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밀도 있게 표현하여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사진 = TCO㈜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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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파이'는 스파이 영화 특유의 스릴감과 쾌감의 부재는 굉장한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섬세하고 똑똑한 연출로 기존과 다른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 작품이었다.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러닝타임 1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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