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진출 '메시'·8강 탈락 '호날두'...희비 엇갈려
벤제마 교체 자원 '올리비에 지루'...득점 공동 3위
6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루카 모드리치...3·4위전으로

[문화뉴스 이예찬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세계를 주름잡던 많은 스타 선수들이 황혼기에 접어들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

'축구의 신' 메시...우승컵까지 단 한걸음

리오넬 메시 (사진 =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 (사진 =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공격을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3-0으로 완승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35세의 나이인 메시는 이번 대회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 조율부터 동료를 위한 득점 기회 창출까지 만들어주면서도 자신이 직접 득점자로 나서기도 했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의 상징인 발롱도르를 7번이나 수상하고 소속팀에서 수도 없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메시는 아직 월드컵 우승컵만 들지 못했다.

자국 출신의 디에고 마라도나, 브라질의 펠레 등과 더불어 기량면에서는 '역대급 선수'로 평가받고 '축구의 신'으로 불리면서도 월드컵 우승 경력이 없는 점은 이들과의 비교에서 늘 약점으로 지적됐다.

리오넬 메시(왼쪽)와 훌리안 알바레즈(오른쪽) (사진 =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왼쪽)와 훌리안 알바레즈(오른쪽) (사진 = AP/연합뉴스)

이번 카타르 대회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메시에게 조국의 월드컵 우승을 직접 이끌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메시도 대회 전 "위대한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덜미를 잡히는 이변의 제물이 되며 시작은 주춤했지만 메시와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결승까지 진출했다.

8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에게 뼈아픈 패배 후 월드컵 우승을 갈망하던 메시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이번에야말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다짐이다.

아르헨티나의 결승 상대는 오는 15일(한국시간) 오전 4시 펼쳐지는 모로코와 프랑스의 4강전 승리팀이 될 예정이고 결승전은 오는 19일(한국시간) 오전 12시에 시작된다.

토너먼트서 선발 제외된 호날두...탈락 후 오열하기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 = AFP/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 = AFP/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와 함께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 '황금 세대'를 이끌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노렸던 포르투갈의 도전은 8강전에서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인 모로코에게 1-0으로 패배하며 막을 내렸다.

호날두는 조별예선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며 포르투갈을 조 1위로 올려놓았지만 16강전과 8강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8강전에 경기장을 찾은 그의 여자친구는 SNS에서 감독의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이 열릴 땐 41세가 되는 호날두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쉽게 탈락했지만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답게 신기록을 써 내려갔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어 유일하게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득점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8강 탈락 후 오열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 = AFP/연합뉴스)
8강 탈락 후 오열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 = AFP/연합뉴스)

포르투갈 대표팀 산투스 감독과의 불화설, 동료인 브루누 페르난데스와의 불화설, 은퇴 의혹 등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호날두는 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모로코에게 충격패한 뒤 하루 만인 지난 12일(한국시간) 호날두는 SNS에 "포르투갈을 위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나에게 가장 큰 꿈이지만 어제 그 꿈이 끝났다."라고 전했다.

이어 "온갖 말과 추측이 나돌았으나, 포르투갈을 향한 나의 헌신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고 나는 언제나 목표를 위해 싸워왔다"라며 동료나 감독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또한 지난 9일 포르투갈축구협회 주관 행사에서 "몇 년 더 대표팀으로 뛰며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유로)를 뛰고 싶다"라고 밝혀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벤제마 백업에서 '프랑스 주포' 올리비에 지루

올리비에 지루 (사진 = AP/연합뉴스)
올리비에 지루 (사진 = AP/연합뉴스)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대회 직전 부상으로 프랑스 공격진이 부실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36세의 베테랑 선수 올리비에 지루(AC 밀란)가 그 공백을 완전히 메꿨다.

벤제마의 백업 자원으로 여겨졌던 지루는 이번 대회 4골을 몰아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회 중 티에리 앙리를 넘어 프랑스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30대 중반의 나이로 사실상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 무대인 지루는 대회 2연패와 득점왕을 노린다. 지루의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는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를 깨며 2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게리 네빌은 "프랑스의 공격력은 마치 호랑이를 연상케 한다. 벤제마가 빠졌지만, 지루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올리비에 지루 (사진 = EPA/연합뉴스)
올리비에 지루 (사진 = EPA/연합뉴스)

프랑스는 오는 15일(한국시간) 오전 4시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인 모로코와의 4강전을 치른다.

모로코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딱 1골만 내줬을 정도로 수비력이 막강한 팀이다. 경기당 2.2골을 만들어내는 프랑스의 화력이 매 경기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는 야신 부누(세비야)를 뚫어낼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모인다.

한편 "프랑스와 모로코의 경기는 축구 그 이상이며 식민 지배국과 피지배국 간 수십 년 역사의 충돌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해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중원 사령관' 루카 모드리치

루카 모드리치 (사진 = EPA/연합뉴스)
루카 모드리치 (사진 = EPA/연합뉴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거머쥐고 그해 발롱도르까지 차지한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크로아티아는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전에서 패해 3·4위전으로 밀려났다.

일본과의 16강전, 브라질과의 8강전 모두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가며 체력이 고갈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이전 경기들과 같은 기량을 보이지 못한 채 아르헨티나 공세에 무너져 결국 3골을 허용하며 3-0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인구 400만 명을 조금 넘는 크로아티아가 4년 전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과 준우승, 이번 대회 4강에 진출한 것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월드 클래스' 기량을 발휘한 모드리치가 있기에 가능했다.

준결승전 후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해주는 리오넬 메시와 루카 모드리치 (사진 = AFP/연합뉴스)
준결승전 후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해주는 리오넬 메시와 루카 모드리치 (사진 = AFP/연합뉴스)

37세의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 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는데, 37세 이상 선수가 단일 월드컵 6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건 역대 3명뿐이었을 정도로 드문 기록이다.

니우통 산투스(브라질·1962), 디노 초프(이탈리아·1982), 피터 실턴(잉글랜드·1990)의 뒤를 모드리치가 이으며 베테랑의 저력을 뽐냈다.

준결승전을 마치고 모드리치는 낙심한 동료들을 격려하고, 메시 등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는 축하하며 인사를 나누는 주장의 품격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주 좋은 월드컵을 치렀다. 3·4위전에는 동메달이 걸린 만큼 그 역시 따내면 좋은 결과다"라며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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