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이유민 기자] 국빈 방문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네덜란드 ASML사가 업무 협약을 맺었다.

현지시간 12일 오후 윤 대통령과 동행한 대기업 총수들이 빌렘 알렉산더 국왕과 ASML 본사를 방문했다.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ASML의 혁신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한 자릿수 나노미터 시대로 진화할 수 있었고, ASML의 노광장비를 이용해 생산된 반도체가 인공지능, 5G,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특히 ASML, ASM 등 네덜란드 기업들이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ASML은 삼성전자와 함께 약 1조원을 투자해서 처음으로 해외에 반도체 제조기술 R&D 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와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공정 개발'을 함께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 정부는 '한-네 첨단반도체 아카데미' 개설에 합의하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피터 베닝크 ASML사 CEO는 "한국에 건설 중인 뉴캠퍼스 및 한국 기업들과 체결하는 MOU를 통해 한국과의 반도체 연대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닝크 CEO는 특히 최근 들어 기술의 난이도가 올라가고 개발비용이 급상승한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치, 경제, 인력을 아우르는 국가 간 협업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은 ASM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빌렘 알렉산더 국왕의 한국 방문을 많은 국민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벤자민 로 ASM사 CEO는 최근 한국 사업의 급성장으로 첫 번째 공장의 부지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5월 두 번째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 중인 플라즈마 증착공장과 R&D 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벨기에의 연구기관인 아이맥(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CEO는 "지속적인 기술 진보를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에 기반한 강력한 R&D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 SK 등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SK 최태원 회장은 내년부터 ASML과 IMEC 공동의 '차세대 EUV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에 체결한 수소 리사이클링 공정과 같은 '친환경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ASML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독일 ZEISS사의 안드레아스 페처 CEO는 '무어의 법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혁신에 매진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자동차, 의료 분야까지 확장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간담회를 마치고, 윤 대통령과 빌렘 알렉산더 국왕은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을 개최하고 한-네 반도체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네덜란드 외교부 간 정부 업무 협약, ASML과 삼성전자 그리고 SK하이닉스 간의 민간 업무 협약이 각 1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두 정상은 클린룸 생산라인을 방문해 ASML이 새로 개발한 차세대 EUV 장비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에 세계 최초로 전체 노광장비 모습이 공개된 '차세대 EUV' 장비는 선폭이 좁은 반도체를 쉽게 생산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