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MHN 정성열 아띠에터] 부산 기장을 무대로,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를 홀로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로컬수사극, 영화 '보안관'의 명장면을 찾아봅니다.

먼저, 불굴의 오지랖으로 동네 대소사를 관장하는 기장의 평화를 수호하는 보안관 '대호'(이성민)는 새로 들어서는 비치 타운 건설을 막기 위해 동네 사람들을 모아 반대 운동을 펼칩니다. 늘 화려한 모습으로 동네 사람들을 꼬드겼다가 결국에는 자신들의 이익만 챙겨서 떠나는 외지인들을 막기 위해 나서는 '대호' 무리의 표정은 진지하다 못해 비장함까지 느껴져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마침내 비치 타운 건설을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을 만난 '대호'는 5년 전 인연으로, 자신을 은인으로 여기는 그의 모습에 당황하게 됩니다. 첨예하게 대립할 줄 알았던 상대가 완전히 굽히는 태도를 보이자 어쩔 줄 몰라 하는 '대호'의 모습을 통해 이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돈 많고 세련된 외모에 겸손함까지 갖춘 사업가 '종진'은 다정다감하고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민심을 사로잡죠. 마을 사람들이 모두가 변화를 불러일으킬 구세주라고 여기는 '종진'을 '대호'는 동네 평화에 금이 가게 하는 악당이라고 의심합니다. 그 누구보다 굳세게 박힌 돌이었던 그는 굴러온 돌 '종진'에 대한 끝없는 의심으로 점차 낙동강 오리알이 되고, 자기 집 안방 같았던 고향에서 외롭고 억울해집니다.

 

그러던 중, 비치 타운 회장 선거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죠. 지금까지 동네의 대소사를 책임지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던 그였기에, 비치 타운 회장은 떼놓은 당상이었죠. 그러나, '박계장'(김광규)의 갑작스러운 추천으로 '종진'이 급 후보로 등장하고 'CHANGE'(변화)를 'CHANCE'(기회)로 바꾸는 화려한 언변술을 보여주는데, 이때 마을 사람들은 물론 관객들의 마음까지도 흔듭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장을 떠나려 했던 '대호'는 우연히 후배 형사로부터 5년 전, 자신이 놓친 마약 사범으로 인해 기장의 마을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든든한 조수 '덕만'(김성균)을 데리고 다시 기장으로 향합니다. '대호'와 '덕만'에 의해 마을이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은 야구 방망이, 집게 등 손에 잡히는 건 뭐든 들고 그들에게 달려듭니다.

전문적인 무술이 아닌 생활형 액션으로 싸우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진지하지만,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또한, 마을을 위험에 빠트린 무리를 완전히 제압한 후, 그들을 향해 "느그는 인자 바라시다. 바라시!"라고 외치는 '대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도 통쾌함을 전하며 한층 유쾌한 재미를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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