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서는 블리니(Блины), 타타르스탄에서는 착착(Чак Чак)!

한국에서 먹는 오란다와 흡사한 모양이나 꿀의 달달하고 계란의 고소한 맛이 강한 착착(Чак-чак)은 타타르스탄(따따르스탄)을 방문하는 누구에게나 '타타르스탄은 착착'이라는 인상을 남길 만큼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대표 간식이다. 타타르스탄의 수도 카잔의 중심지 바우만 거리 (Bauman Str.)에 나가면 착착을 판매하는 카페와 기념품 가게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늘은 타타르스탄을 대표하는 디저트인 착착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볼가르 타타르 칸의 음식, 착착!

러시아 음식 전문 웹진 가스트로놈(Гастрономь)에 따르면 착착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에 따른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카잔타타르 민족뿐만아니라 바쉬키르 민족, 아스트라한타타르 민족 등 러시아 연방 내 투르크 민족 이외에도 키르기스 민족, 카자흐 민족, 우즈벡 민족의 음식 문화에도 착착이 존재한다. 착착과 관련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불가르 지역에 살고 있던 불가르 타타르의 칸이 어느 날 요리사에게 '쉽게 준비할 수 있고, 맛있고, 영양가가 높으며, 보기에도 아름다운 음식을 만들어라'라고 요청을 했고, 이때 요리사가 만든 음식이 바로 '착착'이라는 것. 볼가르의 칸은 맛과 미가 어울 어진 착착을 이웃 나라 칸들에게 선보였고, 이웃의 칸들이 착착의 미(美)에 매료되어 볼가르 칸을 부러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그만큼 타타르 민족에게 착착은 맛과 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우만 착착 카페 // 촬영 : 강경민
바우만 착착 카페 // 촬영 : 강경민

꿀처럼 강하게 달라붙어 평생 살아가기를! 착착의 의미

타타르스탄에서 결혼식과 같은 가족 행사와 사반투이와 같은 전 국가적인 제천행사때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착착을 처음 맛본다면 '꿀 맛이 강하다' 일 것이다. 착착은 밀가루와 계란을 섞은 후 국수와 같은 모양으로 길게 다지고, 이를 어른 손가락 마디 정도의 크기로 자르고는 꿀과 버무려서 만든다. 끈적 끈적 달라붙는 꿀이 착착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 꿀을 섞어 강하게 달라붙는 것처럼 강한 인간 관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결혼식, 가족 명절, 국가적인 제천행사에 착착을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특히 결혼식에는 착착의 의미를 담아 대량의 착착을 만들어서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다.

전통적으로는 꿀을 사용하지만 오늘날에서는 꿀 이외에도 각종 시럽, 연유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재료가 다양해진 만큼 전통적인 착착 이외에도 여러 번 튀겨서 만든 '큐브 튀김 착착' (Брусочки во фритюре), '꿀 착착'(Медовая пропитка), 개미집처럼 생겨서 개미집이라고 불리는 '연유 착착'(Почти Муравейник), 견과류가 특징인 '오리엔탈 착착'(Восточный колорит), 오렌지 딜라이트라고 불리는 '오렌지 착착'(Апельсиновый изыск) 등 착착의 종류도 다행하다.

타타르 결혼식과 착착 // 출처: 타타르스탄공화국 농림부

맛과 미! 훌륭한 착착의 기준

타타르 민족에게 음식 이상의 예술인 착착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밀가루, 우유, 설탕, 소금, 베이킹 파우더 또는 소다, 계란이 필요하다. 반죽은 딱딱해서는 안 되며 부드러울수록 더 맛있는 착착을 만들 수 있다. 한 번 만든 착착은 최대 90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외관과 바삭한 식감, 꿀을 드레싱한 달콤한 향이 살아있는 착착이야 말로 맛과 미 모든 면에서 훌륭한 착착이라 평가받는다.

착착 제조 // 출처: Yandex Ru

타타르스탄과 착착

2018년 러시아 월드컵때 등장한 세계에서 가장 큰 착착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축하하기 위해 타타르스탄공화국에서는 세계 최대 크기의 축구공 모양의 착착을 만들었다. 공의 직경은 2.6m, 높이 2m, 전체 3.5m * 4.8m 4026kg의 착착으로 2018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착착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2018년 러시아 올림픽 // 출처: Yandex Ru

2005년 8월 29일 카잔 도시 천년 기념

투르크학(Тюркология)을 연구하던 소련과학아카데미(Академия наук СССР)측 의견에 따라 1977년이 카잔 도시 800년으로 측정했으나, 이후 추가 연구 및 발굴을 통해 카잔 크렘린에서 발굴된 929~930년 쯤에 주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전 유물, 석조 벽돌 잔해, 목조 울타리, 기타 유물들을 바탕으로 러시아연방 학술원과 타타르스탄공화국에서는 2005년을 카잔 도시 건립 1000년으로 지정했다.

카잔 도시 1000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러시아연방 푸틴 대통령을 포함 CIS 지역 국빈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타타르스탄공화국은 무게만 1000kg 이상, 전체 면적만해도 13,266m2인 거대한 착착이 제작했다.

[카잔 도시 1,000년 기념 // 출처: Kzn Ru

착착 공장

타타르스탄내 공급되는 빵마다 빵공장의 번호가 있는데, 음식이면서 디저트인 카잔의 착착은 카잔 빵 공장 2호와 3호에서 제조 및 납품 되고 있다.

카잔 빵 공장 3호 // 출처: Business Online Russia

착착 카페

카잔의 대표적인 상업 거리인 바우만 거리 (улица Баумана)에는 착착을 판매하는 착착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착착 카페에는 다양한 착착 종류와 타타르 민족 전통차를 함께 맛볼 수 있다.

바우만 착착 카페 // 촬영: 강경민

착착 박물관 (Музей чак-чака)

2014년 9월, 19세기 지어진 타타르 전통 가옥에 개관한 착착 박물관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착착과 타타르 전통 티문화를 재현하고 있다. 착착을 만들 때 필요한 가정 용품, 의복, 도구 등을 재현해 놓아 실제로 만져볼 수 있다. 특히 19세기 요리법에 따라 복원한 전통 착착을 먹고 구입 가능하다.

착착 박물관 내부 // 출처: Yandex 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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