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조명하는 작품
다만 잔혹한 장면과 진부한 설정은 아쉬움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영화 '화란'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조명하는 의도가 돋보이나 다소 잔혹한 장면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린다.

영화 '화란'은 지난 11일 개봉한 느와르 장르의 영화로 김창훈 감독이 연출하고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 배우가 출연했다.

영화 '화란'은 가정폭력, 학교폭력, 조직폭력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조명하며, 희망과 현실 사이의 갈등과 모순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영화 제목 ‘화란’은 재앙과 난리라는 의미와 네덜란드의 한자어의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화란'은 희망과 미래가 없는 연규와 치건의 '현실'과 그곳에서 벗어나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이상향으로의 도피를 꿈꾸는 그들의 '이상'을 관통한다.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 그리고 의붓아버지가 데려온 배다른 여동생 하얀(김형서)과 함께 살고 있는 연규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일삼는 의붓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며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연규에게 네덜란드는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사는 이상향이며, 그곳으로 어머니를 데려가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얀을 괴롭히던 학생들을 응징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 연규는, 합의금이 절실해진다. 연규가 일하던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이를 듣게 된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은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연규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발견하고, 연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이를 계기로 연규는 치건의 조직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연규가 “저 모르시잖아요”라고 하니 치건이 답한다. “내가 왜 널 모르냐”. 연규는 치건에게서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느끼고, 치건은 연규에게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그러나 치건은 연규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주는 동시에, 그를 어둠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연규는 치건의 조직에서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들고, 결국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게 된다.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화란'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조명하는 작품이다. 가정폭력, 학교폭력, 조직폭력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그 발단부터 과정, 결말까지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마치 우리 이웃의 일인 듯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영화는 가정폭력과 조직폭력 문제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연규는 의붓아버지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을 당한다. 이러한 폭력은 연규의 내면에 큰 상처를 남기고 그를 범죄의 길로 이끈다. 또한 조직폭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이지만, 그 피해자들은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영화는 조직폭력의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고발한다.

다만 잔혹한 장면과 진부한 설정은 아쉬움 남긴다. 영화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잔혹한 장면을 다수 사용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일부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영화의 기존 누아르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설정과 전개로 진행된다. 연규가 조직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기존 누아르물에서 흔히 등장하는 이야기들이다.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리뷰] '화란', 사실적인 사회 고발 하지만 잔혹한 장면은 호불호 갈릴 듯 /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닫힌 결말로 끝을 내는 일반적인 느와르 영화와는 달리, 영화 '화란'은 열린 결말을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두운 조직 생활 속에서도 돈을 모으며 어머니와의 새로운 삶을 꿈꾸던 연규는 무저갱에 빠져 모든 것을 잃었지만, 여전히 희망을 품고 새로운 이상향을 찾아 떠난다. 그곳이 화란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연규의 마지막 행보는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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