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에서 두번째 개인전 'Heroes'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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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개인전 'Heroes'를 연 작가 ARTIME JOE.

 

'그래피티(Graffiti)'. 단순히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넘어서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가는 작가가 있다. '그래피티 라이터(Graffiti Writer)'인 알타임 죠(ARTIME JOE)의 이야기다. 24일부터 11월 14일까지 가로수길 갤러리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두 번째 개인전 'Heroes'를 찾아 그에게 직접 그래피티, 인생, 전시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웃는게 어색하다는 작가.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ㄴ 안녕하세요. 저는 신사동 가로수길 갤러리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에서 두 번째 개인전 'Heroes'를 열고 있는 '그래피티 라이터' 알타임 죠(ARTIME JOE)라고 합니다.

두 번째 개인전 'Heroes'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ㄴ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게임, 만화, 음악 등에 대해 회상하며 그때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저의 기법으로 재해석해봤습니다. 어렸을 때 게임과 만화, 영화의 주인공들을 지금의 영웅으로 만들어보았구요. 이미 익히 알려진 캐릭터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연인들끼리 데이트하러 와서 과거의 재미를 꺼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된 작품도 그래피티라고 부르나요? 벽에 그리는 것이 그래피티 아닌가요?

ㄴ 기본적으로 벽에 그리는 게 그래피티가 맞지만, 이번에는 벽에만 그려온 제 작품을 누군가에게 소장시키고 싶었어요. 길거리에서만 그래피티를 해왔기에 사람들에게 제 그래피티를 '갖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싶었어요. 이전에도 몇 번 전시를 해왔지만, 이번 전시는 '사람들이 어떤 그림을 갖고 싶어 할까'라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봤어요. 그런 접근을 그래피티라는 코드로 풀어가며 일반적인 전시회에서는 보기 힘든 힙합, 블랙뮤직, 게임 등이 잘 엮여있는 작품을 만들어봤습니다.

갤러리 벽에 직접 그린 그래피티는 어떠한 의미인가요?

ㄴ 개인전을 하며 가장 중요시하는 지점은 '제가 원래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부분이었어요. 만약 액자에 걸린 그림들만 전시되어 있다면 사람들이 '일러스트레이터인가보다.' '파인아트를 지향하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오해할 수 있어서 그래피티 본연의 낙서 스타일로 그린 작품을 꽉 채워 넣음으로써 '그래피티하는 사람이 하는 전시에 그림을 녹여낸' 느낌을 주려고 했고요. 벽의 컬러감을 죽여서 흑백 톤의 벽에 컬러풀한 그림을 전시해서 (벽을 그린)그래피티 작가가 한 전시라는 느낌을 관람객들에게 줄 수 있게끔 했습니다.

   
▲ 미녀 큐레이터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입구쪽의 컬러 그래피티는 흑백 그래피티와 제작 기법이나 도구등이 다르게 사용되었다고. 클래식한 기법과 최신 기법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ㄴ 모든 작품이 애착이 가지만 인터뷰 전날 고등학생 때 친하게 지낸 1년 후배가 찾아와서 전시 포스터에 쓰인 저 그림(뒤를 가리키며)을 구매해갔어요. 구매하면서 "마치 형이 고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려왔던 그 인생을 내가 산 것 같다."라는 말을 했는데 저에게도 저 그림을 더 좋아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준 이야기였어요. 덕분에 좀 더 애착이 가게 됐고 어찌 보면 이번 전시를 한 작품에 응축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Heroes'라는 게 하나의 캐릭터가 아니라 여러가지 캐릭터가 섞여 전시장을 꽉 채웠고 게임, 만화, 그래피티 코드 등이 믹스 매치 된 'Heroes'를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애착이 갑니다.

   
▲ 바로 이 그림입니다.

여러 장르의 작가들과 콜라보레이션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ㄴ 콜라보를 기획한 이유는 그래피티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피티 작업이 벽이나 2D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싶었는데 제가 갑자기 조각이나 조소, 사진 등을 직접 다 배워서 할 수는 없으니까 '여러 작가와 한 번 어울려보면 재미있고 더 풍성한 전시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해서 콜라보를 기획하게 되었죠. 재미로 시작했지만, 막상 작업 방식이나 작업에 대한 철학을 나눠보기도 하고 함께 작업을 고민하면서 약간의(이 부분을 강조했다) 의견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오히려 반대로 시너지가 일어나고 붐업되어 더 좋은 작품이 나왔어요. 작업하는데 있어서 스스로 마인드나 태도에 대해 배운 점도 많았고 먼저 작업을 제안했지만, 오히려 제 작업의 영역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배운 유익한 시간이 됐죠.

   
▲ 기자도 좋아하는 사진작가인 로타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모델의 몸에 그래피티를 그린 후 촬영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ㄴ 인간으로서의 포부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작가로서의 포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유명한 도시나 랜드마크가 될만한 전시장에서도 전시를 해보고 싶어요. 꼭 전시가 아니어도 그래피티 작가로서 1~20M 정도 되는 거대한 빌딩 벽면을 제 그림으로 채우는 기회를 노려보고 있어요. 그렇게 전 세계를 돌면서 제 그래피티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ㄴ 지금 전시가 며칠 지난 상황이지만 11월 14일까지 열리고 있으니, 데이트하기에도 좋고 문화를 체험하기 좋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전시하고 있으니 갤러리 피프티 피프티에 오셔서 전시 많이 봐주시고 그래피티 문화, 스트릿 컬쳐를 직접 느껴보시면 보람찬 하루가 되지 않을까요? 많이 놀러 와주세요.

   
▲ 이것은 특이하게도 친형인 T-CUBE와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래피티가 그려진 벽에 영상을 쏘아서 만든 독특한 작품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아직 여러모로 생소한 분야인 그래피티지만 이런 식의 친근한 접근이라면 처음 전시를 보는 사람들도 충분히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직접 이 느낌을 확인해보시면 어떨까요?

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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