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달나라 연속극' 무대 ⓒ 극단 달나라 동백꽃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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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연속극 같아요. 마치 달나라 연속극……"

연극 '달나라 연속극'에 등장하는 캐릭터 일영의 대사다. 경희대 앞, 허름하고 소박한 옥탑방에는 여만자, 그리고 그녀의 딸(오은하)과 아들(오은창)이 살고 있다. 아랫집 자취생으로 들어온 대학생 일영은 은하에게 저 대사를 내뱉는다.

다리가 온전치 못한 은하는 혼자 있을 때 알 수 없는 숫자들을 읊어대곤 한다. 3.14159265358979…, 그녀가 외우는 이 숫자는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자신의 정체를 온전히 드러내지 않은 '원주율'이라는 숫자다. 그 끝이 없는 무리수는 쓰이는 곳이 참 많아 여기 저기 모습을 자주 드러내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아직도 정확한 실체를 밝힐 수 없기에 π(파이)라는 문자로 그들을 상징화시켜 표현하곤 하는 것이다. 일영은 원주율에 스토리를 부여하여 외우는 은하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끝이 없는 연속극 같아요. 마치 달나라 연속극……". 연극의 제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대목이다. 일영은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스토리로써 원주율을 외우는 것에 대해 '끝이 없는 연속극'에 빗대어 표현한다.

연극 리플릿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모든 슬픔은,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 때 견딜만해진다'.

연극은 그렇게 햇빛조차 제대로 쬐지 못하는 이들에게마저 공평하게 빛을 나눠주고픈 '달빛'이 되었다. 그리고 '달나라 연속극'은 우리가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처해야 할 가장 따뜻한 방식을 조곤조곤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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