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야생, 공존의 길 위에서
오늘(9일) 밤 10시 45분 KBS 2TV에서 방영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100%에 가까운 치사율, 발병 후 약 10일이면 돼지가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세상에 딱 둘, 돼지와 멧돼지만 걸린다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돼지의 떼죽음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전염병의 매개체가 되는 멧돼지의 개체 수를 줄이는 것 밖엔 아직 별다른 도리가 없다.

<다큐멘터리 3일>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의 전쟁에서 최전선에 선 멧돼지 특별포획단을 만나기 위해 충청북도 괴산군을 찾았다.

아프리카나 유럽에서 주로 발생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우리나라 최초로 2019년 9월, 파주시의 한 돼지 농장에서 발생했다. 초기에는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서만 나타나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2022년 현재 충청북도까지 남하했다. 

이대로 가면 ’양돈의 메카‘ 충남은 물론 전국 양돈 농가가 위험에 빠지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가 한 마리라도 나온 농장은 살처분을 피할 수 없었다. 전염 가능성을 제거하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위험성이 높은 14개 시⋅군마다 약 20명의 엽사를 뽑아 멧돼지 특별포획단을 만들었다. 투입된 약 270명의 멧돼지 특별포획단은 포획 트랩을 설치하고 멧돼지의 흔적을 쫓는 등 밤낮없이 노력 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종식되는 그날까지 그들의 사투는 계속된다.

종일 산속을 가로지르고, 자신보다 훨씬 큰 몸집의 멧돼지와 사투를 벌이며, 신고가 들어오면 한밤중에도 엽총을 들어야 하는 일. 멧돼지 포획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멧돼지포획을 계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멧돼지로부터 피해받는 괴산 주민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잦은 부상과 위험, 가족의 만류에 몇 번이나 총을 내려놓았다는 지광식(49) 씨. 그러나 그는 멧돼지로 피해를 보는 농민들의 부탁에 다시 총을 쥐었다. 사과, 옥수수, 고구마 등 멧돼지가 다녀간 밭은 초토화 된다. 심각한 농작물 피해로 매년 고통받는 이웃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그는 오늘도 엽총을 든다.

농민들을 위해서는 잘한 일이고, 멧돼지한테는 미안하지 
자기도 먹고 살려고 돌아다니는 데 걸려서 죽었으니

- 송대영_47세 / 멧돼지 특별포획단

특별포획단원들은 멧돼지가 걸려야 하는 포획 트랩을 설치하지만, 막상 멧돼지를 잡은 그들의 표정은 말할 수 없이 복잡하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생명의 목숨을 거두는 사람의 어깨는 얼마나 무거울까.

방역의 최전선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3일> 708회 『공존의 길 위에서 – 괴산 멧돼지 특별포획단 72시간』는 오는 1월 9일 밤 10시 4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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