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내가 이 이야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이 이야기가 나를 선택했다."

눈 내리는 겨울 저녁. 전도유망한 작가 '토마스'는 차를 운전하고 가던 중 비극적인 사고를 경험하고, 그 사건은 그의 인생을 뒤흔듭니다. 제임스 프랑코, 레이첼 맥아담스, 샬롯 갱스부르가 출연하고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이 만든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의 플롯입니다. 빔 벤더스 감독의 신작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씨네필들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빔 벤더스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뉴저먼시네마의 기수 빔 벤더스는 1945년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미술 공부를 하던 그는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면서도 줄곧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고, 이러한 열정적 관심이 이어져 1967년에 설립된 뮌헨영화텔레비전대학에 입학했죠. 제대로 된 영화 공부를 하면서 영화 비평가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학교에서 '장소들', '앨라배마: 집에서 200광년' 등 8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하며 경험을 쌓아나갑니다.

졸업 후 본격적으로 영화 연출에 뛰어든 빔 벤더스 감독은 1971년 영화 '페널티 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으로 장편 데뷔를 이루죠. 이후 세상을 향한 새로운 시선과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감각으로 칸영화제에서 '파리, 텍사스'(1984년)로 황금종려상을, '베를린 천사의 시'(1987년)로 감독상을 받고, 베를린영화제에서는 '밀리언 달러 호텔'(2000년)로 은곰상을,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사물의 상태'(1982년)로 황금사자상을 받으면서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는 영광을 누렸죠. 이후 그는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년)과 '피나'(2011년) 그리고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2014년)으로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되며, 진정한 이 시대 거장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빔 벤더스가 7년 만에 연출을 맡은 극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은 우연한 사고를 겪은 후 운명이 뒤바뀐 이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죠.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은 실제 경험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든 창작자들의 죄책감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라고 그는 이야기합니다. 영화는 트라우마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들의 내밀한 감정에 집중했고 '피나'에 이어 그는 다시 한 번 3D로 촬영했습니다.

배우들이 무언가를 보여주기보다 그저 자기 모습 그대로 존재하기 바란 그의 섬세한 노력이 빛을 발한 영화의 촬영현장은 출연 배우들이 연기에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던 최고의 공간이었죠. 제임스 프랑코는 "정말 정말 오랫동안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를 사랑해 온 팬이었다. 문학과 영화에 비슷한 취향과 감수성을 공유했기에 함께 일하는 게 수월했다"는 말로 작품을 향한 애정과 즐거웠던 작업 과정을 이야기했습니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정말 많은 특권을 누렸다고 생각한다. 빔 벤더스 감독은 함께하면 마냥 기분 좋은 사람일 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 해석의 공간과 여지를 남겨주는 분이다. 그가 정말 나를 다정하게 이끌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끼니까 자유롭게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그와의 작업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을 말했습니다.

샬롯 갱스부르 역시 "빔 벤더스 감독은 가족들을 대하듯 편하고 자연스럽게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하며 다른 배우들보다 뒤늦게 촬영에 합류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가 형성한 자연스러운 현장 분위기에 금세 적응할 수 있었던 순간을 회상했죠.

이처럼 모든 배우가 진심 어린 존경을 표현하는 거장이자 시간이 지나도 여전한 예술적 도전과 끊임없는 탐구, 세상을 향한 고뇌와 생각들을 멈추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거장' 빔 벤더스의 영화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은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개봉합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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