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린 '베토벤'...시즌2로 컴백
넘버 추가, 장면 삭제 및 수정...서사 개연성 높여
베토벤 음악 기반 넘버, 여전한 강점
오는 5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사진=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 시즌2로 돌아왔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확실히 더욱 매끄럽게 다듬어졌다. 들을수록 좋은 베토벤의 음악이 탄탄히 자리하니, 향후 꾸준한 발전이 기대되는 바다.

지난 1월 12일부터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초연을 펼친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벤')은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프리다’ 등을 선보인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의 다섯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세기의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음악가로서의 면모와 한 인간으로서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불멸의 연인으로 지목된 안토니 브렌타노와의 사랑이 주를 이룬다.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EMK와 함께 7년 넘게 공들여 준비했다고 알려져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본 공연이 시작된 후 관객 반응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이에 EMK 측은 "시즌 2에 걸맞게 확 바뀐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극 중 캐릭터를 비롯해 작품 속 넘버도 변경될 예정”이라며 컴백을 예고했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프레스콜 장면 / 문화뉴스 DB

그리고 지난 14일 시즌2를 시작했다. 직접 보니 확실히 더 나아지기는 했다. 앞서 가장 크게 지적받던 것이 베토벤과 토니의 사랑에 대한 공감이었다. 이들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것. 시즌2에서는 토니가 가정이 있음에도 베토벤과 사랑하게 된 이유를 납득시키고자 신경 썼다.

이를 위해 남편 프란츠가 여배우와 만남을 갖는 장면을 추가했다. 토니는 정략결혼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사랑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베토벤과의 만남 역시 운명처럼 반하는 사랑보다는 친구로 시작해 공감대를 발견하고 구원자, 사랑으로 서서히 증폭되도록 변화를 줬다. 그러나 2막에서 이들의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과정은 여전히 급작스러운 감이 있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베토벤'의 가장 큰 강점은 베토벤의 음악을 기반으로 한 넘버. 원곡 자체가 너무나도 훌륭하기에 뮤지컬 스타일로 편곡된 넘버는 듣는 쾌감이 상당하다.

시즌2에서는 넘버에 변화를 줬다. '그저 나니까'를 비롯한 몇몇 곡들은 마디를 추가하거나 가사를 수정했다. 베토벤이 의사로부터 청력 회복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부르는 '내 운명 앞에 나'는 '절벽의 끝'으로 바뀌었다. 안토니의 '절망만이 나의', 카스파의 '그 누가 뭐래도' 등도 새롭게 추가됐다.

프란츠와 밥티스트의 욕조신 등 불필요한 부분들은 삭제했다. 또한 장면 및 넘버의 순서를 뒤바꾸며 흐름도 가다듬었다. 리프라이즈(reprise)도 줄었다.

공식적인 러닝타임은 시즌1이 165분, 시즌2가 170분이다. 넘버의 수도 52곡에서 53곡으로 늘었다. 그러나 체감상 더 늘어지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다. 군더더기를 줄이니 되려 속도감은 빨라진 듯하다. 

사진=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프레스콜 장면 / 문화뉴스 DB

배우들도 완전히 녹아들어서일까,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이 더 선명해졌다. 카이의 베토벤은 음악가로서의 숙명과 사랑 사이 고뇌가 깊다. 묵직한 발성 역시 웅장한 베토벤의 음악과 시너지를 발휘한다. 윤공주의 토니는 변화된 서사에 맞춘 유려한 흐름이 돋보인다. 베토벤을 향한 감정의 변화를 명확히 그려낸다.

평소 클래식과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베토벤' 시즌2는 호(好)로 다가올 것 같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시즌1과 비교해 크게 바뀐 것은 아니기에, 이미 불호(不好) 낙인을 찍은 관객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베토벤' 시즌2는 오는 5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공연된다. 박효신, 박은태, 카이, 조정은, 윤공주, 옥주현, 이해준, 윤소호, 김진욱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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