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등 히트작 이어진 뮤지컬 시장 호황
손석구, 박해수, 김유정, 한혜진...스타 캐스팅 앞세운 연극계 약진
소극장 불황, 티켓 가격 상승, 시체 관극 논란 등 숙제도

사진=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장면 / 에스앤코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에서는 10주년 공연과 100만 관객 돌파, 연극에서는 스타 캐스팅으로 인한 매진 세례. 올해도 확실한 성장세를 입증한 공연계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1~9월 공연시장(대중예술 포함) 누적 티켓판매액은 8295억 원에 달한다. 올해 연간 티켓판매액은 총 1조 원 규모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티켓 판매액 4000억 원대를 돌파한 뮤지컬 시장은 올해도 공연 시장을 주도했다. 

상반기 뮤지컬 공연건수는 총 1,5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티켓예매수는 약 39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티켓판매액은 약 2,2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3분기에도 전년 대비 공연건수 13.8%, 티켓예매수 1.0%, 티켓판매액 1.3% 증가하며 성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10주년, 밀리언셀러, 박보검, 부산...뮤지컬 시장은 올해도 성장세

사진=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올해는 13년 만에 돌아온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을 비롯해 '맘마미아!', '데스노트', '모차르트!', '레베카', '벤허', '렌트' 등 대표 히트작들이 연달아 공연됐다.

또한 '캣츠', '식스 더 뮤지컬', '시카고',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등 내한 공연과 '베토벤', '시스터즈' 등 창작 초연작, '멤피스', '컴프롬어웨이' 등 라이선스 초연작 등 다양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며 관객을 모았다.

'드라큘라', '그날들', '더데빌', '레미제라블' 한국어 공연이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10주년을 맞았다. '레베카'는 10주년이자 7번째 시즌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의미를 더했다. 또한 '영웅' 역시 100만 관객 돌파로 밀리언셀러 창작 뮤지컬에 등극했다.

새로운 배우들의 등장도 반가웠다. '모차르트!' 김희재, '렛미플라이' 박보검, '레베카' 웬디, '몬테크리스토' 서인국, '식스 더 뮤지컬' 솔지, '루쓰' 선예 등이 가세하며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특히 부산을 필두로 한 지방 공연의 활성화도 시장 성장에 주효했다. 부산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영웅', '레드북', '시카고', '레미제라블' 등 인기작을 연달아 공연했고, '오페라의 유령' 부산 공연의 경우 상반기 공연시장 티켓판매액 전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부산은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성장을 보인 지역이었다. 공연건수 67.7%, 티켓예매수 47.1%, 티켓판매액 61.7%의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손석구, 박해수, 김유정, 한혜진...스타 배우들, 연극 시장 매진 주도

사진=연극 '나무 위의 군대' 공연 장면 /엠피엔컴퍼니 제공

연극계는 스타 캐스팅을 활용한 성장이 돋보였다.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티켓예매수 증가폭은 약 61%, 티켓판매액 증가율은 92.3%를 기록했다.

영화, 드라마에서 활약하던 이른바 '매체 배우'들의 무대 복귀 및 도전이 눈길을 끌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는 김유정, 정소민, '파우스트' 박해수, 원진아, '나무 위의 군대' 손석구, 최희서, '3일간의 비' 안희연, '바닷마을 다이어리' 한혜진, 박하선, 임수향, '와이프' 최수영, 송재림, '템플' 김세정 등이 관객몰이에 나섰다.

배우 입장에서는 연기 스펙트럼 확장, 제작사에서는 마케팅 효과로 인한 수익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당분간 공연계 스타 캐스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스타 배우가 없는 소극장 공연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대표적으로 1991년 이후 33년간 대학로를 지켜온 소극장 '학전'이 경영난 등을 이유로 내년 3월 폐관한다는 소식을 알려 아쉬움을 자아냈다.

공연 예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이 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해소할 대책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티켓가격 상향 고착, '시체 관극' 논란까지...숙제도 남겨

사진=뮤지컬 '시스터 액트' 공연장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논란거리도 없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티켓 가격 상승은 꾸준한 불만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뮤지컬 '물랑루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이 '국내 작품 상한선은 15만 원'이라는 암묵적 기준을 깼다. 

'오페라의 유령'이 19만 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베토벤'은 작품성 검증 전인 창작 초연작임에도 17만 원으로 책정되며 불만을 들어야 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연극임에도 11만 원까지 올랐다. 

현재까지도 상당수 뮤지컬이 VIP석 17만 원을 고수하는 등 전반적인 티켓 가격 기준은 상향 고착화된 상황이다. 

객석에서는 이른바 '시체 관극' 강요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옆자리 관객이 메모를 하거나, 코를 훌쩍이거나, 패딩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거슬린다는 내용의 글들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에 '시체처럼 꼼짝 않고 봐야 하느냐'는 주장과 '비싼 돈 주고 하는 관람을 망치지 않게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모양새다.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기록을 남기며 성장한 2023년이다. 그러나 향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스타 캐스팅을 활용한 시장 성장과 다양성을 갖춘 소극장 공연의 활성화, 성숙한 관람 문화 조성을 위한 고민 등이 필요해 보인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