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597회, 한가득 찜하였느냐!
경상북도 포항시, 강원도 동해시, 경기도 부천시, 강원도 횡성군
개복치찜, 돔배기찜, 건어찜, 돼지족찜 등 음식 소개
23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방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문화뉴스 이서연 기자] '한국인의 밥상' 597회에서는 맛과 영양, 그리고 식감까지 오롯이 지켜내는 찜을 찾아간다.

푹푹 찌다 보면, 어느새 모락모락 김이 새어 나오고, 한입 가득 따뜻함과 건강을 전해준다.

소박하지만 건강한 밥상, 찜을 만나본다.

정성을 다해 준비한 진귀한 찜, 개복치찜와 돔배기찜을 아시나요? - 경상북도 포항시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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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서 가장 큰 시장,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포항의 ‘죽도 시장’. 이곳에 40년째 거대한 대물을 팔고 있는 박정자씨 부부가 있다. 몸무게가 평균 1000kg인 개복치와 바다의 포식자 상어가 그 주인공. 한때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버려졌으나 지금은 가격이 금값이라는 개복치와 옛날부터 ‘돔배기’라고 불리며 포항, 영천 등 경북 지역에서 귀한 음식이었던 상어는 현재 한 달에 한 번만 봐도 많이 보는 것일 정도로 귀한 몸이다. 몸집이 워낙 커서 해체하는 일도 보통이 아니라고 한다. 진귀한 재료이기 때문에 맛과 영양, 식감을 오롯이 살리는 찜으로 많이들 먹는다고 한다.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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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에서 쫄깃한 맛이 일품이라는 머릿살. 야들야들한 머릿살을 찌면 쫀득쫀득한 식감의 ‘개복치 머리찜’이 완성된다. 거구의 개복치에서 나온 머리찜은 고작 한 접시 정도이기에 더욱 귀하고 맛있게 느껴진다. 상어고기를 네모나게 돔박돔박 잘라서 쪄낸 ‘돔배기찜’은 경북 지역의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귀한 음식이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귀했던 상어고기를 보관하기 위해 소금단지에 묻어 보관했다는 ‘간돔배기찜’도 상어고기의 위상을 알려준다. 진귀하고 귀한 재료로 만든 풍성한 찜 한 상을 만나본다.
 
일부러 쪄서 먹는다, 묵호항의 건어찜  - 강원도 동해시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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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다.’는 동해 묵호항은 해풍 덕분에 예로부터 꾸덕꾸덕 말린 반건조 생선으로 이름난 곳이다. 이곳 묵호항에서 3대가 60년째 덕장을 운영하는 장명철 씨 가족이 있다. 열기, 가오리, 코다리 등 하루 작업량만 400마리가 넘는다는 이곳. 기계 작업 없이 직접 손으로 다 하기에 겨울에는 손이 부르트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명철 씨는 생선과 멀어지려 객지에도 나가봤지만 결국 고향만큼 마음 편안한 곳이 없었기에 돌아와 덕장을 맡았다고 한다. 그런 아버지를 도와 아들인 명훈 씨도 유학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곁을 지키며 가업을 이어받기로 했다.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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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해풍을 맞으며 말린 반건조 생선은 쪘을 때 그 진가가 더 발휘된다. 명훈 씨의 고단한 타국 생활에 가장 그리웠던 어머니의 ‘가오리찜’. 찌면 찔수록 연해지는 가오리에 어머니의 특제 양념 소스를 곁들이면 칼칼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동해안 사람들의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다는 ‘생선모둠찜’도 별미이다. 열기, 코다리, 가자미 등을 넣고 쪄준 다음 살을 발라낸다. 발라낸 생선 살에 마늘과 매실액을 넣고 무쳐주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자꾸만 손이 간다는 생선모둠찜이 완성된다. 맛과 영양, 추억까지 모두 담아낸 명철 씨 가족의 뜨끈한 찜 한 상을 만나본다.
 
복사골의 추억을 담아 쪄내다, 도행병(桃杏餠) - 경기도 부천시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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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골’은 복숭아 꽃이 많이 피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부천 소사동의 옛 이름이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부천은 복숭아 꽃이 많이 피는 곳이라 하여, 복사골이라고 불렸다. 지금 아파트와 도로가 있는 자리에는, 복숭아 깡이라고 불렸던 좌판이 매일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복숭아가 흔했기에 먹는 방법도 다양했다고. 

 복숭아로 만들어 먹었던 요리 중, 조선 시대 때부터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내놓았던 떡으로 ‘도행병(桃杏餠)’이 있다. ‘복숭아 도(桃)’자, ‘살구 행(杏)’자, ‘떡 병(餠)’자를 써서 도행병이라고 불리는 이 떡은 여름 한 철만 나는 복숭아를 체에 걸러 쌀가루에 버무린 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떡이라고 한다. 긴 시간을 시루에서 쪄야 하는 이 떡의 조리 과정에서는 시루에 담긴 조상의 지혜까지 엿볼 수 있다. 종갓집 며느리이자 부천 토박이인 전통 음식 연구가 조영희 씨도 어릴 때부터 도행병을 먹고 자랐다고 한다. 잊혀 가는 옛것을 살리고자 전통 음식 연구를 시작했다는 조영희 씨. 그 마음을 담아 부천의 옛 추억을 담은 음식인 도행병을 시루에 쪄본다.

찜, 새로운 옷을 입다! 돼지 농장 자매의 퓨전 음식 - 강원도 횡성군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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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횡성군. 이곳에서 약 2만 평의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정수정, 정수인 자매가 있다. 각자 객지에서 살고 있던 두 자매는 2011년, 도산 직전에 놓인 돼지 농장 운영을 도와달라는 아버지의 요청에 선뜻 횡성으로 향했다. 두 자매는 농장 운영 체계를 재정비했고 돼지 농장의 이미지를 새롭게 다져 3년 만에 농장을 일으켜 세웠다. 지금도 멈추지 않고 더 나은 방안을 생각해 나아가고 있는 자매. 지금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있었기에 도전이 두렵지 않았다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딸들이 오늘 아버지에게 또 한 번 푸짐한 돼지고기 찜 요리를 선보인다.

어디서도 팔지 않는 ‘돼지족찜’. 동생인 수정 씨가 개발한 음식으로 껍질을 불에 먼저 그을리고 찌면 맛도 식감도 더 상승하는 효과가 있단다. 두 시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면 불 향이 맴돌면서 안은 촉촉한 돼지족찜이 완성된다. 잘게 칼집을 내준 삼겹살의 겉면을 익힌 다음 늙은 호박 안에 밤과 청란, 대추까지 넣어 쪄낸 ‘호박한방삼겹살찜’과 편백 나무 찜기에 찐 ‘얇은삼겹돌돌미나리찜’까지 더해지면 자매들의 재치가 담긴 현대식 돼지고기 찜 한 상이 완성된다. 가족과 함께이기에 더욱 따뜻한 돼지고기찜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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