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선언 후 두 번째 영화제...심사 공정성, 매끄러운 진행 합격점
여전한 수상자 불참, 축제 분위기 부족은 아쉬움
제59회 대종상영화제, 15일 경기아트센터 개최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제공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대대적인 개혁과 쇄신을 선언한 후 맞이한 두 번째 대종상영화제.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컨벤션홀에서 제59회 대종상영화제가 개최됐다. 사회는 배우 차인표와 방송인 장도연이 맡았다.

대종상영화제는 1962년 처음 개최돼 한국 영화 시상식 중 가장 역사가 깊다. 그러나 내부 갈등 및 공정성 논란, 보이콧 등으로 많은 팬들과 영화인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이에 최근에는 심사 과정에 투명성을 강조하는 등 공정성 회복을 바탕으로 한 쇄신안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으로 개혁을 선언한 지난해, 심사 공정성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미숙한 진행과 배우들의 다수 불참 등으로 아쉬움도 남겼다. 올해는 어땠을까.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영상 캡처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영상 캡처

전반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특별히 진행상의 실수도 없었고, 수상 결과도 납득할 수준이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박재범 감독이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 감독 부문,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감독이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것도 의미 있었다.

무엇보다 MC 장도연의 섭외는 '신의 한 수'였다. 장도연은 시종일관 깔끔하고 유쾌한 진행으로 허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두드러지게 좋아진 부분이다.

장도연은 차인표가 마이크 없이 진행하는 실수를 하자 "독백하시는 줄 알았다. 저만 들어야 하는 줄 알았다"라며 "MC는 마이크를 꼭 쥐고 계셔야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김선호가 부모님에 감사를 전하던 중 '아버지,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 아버지"라며 말실수를 하자 "아버지는 더 좋아하시겠다"라고 덧붙이며 재치있게 반응했다.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제공 및 영상 캡처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제공 및 영상 캡처

물론 여전히 아쉬운 점도 있었다. 특히 꾸준히 지적돼 온 수상자들의 불참 문제는 여전했다. 올해는 남우주연상 이병헌을 비롯해 최민식, 오정세, 김시은, 류승완 감독 등 다수 수상자가 촬영 스케줄과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대체했다. 

또한 수상자 외에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참여율도 높지 않았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참석자를 보고 수상 결과를 예측하기도 했다. 시상식이 주는 긴장감이 부족해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는 재미가 떨어졌다.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축제의 흥도 부족했다. 특히 축하무대는 되려 분위기를 가라앉힌 것이 아닌가 싶다.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영상 캡처
사진=제59회 대종상영화제 영상 캡처

이날은 1부 경기도무용단의 '요고무' 공연을 시작으로 성악가들의 '희망의 나라로'와 '축배의 노래', 2부 가수 김조한의 대종상영화제 주제곡 '이제 다시 여기' 무대가 이어졌다.

모두 훌륭한 무대였지만, '축제'를 내세운 영화제에 어울리는 공연이었는가는 의문이다. 타 시상식에서 인기 가수를 초청하거나 영화와 관련된 무대로 흥을 돋구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영화제 관계자들과 수상자로 선정된 영화인들 모두 한국영화계와 대종상이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건넸다. 내년이면 60회를 맞는 대종상 영화제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이전만큼의 권위 회복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작품상, 같은 영화의 이병헌이 남우주연상, '비닐하우스' 김서형이 여우주연상, '밀수' 류승완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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