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멤피스', 국내 초연
음악으로 편견, 차별 맞서...DJ 듀이 필립스 실화 바탕
1950년대 레트로 무드...로큰롤, 리듬 앤 블루스 음악 매력
휴이 역 박강현 연기, 펠리샤 역 손승연 노래 돋보여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국내 초연을 시작한 뮤지컬 '멤피스'가 편견과 갈등에 지친 관객들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전한다.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로 인한 웃음은 덤이다.

'멤피스'는 1950년대 흑인과 백인이 분리된 미국 남부 도시 멤피스를 배경으로 한다. 흑인 음악에서 태동한 로큰롤을 전파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백인 DJ 휴이와 뛰어난 재능을 가진 흑인 가수 펠리샤의 꿈과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1950년대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널리 알린 전설적인 인물 DJ 듀이 필립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09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미국 내 인종차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기에, 흑인과 백인의 차이를 한국 배우들이 어떻게 그려낼지가 관건이었다. 무대에서는 특별히 피부색에 차이를 두지는 않았다. 대신 금발과 흑발, 헤어스타일의 차이를 통해 인지하게 했다. 

대사에서는 인종차별을 말하지만 직관적으로 그 갈등을 느끼기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부분적으로 몰입이 방해되는 순간이 없지 않다. 그러나 전체 극을 즐기기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이 주는 힘이 훨씬 크기 때문.

이번 시즌 DJ 휴이 역은 박강현, 고은성, 비투비(BTOB) 이창섭, 펠리샤 역에는 정선아, 유리아, 손승연이 캐스팅됐다.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박강현의 연기는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자신감 넘치지만 어딘가 철이 없는 청년으로 완벽 변신했다. 능청맞고 잔망스럽게, 위트 있는 말솜씨로 매력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특별한 뜻은 없지만 긍정에너지 가득한 마법의 주문, '하카두!'를 외칠 때면 휴이의 애청자 '돌멩이들'뿐 아니라 관객들까지 제대로 사로잡는다. 

손승연은 '디바' 그 자체. 파워풀한 성량으로 쭉 뻗어가는 고음이 인상적이다. 흑인 가수들에 기대하는 소울풀한 감성을 기반으로 때론 흥겹게, 때론 감미롭게 노래를 들려준다.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멤피스'의 음악은 전설적인 록그룹 본조비의 창립 멤버이자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브라이언이 맡았다. 로큰롤부터 리듬 앤 블루스, 가스펠 등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구성했다. 세련된 레트로 무드의 무대와 어우러지니, 20세기와 21세기를 아우르는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해당 장르를 좋아한다면 시종일관 귀가 즐거울 것.

극을 전체적으로 보자면 상당히 담백하다. 인종차별로 인한 갈등 속 꿈과 사랑의 이야기지만, 상황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과하지가 않다. 차별과 편견 속 한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음악의 힘이 얼마나 큰지 사실적으로 느끼기에도 적합하다. 물론 관점에 따라 밋밋한 마무리로 느껴질 여지는 있다.

한편 '멤피스'는 오는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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