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주가 젊어진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공연일시: 330() 저녁 730분 경기아트센터

[칼럼리스트 여홍일] 40대 젊은 지휘자의 패기에 힘입어 밤베르크 심포니(Bamberger Symphoniker)가 젊어져서 돌아왔다.

밤베르크 심포니의 수석지휘자인 체코 출신의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Jakub Hrusa)1981년생 40대 초반인 까닭에 지난달 30일 경기아트센터에서 들은 드로브자크 교향곡 9번 일명 신세계로부터는 더 젊어진 신세계교향곡의 연주를 들려줬다.

지난달 3월 마지막주 한주간 대구와 서울, 수원의 세차례 공연장에서 내한연주회를 가진 밤베르크 심포니는 1946년부터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평온하고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밤베르크의 분위기를 그대로 음악으로 재현해낸 듯한 사운드를 오케스트라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는 연주력을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저녁 경기아트센터에서 밤베르크 심포니가 연주한 신세계교향곡은 너무 대중적이기 때문에 폄하되기 쉬운 이 교향곡의 특히 4악장에서 현악군의 일사분란한 합주를 야쿠프 흐루샤가 젊어진 박력으로 이끈 지휘탓에 단원들이 이에 따라 젊은 연주에 상읗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40대 젊은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의 패기에 힘입어 밤베르크 심포니(Bamberger Symphoniker)가 젊어져서 돌아왔다.(사진은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공연 장면)
40대 젊은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의 패기에 힘입어 밤베르크 심포니(Bamberger Symphoniker)가 젊어져서 돌아왔다.(사진은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공연 장면)

-“2016년 첫 내한공연의 교향곡 연주와는 젊어진 모습에서 대조

1920년대 출생으로 현재 밤베르크심포니의 명예지휘자로 있는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Herbert Blomstedt)Great Server(위대한 음악 봉사자)amazing한 해석이 빛을 발한 7년전의 2016년 밤베르크 심포니의 첫 내한공연의 교향곡 연주와는 젊어진 모습에서 대조를 보인 점이 올해 밤베르크 심포니 내한공연의 특징이다.

201610월 가을이 한창이던 10월 하순 이틀간에 걸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공연에서 블롬슈테트 & 밤베르크 교향악단은 베토벤 교향곡 6,5번으로 첫날을 장식한데 이어 이튿날에도 협연공연 없이 슈베르트 교향곡 7미완성(Unfinished)'과 브루크너 교향곡 7번으로 독일 관현악의 고결함을 들려주었었다.

이튿날 밤베르크심포니의 첫곡 슈베르트 교향곡 7미완성의 연주는 보통 4악장으로 종결되는 교향곡에 비해 두악장으로 종결하며 완성되지 못한 안타까움의 슈베르트 교향곡 7번의 극적인 느낌을 블롬슈테트는 관객에게 전달했다.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지휘는 20세기 거장 시대의 마에스트로와 같은 강렬한 개성이 넘치기 보다 공손하고 차분한 자세가 눈에 먼저 들어온 슈베르트 미완성의 연주였다고 해야겠다.

블롬슈테트 & 밤베르크 교향악단의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역시 브루크너 관현악의 웅대함보다 여린 음향을 강조한 해석이었다고 적시하고 싶다. 긴 호흡으로 잡아내는 장려한 브루크너가 돋보여 웅대한 구성을 바탕에 깔고 큰 스케일로 전개해나가는 최고 압권의 클라이맥스의 연주를 선보였던 201311월 베를린필과 사이먼 래틀의 내한공연 브루크너 교향곡 7번과는 대비됐다. 한마디로 브루크너 교향곡이 길고 지루한 것이 아니며 소박하고 진솔한 브루크너를 사랑한다는 블롬슈테트의 말에 공감케 하는 연주였었다.

12년전인 201111월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베를린필의 사이먼 래틀이 지휘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의 실연을 현장 안에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강력한 에너지로 가득찬 베를린필 연주의 브루크너 음악 특유의 신성하면서도 웅대함보다 밤베르크 심포니의 연주에서 이런 여린 음향이 느껴진 것은 블롬슈테트의 이런 부드럽고 날렵한 지휘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현재 나이로 만 96세인 블롬슈테트는 첫날에 이어 이튿날에도 부드러운 손짓으로 전부 암보로 지휘했는데 당시 89세의 노익장 치고 그렇게 부드러운 터치로 고결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놀라웠다.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의 2악장 아다지오와 3악장 스케르초는 관객을 집중의 몰아(沒我)로 끌어들이는 연주였다. 베토벤 에그먼트 서곡을 앵콜로 연주한 첫날과 달리 블롬슈테트 & 밤베르크 교향악단은 이튿날엔 앵콜곡 없이 마무리,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의 여운과 잔향이 잔잔히 남겨졌다.

-“체코 출신의 야쿠프 흐루샤, 악단의 역사적 뿌리와 현재 잇는 가교역할

이렇듯 2016년 밤베르크 교향악단의 첫 내한공연을 상세히 언급한 까닭은 2016년 악단의 다섯 번째 상임지휘자로 체코 출신의 야쿠프 흐루샤가 임명되면서 밤베르크 심포니의 77년 역사적 궤를 함께 하며 악단의 역사적인 뿌리와 현재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서 야쿠프 흐루샤의 젊음이 돋보이는 점이 밤베르크 심포니의 드보르자크 신세계 교향곡에서도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났다고 봤기 때문이다.

체코 출신의 야쿠프 흐루샤는 밤베르크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이자 체코 필하모닉과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다. 또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를 역임했으며 2025년 가을부터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음악감독 임기를 시작한다. 밤베르크 심포니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중 유일하게 대도시에 기반을 두지 않은 오케스트라로 지역인구의 10%가 밤베르크 심포니의 콘서트 시리즈 5개중 하나를 관람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수십년동안 멤버쉽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500개 이상의 도시와 63개국에서 7300회 정도의 공연을 해온 밤베르크 심포니는 바이에른과 독일 전역의 문화대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과 남미, 일본 중국투어와 세계적인 공연장과 페스티벌에서의 초청연주등 자신들의 음악을 전세계에 울려퍼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이를 이뤄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아트센터에서의 밤베르크 심포니 내한공연은 악단의 오케스트라 배치가 관객들의 객석과 더 앞으로 가깝게 앞당겨져서 배치되었으면 밤베르크 심포니의 연주음향이 더 독일 중세도시의 고즈넉한 퀄리티를 전달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낳았는데 차후 오케스트라들의 공연시 경기아트센터측이 이를 고려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예전 2014년 이르지 벨로흘라베크가 체코필을 이끌고 내한공연을 펼쳤던 성남아트센터 공연도 1991년과 2001년 이후 13년만에 이루진 체코필 공연에 대한 당시 국내 클래식팬들의 높은 기대와 달리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의 안쪽 깊숙한 쪽에 오케스트라 악단이 배치돼 체코필의 연주음향이 살아나지 못했던 기억을 안고 있어서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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