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배우 박호산과 유태웅이 연극 '오셀로' 무대에 서고 있다. 주요 장면 시연을 통해 이들의 연기를 직접 보고 간단히 비교해 봤다.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연극 '오셀로'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박정희 연출과 배우 박호산, 유태웅, 손상규, 이설, 이자람이 참석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다. 주인공인 무어인 장군 오셀로를 중심으로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 기수장 이아고 사이 비극적인 사랑과 배신을 그린 작품이다.

오셀로 역은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동기이자 동갑내기 배우 박호산과 유태웅이 더블 캐스팅됐다. 두 사람 모두 영화, 드라마,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약하는 명품 배우들이다. 연기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 관객 입장에서는 누구 공연을 보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될 법도 하다.

더블 캐스팅의 장점은 두 배우의 서로 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다는 점. 같은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는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유태웅은 2막과 3막 3장 두 장면을 시연했다. 2막은 전쟁의 희소식을 알리고 로데리고와 카시오의 다툼이 벌어지자 카시오를 해고하는 이야기다. 3막 3장은 이아고로부터 데스데모나와 카시오의 관계를 전해 듣고 질투와 복수심에 사로잡히는 오셀로의 모습이 그려진다.

박호산은 5막 2장을 연기했다. 결국 데스데모나를 살해하고, 모든 것이 이아고의 계략임을 알게 된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다.

두 배우가 선보인 장면의 내용과 감정적 분위기가 다르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인물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놓고 본다면 유태웅의 오셀로는 근엄하고 강인해 보였다. 반면 박호산은 좀 더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이다. 어쩌면 두 배우의 피지컬과 목소리 톤의 차이 때문일 수도.

박호산은 오셀로를 만들어 감에 있어 사랑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는 "대본 읽을 때 오셀로가 바보 같아 보였다. 그렇게 만든 건 사랑이다. 사랑이 크기에 질투도 생기고, 그것 때문에 큰 실수도 하게 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유태웅은 오셀로의 자존감, 혹은 고독함에 집중했다. 그는 "연습하면서 답답했던 건 그냥 데스데모나한테 물어보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왜 혼자 끙끙 앓는지 모르겠더라. 아마 자존심일 수도 있고, 외로움, 고독 같은 것들이 혼합돼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개막한 '오셀로'는 오는 6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유태웅, 박호산과 함께 이아고 역 손상규, 데스데모나 역 이설, 에밀리아 역 이자람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