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사전환담으로 여야 협치 물꼬 트나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3.6.6 kane@yna.co.kr /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3.6.6 kane@yna.co.kr / 사진 = 연합뉴스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되는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 여야 지도부가 모두 참석하는 사전환담 자리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30일 권칠승 수석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시정연설 사전환담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검찰·감사원의 야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감사에 반발하여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이에 따라 사전환담도 반쪽으로 진행되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서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올해 시정연설 사전환담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사실상 첫 만남으로, 여야 협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올해 시정연설 사전환담의 경우에도 이날 오전까지 이 대표의 참석은 불투명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여야 대표 민생 협치 회담’ 제안에 윤 대통령이 함께하는 ‘여야정 3자 회담’을 역 제안했으나 이에 대한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사전환담이 5부 요인(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 선거 관리위원장·감사원장)까지 함께해 국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힘들뿐더러 3자 회동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시정연설 사전환담이 이를 대체하는 모양새가 된다면, 민주당의 주도권이 약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참석을 결정한 것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소통과 국정 기조 변화를 촉구하며 '책임 야당' 면모를 부각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 24일 국회 본 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서 피켓을 소지하고 부착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또 본회의장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야유를 하지도 않기로 뜻을 모았다. 비방보단 '민생'에 키워드를 맞춘 행보에 보다 주력해 달라진 국회 모습을 보여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번 사전환담은 여야 신사협정이 체결된 이후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만나는 자리다. 만약 이번 사전환담에서 두 사람이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여야 협치의 가능성을 논의한다면, 이는 여야 신사협정의 성공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반대로, 두 사람이 대립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여야 협치에 대한 진전이 없다면, 이는 여야 신사협정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