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감독, 7년만 영화 복귀
"참모총장 납치 총격전 직접 들어...사건 내막 알고 충격"
"영화적 재미 초점...반란군 승리로 보이지 않도록"
"역사 속으로 각자의 관점을 갖고 들어가셨으면"

사진=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잘못하면 욕먹을테니 부담이 컸죠.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마음이 좀 놓이네요. 특히 젊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해요. 재밌게 보신다면 (역사에 대한) 호기심이 절로 생길테니까요."

김성수 감독이 영화 '서울의 봄'으로 돌아왔다. 2016년 '아수라'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다행히 개봉 후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다. 성공적인 복귀라 할만하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김 감독은 2019년 '서울의 봄' 시나리오를 받고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호기심이 다시 살아났다. 

"당시 한남동에서 참모총장 납치 관련한 총격전을 직접 들었다"며 "저에게는 뜨거운 기억이었다. 시나리오 받는 순간 전율이 있었다"고 남다른 인연을 전했다. 특히 비밀리에 벌어졌던 그날의 사건이 나라의 역사와 김 감독의 젊은 시절을 좌우하게 됐다는 것이 충격으로 남았다.

사진=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당시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죠. 후에 사건의 내막을 처음 접하고는 충격에 빠졌어요. 기대와 다르게 어처구니없던 일이 많더라고요. 화도 많이 났고 속상했어요. 그 짧은 시간 중요한 분들이 쉽게 함부로 결정하고 행동한 판단 때문에 우리나라와 나의 20대가 그렇게 됐구나해서 속상했죠."

"처음 시나리오는 전두광 위주로 돼 있었어요. 근데 잘못하면 반란군의 승리를 중심으로 하게 될 수 있었고, 악당인 주인공인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았죠. 그러면 영화를 만드는 취지가 없어지는 거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근데 시나리오 본 이후로는 갇혀서 도망가지 못했어요. 계속 그 생각만 했죠. 결국 다음 해 여름에 용기가 좀 생겨서 하겠다고 했어요. 대신 좀 고쳐보겠다고요."

오래도록 품고 있던 궁금증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당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영화적 재미를 결코 놓고 싶지 않았다. 등장인물의 이름도 실제인 전두환, 노태우가 아닌 전두광, 노태건 등으로 변경한 것도 그런 이유다. 또한 반란군에 대항하는 핵심 인물인 이태신을 더욱 부각하고, 모든 등장인물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뒀다.

사진=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태신은 처음에는 역할도 작고 캐릭터도 지금과 많이 달랐어요. 또 30경비단에 모인 신군부 세력의 행태도 수정했죠. 대의명분보다 눈치보기와 떡고물만을 바라보는 그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욕망의 일렁거림 같은 것들요. 연출도 거기에 많이 신경을 쓴 것 같아요."

12. 12 사태를 "우리 역사 속 악당의 탄생일"이라고 표현한 김 감독. 그들이 승리의 기록으로 남긴 한 장의 사진을 영화 마지막에 넣으며 더욱 강렬하게 그들의 잘못을 부각했다.

"9시간 만에 군부를 무너뜨리고 요직을 독식했죠. 눈엣가시인 사람들을 제거하고 사진을 찍은 거예요. 얼마나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찍었겠어요. 그들이 이후 얼마나 근사한 족적을 남기고 잘했는지, 자기들이 하는 자랑을 제가 해주고 싶었죠. '어, 그래. 참 훌륭하다' 하고요. 그게 관객들한테 또 하나의 박제가 되는 순간이 되길 바랐죠."

"그 사진이 이 영화를 만든 출발점이에요. 감독의 해석이 많이 들어간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출발점은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고요. 관객들도 다시 그 역사 속으로 각자의 관점을 갖고 들어가셨으면 해요."

[인터뷰②] 김성수 감독 "황정민, 경지에 도달...정우성과는 냉랭해지기도"에서 이어집니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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