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만 보고 티켓팅?"...한국어넘버 등 사전콘텐츠 부족에 팬들 불만
제작사 측은 자신감 "창작뮤지컬의 패러다임 바꿀 것"
'베토벤', 1월 12일 예술의전당오페라하우스 개막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이쯤 되면 신비주의다. 뮤지컬 '베토벤'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개된 건 극소수. 예비 관객들 입장에서는 오로지 배우들과 제작사 EMK의 자신감만 믿고 예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는 12일 월드프리미어 초연으로 개막하는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벤')은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프리다’ 등을 선보인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의 다섯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음악가로서의 면모와 한 인간으로서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 스테디셀러 작품을 빚어낸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각각 극작과 작곡, 오케스트레이션을 맡았다. 캐스팅도 박효신, 박은태, 카이, 옥주현, 조정은, 윤공주, 윤소호, 이해준, 김진욱 등 화려하다.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제작비하인드 영상 캡처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제작비하인드 영상 캡처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 측에서는 7년 이상 공들인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엄홍현 EMK 대표는 "K-뮤지컬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때가 됐다"며 "기존 창작뮤지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막을 앞두고 2주간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참여해 트라이아웃을 가졌다. 국내 창작 뮤지컬은 물론 여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사전 리허설이었다. 연습을 지켜본 공연 관계자는 "잘 나온 것 같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박은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전했고, 카이 역시 "음악계에 혁신을 가져왔던 베토벤의 음악과 같이 뮤지컬 '베토벤' 역시 뮤지컬계에 신선한 충격과 센세이션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그러나 본인들이 준비하는 작품이니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팬들 입장에서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한데,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사전콘텐츠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앞서 공개된 '사랑은 잔인해(LOVE IS CRUEL)', '매직 문(MAGIC MOON)', '그녀를 떠나(SEND HER AWAY)' 등 3곡의 영어버전 데모 플레이리스트와 제작 비하인드 영상이 사실상 전부. 

창작 초연인 데다가 VIP석 티켓 가격은 무려 17만 원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검증 전인 작품에 거금을 투자해도 될지 난감한 상황이다. 이에 '배우만 믿고 선택해야 하는 거냐', '보여줄 게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등의 의심 가득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두 달가량 이어지는 공연이다보니 개막 이후 호평이 따른다면 흥행은 자연스레 따라올 터. 제작사 입장에서는 본 공연으로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개막을 코앞에 둔 현시점에서는 EMK를 향한 팬들의 시선이 썩 곱지가 않다. 만약 뚜껑을 열었을 때 한껏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반감은 배가될 수도 있다.

불만 섞인 시선을 거두는 방법은 작품 완성도로 그간의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것뿐. 과연 '베토벤'의 신비주의 전략은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일지, 캐스팅만 믿고 펼친 악수(惡手)였을지.

‘베토벤’은 오는 12일부터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초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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