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분단이라는 조건이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과 그 인식에 어떻게 간섭하고 개입하며 왜곡하는지를 다매체적으로 탐구하는 공연

- 삶의 공통분모인 “집”을 소재로, 분단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을 한 개인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감각을 시각화하는 공연

- 갈 수 없는 공간에 대해 서로 다른 주체가 생산해 내는 언어를 이미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상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분단을 감각할 수 있는 공연 

 

시각예술가 반재하는 2023년 6월 3일(토)부터 4일(일)까지 마포구 소재 복합문화공간 ‘탈영역 우정국’에서 한반도 분단이라는 조건이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과 그 인식에 어떻게 간섭하고 개입하며 왜곡하는지를 다매체적으로 탐구하는 다원예술 공연 《플레이 홈 스위트 홈(Play Home, Sweet Home)》을 연다.

  • 반재하는 일상적 사건이나 개인적 체험을 소재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감지하기 어려운 ‘유통’이나 한반도라는 사회 안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분단’과 같은 거대한 구조를 감각하고 드러내는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남한의 바깥은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전지구적이면서 동시에 국지적인 ‘분단감각’을 가시화하고 이를 재감각하는 계기를 만드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설치를 기반으로 영상 작업뿐 아니라 게임〈와갈봉 조선범〉 등으로 매체를 가리지 않고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는 작가는 개인전 《죽은 시간 산 노동》(2017), 《따뜻한 전쟁》(2018)과 단체전 《환영으로 채운 굴과 조각보로 기운 장벽 탐사대》(2021), 《프롬 아마존 투 올림픽(From Amazon to Olympic)》(2021)과 같은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플레이 홈 스위트 홈(Play Home, Sweet Home)》은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공통적인 삶의 조건인 ‘집’을 소재로, 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가로막힌 지정학적 공간인 한반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다양한 매체로 가시화하는 다원예술 공연이다.

공연 제목 《플레이 홈 스위트 홈(Play Home, Sweet Home)》은 19세기 미국 가곡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에서 착안했다. 극작가 존 하워드 페인(1791~1852, John H. Payne)이 1823년  오페라를 위해 작곡한 이 곡은 남북전쟁 시기 북군과 남군을 막론하고 돌아가고 싶은 집을 떠올리는 노래로 널리 불렸다고 한다. 물리적 경계를 흐리고 인간의 일차적 욕망을 드러내는 이 곡의 제목에 영어 ‘플레이(Play)’를 덧붙여 갈 수 없는 곳, 혹은 존재하지 않는 곳의 이미지를 주고받는 이번 공연의 구조를 암시한다. 

분단은 한국 사회의 특수한 조건으로 현재 진행형 일상이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세대에 따라  기억도, 이해의 수준도 차이가 크다. 반재하는 분단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을 한 개인들을 만나, 사람이 삶의 구심점이 되는 “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분단 사회를 살고 있는 자신 곁의 사람들의 다양한 감각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북한에 살았던 사람, 가본 적 있는 사람, 가본 적 없는 사람 총 6명에게 북한에 살고 싶은 집에 관해 묻고, 이 인터뷰를 기반으로 가상의 집을 3차원 그래픽으로 제작했다. 토, 일 이틀간 각 1회씩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 한 회당 한 채의 '혼재된 3D 북녘집'이 소개된다. 

협력기획자이자 ‘묘사 퍼포머’라는 생소한 역할로 참여하는 박근영은 반재하가 만든 3차원 이미지를 세 명의 퍼포머에게 말로 전달한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가 북한을 접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보거나 듣는다고 해도 누군가를 거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건축가, 일러스트레이터, 미니어처 제작자는 말로 전달 받은 정보를 조합하여 가상의 집을 각자의 매체로 구현한다. 

관객은 누구도 살고 있지 않은 집에 초대된다. 공연은 미지의 땅에 지어진 집 구경, 그리고 제작 참여로 채워진다. 관객은 이 집의 실내를 시•청각적으로 방문할 수 있다. 반재하의 3차원 이미지와  세 명의 제작 퍼포머들이 박근영의 묘사에만 의존하여 이미지를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고, 이미지 속 '비어있는' 무언가를 채워 넣는 데 도움을  수도 있다. 

서울문화재단 다원예술에 선정작인 이번 공연은 그동안 반재하가 작가로서 ‘냉전의 현재성’을 개인이 겪는 일상의 사건과 개인을 초과하는 시스템을 관찰하며 포착해 온 주제의 연장선에 있다. 남한 사회를 적극적으로 독해해 온 반재하의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구성원 일상에 깊이 파고들어 있는 분단에 대한 인식을 재감각할 수 있도록 돕고, 전지구적이자 지역적인 분단 상황에 대한 또 다른 시점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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