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피아노만을 위한 신개념 피아노 콘서트가 찾아온다.

2013년 여덟 명의 피아니스트들이 한 자리에 출연하며 시선을 끌었던 '8인의 피아니스트'가 올해 다시 찾아온다. 22일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프리뷰 콘서트를, 28일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갈라 콘서트를 양일간 피아노 앙상블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오로지 피아니스트들로 만의 연주로 피아노를 한 대, 두 대, 혹은 넉 대로 연주하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를 여덟 명의 피아니스트가 네 대의 그랜드피아노로 채운 장관을 보여주는 이 신개념 피아노 콘서트는 올해 한 단계 성장하여 새로운 출연진,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올해 '8인의 피아니스트'는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들의 향연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14년 故 로린 마젤에게 발탁, 한국인 최초로 뮌헨필과 독일에서 협연무대를 가진 '젊은 거장' 윤홍천이 연주와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한예종 재학시절 각종 해외콩쿠르를 휩쓸며 퀸엘리자베스에서 입상, 세계에 한국 피아니스트의 위상을 알린 김태형, 뮌헨 ARD 콩쿠르 우승의 벤킴, 트롬소 국제 콩쿠르 2위의 박종해,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 1위 없는 2위 안종도, 클리블랜드 콩쿠르 러시안 특별상과 최근 8월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 산탄데르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허재원, 방돔 프라이즈 1위와 한국인 최초로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가진 신예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올해 '피아노배틀' 공연으로 내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매진신화를 이룬 폴 서비스(독일)가 뭉쳤다.

이들은 모두 각종 국제 콩쿠르를 섭렵하고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춘 엄청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연주자들이다. 각기 독일,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사실 이 모두를 한 자리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 더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올해의 '8인의 피아니스트'가 기대되는 이유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피아노로 이루어진 협주곡이 이 무대만을 위하여 특별히 작곡되어 연주되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이며 영화와 TV 음악감독인 마르코 헤르텐슈타인은 음악감독인 윤홍천에게 위촉받아 '8인의 피아니스트를 위한 협주곡'을 작곡했다. 그는 2013년 '8인의 피아니스트'에서도 생상스 '죽음의 무도, Op.40'과 영화 'E.T.'의 주제곡을 4대의 피아노와 16개의 손을 위한 곡으로 새롭게 편곡하여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작곡가 마르코 헤르텐슈타인은 세계적인 바이올린 여제 율리아 피셔에게 곡을 위촉받기도 하였으며 바바리안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에 빛나는 영화 '베른의 기적' 속 음악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촬영한 피아니스트 랑랑의 다큐멘터리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2013년부터 윤홍천과 함께 밑그림을 그리며 구상해온 이 프로젝트는 젊은 거장들의 도전에 정점을 찍는다.

'8인의 피아니스트'는 프리뷰 콘서트와 갈라 콘서트, 두 가지로 나뉘어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22일에 열릴 프리뷰 콘서트는 윤홍천, 김태형, 벤킴 세 명의 피아니스트가 둘씩 듀오를 이루어 트라이앵글과 같은 형태를 띠며 삼인삼색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3인이 돌아가며 세 번의 듀오 무대를 가지며 다른 매력의 조합으로 세 배의 감동을 하게 한다는 의미로 부제도 '더 트리플'로 정해졌다. 드뷔시 '작은 모음곡, L65',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1번, Op.5'는 한국에서는 좀처럼 들을 기회가 없었던 명곡을 프로그램으로 정하며 클래식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윤홍천과 김태형이 2부에서 선보이는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피아노 5중주 Op.34b'는 최초에는 현악 5중주 형태로 작곡되었다가 이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변경되어 더 완성도를 높인 곡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곡은 총 40분이 넘는 분량으로 "작품 한 가운데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 각 악장은 하나의 전체로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는 평을 요제프 요하임으로부터 받았다. 이후 클라라 슈만의 설득 때문에 '피아노 5중주' 버전으로도 완성되었을 만큼 브람스가 심혈을 기울여 관심을 쏟은 작품이기도 하다. 브람스의 독창성과 서정성이 만개한 이 곡을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윤홍천과 손끝으로 낭만을 불러오는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함께한다.

   
 

28일의 갈라 콘서트는 늘어난 출연진만큼 다채롭다. '춤'을 주제로 하여 각종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여러 대의 피아노와 여러 명의 연주자를 위한 버전으로 선보인다. 탱고인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 무용곡으로 작곡된 라벨의 '볼레로', 뮤지컬 곡으로 너무 유명한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심포닉 댄스' 등 대중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았던 유명 곡과 함께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과 같은 클래식 춤 모음곡 등 음악적 깊이가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레퍼토리로 꾸려진다. 이날은 8명의 피아니스트가 총출동, 한 대의 피아노와 4개의 손, 2대의 피아노와 4개의 손, 3대의 피아노와 6개의 손, 4대의 피아노와 16개의 손 등 규모 있는 구성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연주자부터 작품까지 음악감독 윤홍천의 세심한 지휘 아래 탄탄한 기초를 두고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 한 '8인의 피아니스트'는 클래식을 사랑하는 마니아층부터 이제 막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대중들까지 흡수하는 저력을 갖춘 탄탄한 구성의 신개념 콘서트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계 탑 클래스의 피아니스트들을 한 자리에서 볼 특별한 기회가 있으며, 실력파 신예들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젊은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도전의 장이 되기도 할 '8인의 피아니스트'는 클래식계에 젊은 새바람을 불어넣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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