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스터 액트', 새 프로덕션 제작
"한국 관객 이해 쉽도록...웃음 포인트도 맞추려 노력"
"사랑, 존중, 배려...보편적 정서 전하고파"
내년 2월 11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이는 뮤지컬 '시스터 액트'. 작품이 가진 핵심은 유지하되, 한국 관객에 어필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

지난 22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스터 액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메리 로버트 역 김소향, 원장수녀 역 메리 구찌, 들로리스 역 니콜 바네사 올티즈과 로버트 요한슨 연출, 비에이 호프만 음악 수퍼바이저, 제이미 맥다니엘 안무가가 참여했다.

'시스터 액트'는 무명 가수가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수녀원에 숨어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1992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2006년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초연 이후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며 6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히트작이다. 국내에서는 2017년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국내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가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으로 선보인다. 기존의 해외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그대로 들여오는 방식이 아닌 EMK에서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아시아지역 투어까지 담당하는 형태다.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해외 오리지널 프로덕션 내한 공연의 경우, 규모나 퀄리티가 줄어드는 등 '세컨드(2nd)클래스'로 공연되기도 한다. 이에 김지원 EMK 프로듀서는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도에 '시스터 액트'를 했을 때도 우리가 하면 더 잘 만들거라고 생각했다. 설득 끝에 이번 투어의 권리를 획득하게 됐다"며 한층 뛰어난 퀄리티로 선보일 것을 자신했다.

지난 12일까지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프리뷰와 본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서울 공연을 앞두고 있다. 과연 기존 프로덕션에 비해 어떤 점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2017년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아시아 투어에 이어 약 7년 만에 다시 메리 로버트 역을 맡은 배우 김소향은 "한국 관객의 기준에 부합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해지고 탄탄해졌다"라고 자신했다.

사진=비에이 호프만 음악 수퍼바이저, 로버트 요한슨 연출, 제이미 맥다니엘 안무가 / 문화뉴스DB
사진=비에이 호프만 음악 수퍼바이저, 로버트 요한슨 연출, 제이미 맥다니엘 안무가 / 문화뉴스DB

그는 "이전 투어에서는 좀 올드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것도 매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조명, 영상, 음향 모든 것들이 더 화려해졌다. 또 연출도 한국 관객에게 더 쉽게 이해되도록 중점을 뒀다"라고 전했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특히 한국 관객들의 웃음 포인트를 찾는 것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극의 배경인 1970년대 미국 문화와 2020년대 한국 관객들 사이 괴리감을 없애는 것은 기본, 자막도 여러 차례 검수했다. 

요한슨 연출은 "70년대 미국에서 통용되던 것 중 오늘날 한국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라며 "비주얼적인 유머는 만국 공통이라고 느꼈다. 그냥 보면 웃길 수 있게 하는 것도 포인트였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어 자막과 영어로 말을 할 때 언제 웃음이 나오는지를 봐야 했다. 한줄 한줄 꼼꼼히 살폈다"라면서도 관객 반응에 따라 수정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음악과 안무 역시 더욱 다양하고 화려하게 구성했다.

안무를 담당한 제이미 맥다니엘은 "들로리스라면 어떤 동작을 어떻게 가르칠지 생각했다. 잭슨파이브, 탬테이션, 티나 터너 등 들로리스가 따라하고 싶을 만한 사람이 누굴까도 고려했다. 배우들에게 맞추려고도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기존 '시스터 액트' 오리지널 안무를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었던 점이 좋았다. 런던, 뉴욕에서의 공연과 다르게 우리 배우들과 한국에서 유기적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좋았다"라며 새 프로덕션으로 더 많은 표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17년 전부터 '시스터 액트'에 참여하고 있는 비에이 호프만 음악감독은 "목표 중 하나는 원작 음악의 중심은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었다"라면서도 "배우에 따라 키를 조정하기도 했고, 배우들 맞춤형으로 만들기 위해 하모니, 파트도 조정했다. 또 안무, 연출, 세트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졌기에 그 밑에 깔린 음악이 길어지기도 짧아지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그럼에도 핵심은 놓치지 않았다. 특히 요한슨 연출은 사랑을 기반으로 한 보편적인 정서를 강조했다. 

그는 "자매애, 공동체, 수녀원에서의 관계를 보면 꽤 보편적이다. 이것이 작품을 하게 된 매력포인트다"라며 "공동체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고 싶다. 서로 존중하고, 돕고, 사려 깊게 대해주는 것. 오늘날 우리가 많이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점들을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1일 개막한 '시스터 액트'는 오는 2024년 2월 11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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