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광석 명곡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그리움 담은 노랫말, 서정적 멜로디...웃음, 감동 조화 이룬 작품
초연 멤버 오만석-오종혁, 여유 속 연기합 돋보여
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그날들'이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재미와 감동, 웃음과 뭉클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교과서적인 작품이다.

'그날들'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정학, 무영, 그녀 세 사람 사이의 20년 전 사라진 그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낸 작품이다. 2013년 초연 이후 올해 10주년이자 6번째 시즌을 맞았다.

故 김광석의 명곡인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으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다수 주크박스 작품들이 음악 혹은 음악인을 이야기 소재로 활용하는 것과 달리 '그날들'은 별개의 서사로 구성됐다.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물론 극 중 대통령과 정학의 딸들이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나오고, 악보가 극 전개의 키를 쥐고 있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사용일 뿐이다.

전체 이야기와 음악을 잇는 건 결국 김광석의 노랫말들. 사랑과 우정, 그리움을 그려내는 말들이 인물과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서사와 음악을 억지스럽게 짜 맞춘 느낌이 그리 크지 않다. 관객 입장에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용이하다. 

앞서 '교과서적인 작품'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어찌 보면 익숙한 플롯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뻔함 속에도 재미와 감동이 확실히 담겨있다. 사건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그리고 끝은 그리움에 대한 뭉클함으로 마무리된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보니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그날들'이 지닌 장점이자 롱런의 비결이다.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광석 곡 특유의 서정적 멜로디도 관객을 사로잡는 요소다. 멜로디만으로도 듣는 이의 감성을 건드리는 힘이 있다. 원곡의 기본 감성을 바탕으로, 뮤지컬에서 어떻게 변주되는지 비교하며 듣는 재미도 있다. 

배우들의 연기합에서 나오는 시너지도 크다. 이번 시즌은 정학 역 유준상, 이건명, 오만석, 엄기준, 무영 역 오종혁, 지창욱, 김건우, 영재, 그녀 역 김지현, 최서연, 제이민 등이 출연한다.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뮤지컬 '그날들' 공연 장면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중 오만석과 오종혁은 초연부터 참여했던 배우들답게 남다른 케미를 뽐낸다. 사실 극 중 몇몇 장면은 유치하고 촌스럽다. 그러나 두 배우의 여유로움에서 나오는 유머와 재치가 이를 반감시키는 효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배우의 역량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다.

또 한 명 주목할 배우는 상구 역의 정순원. 소위 '개그캐'를 담당하는 그는 등장하는 신마다 웃음 유발이다. 일차원적 재미를 선사하는 그의 연기 덕에 작품 전체에 대한 호감도도 상승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한편 '그날들'은 오는 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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