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4대 비극 '리어왕'
김시번 연출 "고대 분위기 구현...대사의 맛, 스펙터클 중요"
최고령 배우 이순재, 기네스 등재 도전
6월 1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

사진=연극 '리어왕' 연습 장면,/ 문화뉴스 DB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국내 최고령 배우 이순재를 중심으로 뭉친 연극 '리어왕'. 지난 시즌보다 한층 스펙터클하면서 문학성 충만한 공연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SNU장학빌딩 베리스타홀에서 연극 '리어왕 : KING LEAR'(이하 '리어왕') 연습 장면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은 윤완석 총괄프로듀서, 김시번 연출, 배우 이순재, 권민중, 서송희, 지주연, 임대일, 염인섭, 최종률, 김현균, 김선혁, 박재민, 박용수, 길지혁, 오용석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21년 첫선을 보인 연극 '리어왕'은 전 회차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호평을 얻었다. 그리고 약 2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윤완석 프로듀서는 "지난 공연 때 못 보신 분들이 많기에 한 번은 더 해보자고 해서 돌아오게 됐다"며 정통 셰익스피어 비극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연극 '리어왕' 연습 장면 / 문화뉴스 DB

특히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는 이번 공연에서도 리어왕 역을 단독으로 맡아 무대를 책임진다. 1934년생 만 87세다.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그의 마지막 '리어왕'이 될 예정이다. 그는 "대사 외우기도 쉽지 않다. 앞으로 좋은 후배들이 더 멋진 리어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마지막을 암시했다.

마지막을 앞두고 의미 있는 기록도 남기고자 한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공식적으로 기네스에 기록을 신청할 예정. 이와 관련해 이순재는 "기네스는 중요한 게 아니다. 나이가 많다는 것밖에 안 된다"면서 "내 자신이 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연출은 김시번이 맡는다. 그는 "기원전 8세기 고대 (브리튼)왕국이 배경이다. 고대의 분위기를 무대에서 구현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흔히 보는 중세나 르네상스 분위기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기존 버전과의 차이점을 어필했다.

사진=연극 '리어왕' 연습 장면, / 문화뉴스 DB

이어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대사가 중심이 되는 연극이다. 관객분들께 쉽게 잘 들려야 한다"며 "번역투나 생경한 단어들을 다듬는 작업을 많이 했다. 부담스럽지 않게 대사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전투, 결투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고대인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스펙터클한 연극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 이현우 연출의 '리어왕'은 배우 이연희가 코딜리아와 광대 1인 2역 연기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연출은 "당시 세계 최초의 시도로 학계에 보고되기도 했다. 좋은 선례다. 셰익스피어 시절 배우들이 일인다역 할 때 광대와 코딜리아를 함께 했던 흔적들이 있어서 되살려 보고자 하는 의미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대에 다시 할 때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번에는 배역을 분리해서 각자의 특성을 더 살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극 '리어왕' 연습 장면 / 문화뉴스 DB

리어왕 역의 이순재를 비롯해 리건 역 서송희, 콘월 공작 역 염인섭, 글로스터 백작 역 최종률 등 앞서 참여했던 배우들이 이번에도 함께 한다. 권민중이 고너릴 역으로 합류했으며, 지주연은 고너릴에서 코딜리아로, 박재민은 에드가에서 에드먼드, 임대일은 오스왈드에서 올바니 공작으로 역할을 변경해 도전한다.

박재민은 "에드가가 하고 싶었다"고 의욕을 드러냈고, 임대일은 "하인에서 공작으로 신분이 뛰었다. 당시는 가볍게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반대다. 연습부터 무게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주연은 "코딜리아는 마음과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 고결하게 살려는 인물"이라고 새로 만난 역할을 소개했다.

사진=연극 '리어왕' 연습 장면 / 문화뉴스 DB

무려 20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선보이는 고전극이다.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몰입하게 하는 것이 관건. 이와 관련해 김 연출은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양한 인물, 이야기들이 재밌게 엮여있다. 플롯이 하나가 아니다. 두 가문의 다른 이야기를 저렇게 엮어서 결론이 날까 감탄하게 된다"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극이 될 거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순재는 "고전은 할 때마다 다르다. 경험을 쌓을수록 숨은 문학성, 철학성을 찾게 된다"며 대사에 숨은 문학성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통받는 백성에 대한 연민을 가진 작품이다. 어떻게 현시대와 매칭되는 부분을 찾아서 관객들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최고의 수작으로 '리어왕'은 오만함과 분노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는 연로한 왕의 어리석음이 초래하는 갈등과 혼란을 다룬다. 오는 6월 1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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