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 소재 공포영화 '치악산', 개봉 앞두고 원주시와 갈등
원주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 취할 것"
제작사 "재촬영은 불가...지역주민에 최대한 피해 가지 않도록"

사진=영화 '치악산' 포스터
사진=영화 '치악산' 포스터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토막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 '치악산'의 개봉을 두고 치악산이 위치한 원주시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반면 예비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28일 원주시는 "실제 지명을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 ‘치악산’에 대하여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 영화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악산'은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 장르다.

앞서 ‘치악산’ 개봉이 알려진 후 원주시와 제작사는 2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사진=영화 '치악산' 스틸
사진=영화 '치악산' 스틸

원주시는 모방범죄 우려의 목소리와 국가적 명산인 치악산의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들며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처리',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온라인 상에 확산된 감독 개인 용도의 비공식 포스터 삭제' 등을 요구했다.

이에 제작사 측은 허구의 내용이라는 고지를 기존 "엔딩크레딧 부분이 아닌 본편 상영 이후 등장하도록 재편집"하는 것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전했으며,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해당 포스터에 대해서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의뢰하여 삭제 처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며 일부 수용함을 밝혔다. 다만 출연 배우의 군 복무 등으로 인해 '치악산' 언급을 삭제한 후 재촬영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원주시와 지역주민분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결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계속 협의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원주시는 이날 법적 조치하겠다는 내용을 전하며 "회의 석상에서는 시의 제안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서서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태를 보면 협상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재차 비판했다.

사진=영화 '치악산' 스틸
사진=영화 '치악산' 스틸

원주시 주민들도 개봉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치악산국립공원에 위치한 구룡사에서는 영화 개봉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와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축산업계, 관광업계까지 반대운동에 동참할 뜻을 표명하고 나섰다.

예비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는 입장과 함께 "실화도 아닌 소재에 실제 지명을 쓴다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 지명을 사용해 문제가 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경기도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 ‘곤지암’과 전남 곡성군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곡성’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마약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역시 수리남 정부에서 국가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항의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작품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개봉 및 공개됐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한편 '치악산'은 윤균상, 김예원 등이 출연하며,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