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 방가!', '나의 특별한 형제' 육상효 감독 신작
"가족이 중요...상처, 아픔 위로하는 영화 있었으면"
"슬픔으로 강조하면 신파, 공감하면 좋은 멜로드라마죠"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 / 쇼박스 제공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 / 쇼박스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부모님 생각하면서 실컷 울고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3일의 휴가'로 돌아온 육상효 감독의 바람이다. 스스로가 "가족적인 사람"이라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는 육 감독. 2019년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형제애를 강조한 데 이어 이번에는 모녀 사이 애증의 관계를 그려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보다 가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내가 떠난 뒤 나의 삶은 내 아이들이 가진 기억으로 이어질 거고요.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가족이고 거기서 모든 삶이 시작되고 끝난다고 봐요. 그래서 그 안에 있는 문제들, 상처, 아픔들을 위로하는 영화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기를 그린 작품이다. 판타지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가족 간의 후회와 그리움 등 여러 감정을 담백하게 녹여냈다.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그러나 자칫 과해지면 신파로 흘러가 관객의 반감을 살 여지도 있었다. 육 감독 역시 그 부분을 가장 경계했다. 유영아 작가의 시나리오 속 일부 에피소드의 성격을 바꾸고, 대사를 고치며 최적의 정도를 찾고자 했다.

"슬픔을 슬픔으로 강조하면 신파가 되죠. 반면 공감으로 가면 좋은 멜로드라마가 된다고 봐요. 우리가 무슨 말을 할 때 그 입장이 이해되기에 슬퍼지는 거잖아요. 그런 게 양질의 좋은 눈물이죠. '나도 엄마한테 저랬었지', '우리 엄마도 저런 심정이었구나' 깨달으면서 인정하고 인식하는 포인트가 중요했어요."

이를 위해 연출적으로도 특수효과를 최대한 자제했다. 모녀가 다른 시공간,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장면은 절반을 나눠 세트를 다르게 꾸며 촬영했고, 복자를 볼 수 없는 설정임에도 동시에 마주보고 연기를 펼치게 했다.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 / 쇼박스 제공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 / 쇼박스 제공

영화의 주요 소재인 음식 장면 역시 예쁘게 찍기보다는 정감 가고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거기서 나오는 유머와 감동은 분명 관객에게 전달되는 효과가 컸다.

육 감독은 "판타지지만 저승이나 사후세계 같은 말은 안 어울린다고 봤다. 일종의 수공업적인 이야기로 하려고 했고, CG도 거의 없었다"라며 "그것이 우리 영화의 하나의 성격이 될 거라고 봤다"라고 의도를 전했다.

2020년 야외 촬영지인 강원도 정선(극 중 배경은 김천)과 스튜디오를 오가며 열심히 촬영을 진행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여파 등으로 인해 2023년 말이나 돼서야 개봉하게 됐다.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기다림의 시간 동안 육 감독은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었다. 영화 속에 실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녹여냈던 탓에 더욱 가족에 대한 의미가 깊어진 영화다.

"촬영과 개봉 사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사실 영화 속에는 저희 어머니께서 하셨던 것들이 좀 들어있거든요. 극 중 일기처럼 기록을 적어두는 모습 같은 것들요." 

"가족 간에 중요한 건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것. 그런 게 좋은 가족 아닐까요? 그걸 못하는 순간 계속 상처가 쌓이는 것 같아요. 저는 비교적 하는 편이에요. 근데 초등학생 딸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 친구의 세계를 이해하기 힘들어요. (웃음)"

[인터뷰②] '3일의 휴가'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육상효 감독이 밝힌 캐스팅 이유는? 에서 이어집니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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