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제품 내구성 테스트 실패, 개발 일시 중단,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 조성될 것으로 예상
비전프로 엇갈린 평가, 개선된 차세대 제품이 중요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과의 불공정 경쟁 주장, 앱스토어 수수료 강제로 음악 서비스 경쟁 저해

애플 폴더블 아이폰 개발 중단, 내구성 문제가 걸림돌로

애플, 폴더블폰 중단부터 비전프로 평가와 7,200억 과징금까지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의 개발을 일시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일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조개처럼 열리고 닫히는 '클램셸(clamshell·조개 껍데기)' 모양의 접는 아이폰 시제품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26년이면 개발이 완료돼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중국 IT 정보유출자(팁스터) '픽스드 포커스 디지털'은 애플이 기술 문제로 폴더블폰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경쟁사들의 폴더블폰을 구매해 분해하며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픽스드 포커스 디지털'에 따르면 애플이 진행하는 내구성 테스트 과정에서 경쟁사 제품의 화면이 며칠 만에 파손된 사례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아이폰 개발이 일시 중단됐다고 알려졌다.

해당 화면 패널은 삼성 디스플레이가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발은 언제 재개할지 알 수 없으며 애플의 자체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나올 때까지 개발이 보류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폰아레나도 해당 팁스터의 주장을 인용해 "애플은 아시아 제조사 1곳과 만나 폴더블 아이폰 2종 부품의 생산을 논의 중이었지만 내구성 우려로 인해 폴더블 아이폰 개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애플의 시장 진입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경우 폴더블폰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 대신 개발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폴더블 아이패드를 먼저 출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폰아레나는 "폴더블 아이패드는 이용자의 주머니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고 기기도 아이폰보다 더 두꺼울 것이기 때문에 내구성 측면에서 (아이패드가) 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비전 프로, 출시 후 엇갈리는 평가

애플, 폴더블폰 중단부터 비전프로 평가와 7,200억 과징금까지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애플, 폴더블폰 중단부터 비전프로 평가와 7,200억 과징금까지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지난 2일 출시된 비전 프로는 애플이 가상(디지털)과 물리적(현실) 세계를 혼합한 ‘공간 컴퓨터(Spatial Computer)’를 구현하겠다고 내놓은 제품이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고글 형태의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현실 공간 위에 가상 공간을 겹쳐 보여주며, 시선 추적과 손동작 인식을 통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애플이 아이폰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새로운 하드웨어 플랫폼이다.

지난달 시작된 사전 판매에서 비전 프로는 시장 예상치보다 많은 20만대 가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드웨어 완성도와 편의성, 활용성 등을 두고 사용자들의 비판이 이어지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비전프로는 현재 뛰어난 디스플레이, 추적 기능의 정확석, 비전OS와의 상호작용 방식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무게와 가격, 소프트웨어의 미완성도, 제한된 시야각, 앱 생태계의 부족함 등의 단점도 존재한다.

애플 전문가로 꼽히는 블룸버그 통신 마크 거먼은 지난 18일 애플의 혼합현실(MX) 기기 ‘비전 프로’가 한 매장당 하루에 많게는 8개 이상 반품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거먼에 따르면 고객 상당수는 ‘장치가 너무 무겁고, 관리하기 번거로우며 두통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비전 프로를 반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 쓸 수 있는 앱이 제한적이라 3,500달러 이상의 가격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업무를 보는데 외부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보다 생산성을 높여주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눈부심이 심하고 눈의 피로도가 높다’는 점도 반품 이유였다. ‘고립감이 심하고, 의미 있는 공유 경험이 없다’는 불평도 있었다.

일론 머스크 또한 “비전 프로를 써봤지만, 내게는 인상적이지 않았다. 아직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다.”라며 비전프로에 대한 한줄평을 남겼다.

다만 마크 거먼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의 다른 하드웨어 제품도 초반에는 여러 약점을 안고 있었던 만큼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애플이 가격을 낮추고 단점을 일부 개선해 선보일 비전프로 다음 세대 제품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마크 거먼은 “애플이 차세대 비전 프로를 출시하는 데까지는 적어도 18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2세대 버전은 이르면 내년 8월이 돼서나 나올 것이라는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경쟁사가 비전프로와 유사한 개념의 확장현실 헤드셋 출시를 목표로 두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비전프로 차기작 출시가 내년 말 또는 그 이후로 미뤄진다면 확장현실 헤드셋 시장에서 애플의 성공은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U, 애플이 독점적 지위 남용했다 판단해 7,200억 원 과징금 부과

애플, 폴더블폰 중단부터 비전프로 평가와 7,200억 과징금까지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18일 EU 집행위원회가 다음 달 초 애플에 약 5억 유로(약 7,2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독점적 플랫폼 지위를 남용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조치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음악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스포티파이'가 지난 19년 애플이 스포티파이와 자사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과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한 것에서 시작됐다. 

당초 스포티파이 등은 이용자들에게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외부의 다른 방식으로도 앱이나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이같은 방식이 앱스토어 수수료를 회피하는 수단이라고 보고 앱스토어 내 다른 결제수단의 아웃링크를 삭제하고 다른 결제수단 홍보까지도 금지하는 자체 정책을 시행했다. 이어 애플 시스템을 이용하는 ‘앱 내 결제’를 강제하면서, 거래당 결제액의 최대 30%의 수수료를 챙겨갔다.

이러한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스포티파이 측은 월간 구독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곧 음악 서비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이 ‘애플 뮤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 스포티파이 측의 주장이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앱스토어가 아닌 더 저렴한 방법으로 결제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유도하는 것을 막았는지 조사했으며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다음 달 초 애플에 약 5억 유로(약 7,2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초 시장에서 예측했던 과징금보다는 액수가 줄었다. 반독점법을 위반한 빅테크 기업은 최대 ‘전 세계 연간 총매출’의 10%를 과징금으로 물게 된다. 이에 따라 애플은 최대 약 40조 원의 과징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

이에 로이터는 “EU 측은 애플이 지난 2022년 스포티파이 등 타사 음악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만드는 등 공정 거래를 위한 노력을 참작했다"며 "과징금 계산에서 디지털시장법(DMA) 기준을 철회한 결과”고 분석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 측은 애플이 2022년 웹상에서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시작한 것을 두고 ‘보여주기용’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애플의 과징금 부과를 신호탄으로 다음 달 전면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둘러싼 미국 빅테크 기업과 EU의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 달 6일부터 시행되는 DMA(Digital Markets Act)로 불리는 반독점법은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 서비스에 혜택을 주는 것을 방지하는 규제다. 이 조치에 포함된 기업은 총 6개로 알파벳(구글 모기업)·아마존·애플·바이트댄스(틱톡 서비스사)·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서비스사)·마이크로소프트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지난달 EU 국가 사용자들에게 앱스토어 외에도 제3자 앱마켓을 허용하고 앱결제 수수료도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애플이 앱스토어 개방 계획을 밝혔음에도 EU가 과거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두고 테크 업계에서는 “유럽 당국의 빅테크 규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EU가 특정 기업에 반독점법 위반 사례를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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