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화군' 두 번째 시즌...서사 보강, 넘버 추가 등 확장 시도
탄탄한 서사, 완성도 높은 넘버...무대 활용은 개선 必
중림 역 박민성, 천수 역 김민성 '브로맨스' 돋보여
9월 1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창작뮤지컬 '멸화군'이 더 커진 스케일과 함께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있지만, 향후 더 나은 발전을 기대할 만한 잠재력을 갖춘 작품이다.

'멸화군'은 세조 13년의 대화재에 관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는 단 한 줄의 기록에서 시작된 팩션(faction)이다. 의문의 연쇄방화범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사명을 지키려 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 범죄 추적드라마다. 지난 2021년 초연됐다.

이번 시즌은 더욱 확장된 스케일로 준비했다. 러닝타임이 90분에서 135분(인터미션 포함)으로 늘리고, 핵심 인물인 연화의 서사를 강화하는 등 변화를 가져갔다. 넘버도 '검은 목소리', '흉터' 등 새로운 9곡이 추가됐다. 무대 위 인물 역시 멸화군과 흑립을 추가, 5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스케일이 커졌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무대. 미디어 파사드 형태로 조명과 영상을 활용해 다양한 화재 현장을 그려냈다. 그런데 불을 표현한 이미지와 무대 위 실재하는 소품 및 배우들이 잘 붙지가 않는다. 관객 입장에서는 몰입감이 떨어지게 된다. 

물론 실제 불을 활용할 수 없으니, 현실적인 한계라 볼 수도 있겠다. 향후 더 규모를 키우거나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배경과 세트 활용에 대한 부분을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어보인다.  

'사극 범죄 추적드라마'를 내세운 작품인 만큼 서사가 중요한 작품이다. 이번 시즌 서사는 꽤 탄탄한 편. 하나의 사건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지 그려진다. 또한 범인과 범죄의 연결고리를 유추하게 하는 긴장감도 적절히 갖췄다. 다만 후반부 사건의 내막이 밝혀지게 되는 과정과 이후의 전개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진하 연출은 "사명으로 지켜낸 하루하루가 쌓여 더 나은 내일이 된다는 주제를 갖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극에는 각자의 사명으로 매일을 지켜내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의 희생과 아픔, 의지 등이 충분히 전달된다는 점은 성공적이다.

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높다. 인물의 심정, 관계에 맞춘 넘버들은 서사를 한층 강화한다. '타올라', '범인은 바로 너' 등 메인 넘버들도 중독성이 있어 감정적으로 관객에 전해지는 부분도 크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한방이 부족하다. 흥행 뮤지컬의 요건 중 하나는 킬링 넘버의 존재다. 장기 공연으로 가고자 한다면 '멸화군'을 대표하고, 관객을 끌어당길만한 킬링 포인트 강화는 필수로 보인다.

이번 시즌 중림 역은 박민성, 조성윤, 고상호, 천수 역 최재웅, 김민성, 이석준, 연화 역 안유진, 김청아 등이 출연한다.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사진=뮤지컬 '멸화군' 공연 장면 / 시작프로덕션 제공

이중 박민성은 멸화군 대장으로서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부터 천수를 아끼는 다정함까지 고루 갖춰 표현한다. 천수 역 김민성도 자칫 유치하고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와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특히 둘 사이 호흡이 좋다. 적절히 만들어내는 웃음포인트가 무거울 수 있는 작품 분위기를 환기하며 재미를 더한다.

여러 측면에서 장점과 단점이 양립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소재가 참신하고 틀이 탄탄하니, 가다듬고 보완한다면 창작뮤지컬로서 존재감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멸화군'은 오는 9월 1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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