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약 5년 만에 후족작이자 미드퀄로 돌아온 영화 '독전 2'. 그런데 막상 보니, 굳이 5년 만에 돌아와서 해야 했던 이야기인가 싶다.

'독전 2'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1편의 이해영 감독 대신 백종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2018년 개봉해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독전'의 후속작이자, 전편의 용산역과 노르웨이 설원 에피소드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미드퀄이다. 앞서 1편에서는 용산역에서 드러난 반전, 그리고 노르웨이 설원에서 울린 한 발의 총성이 많은 궁금증을 남겼다.

2편에서는 이선생의 진짜 존재를 밝히는 것이 주를 이룬다. 그 과정에서 이선생과 얽힌 브라이언과 큰칼, 락의 이야기가 함께 전해진다. 그런데 그 설계가 별로 설득력이 없다.

앞서 1편이 많은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락이 이선생일 것이라는 반전이 그려졌기 때문. 그러나 2편은 락 역시 이선생을 찾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렇게 되니 진짜 이선생은 누구일지, 기대가 절로 높아진다.

이후 이선생을 찾는 이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지지만, 진짜 이선생이 주는 임팩트는 영 시원찮다. 앞서 1편을 통해 쌓아온 세계관이 단번에 무너지며 의아함만을 남긴다. 당연히 몰입도도, 재미도 떨어질 수밖에.

조진웅, 차승원 등 전편의 주요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는 가운데, 변화도 있었다. 특히 락 역은 류준열이 하차한 가운데,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오승훈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라고 보긴 어렵다. 연기력이 나쁘진 않았으나, 1편에서 류준열이 짙게 남긴 잔상을 지워내지는 못했다. 1편의 일부 장면을 재연하며 나름의 연결성을 보여주고자 하기는 했지만, 효과가 크지는 못했다. 더군다나 전체 이야기가 원호와 큰칼, 브라이언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다 보니 새로운 락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했다.

'큰칼' 섭소천 역을 맡은 한효주의 새로운 연기 변신도 눈여겨볼 요소였다. 거친 피부와 초점 없는 눈동자, 차가운 말투로 광기를 뽐냈다. 그러나 2편의 주요 빌런으로 나설 정도였느냐 하면 역시나 부정적이다. 한효주의 이미지와도 썩 잘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꾸준히 도전하는 모습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엇보다 '독전 2'의 문제는 이야기의 빈 공간을 채우지도, 새로운 색을 덧칠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후속작이자 미드퀄을 내세웠음에도, 전편에서 남긴 호기심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확장하지도 못했다. 그저 보고 나면 '굳이 했어야 하는 이야기인가?'라는 의문만 따를 뿐. 그나마 스펙터클한 액션과 감각적인 영상미 정도만 건질 수 있겠다.

공개 후 관객들로부터도 혹평을 얻고 있다. 19일 기준 별점 평균은 5점 만점에 1.8,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으로도 10점 만점에 2.09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이에 "출연하지 않은 류준열이 승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한편 '독전 2'는 지난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