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걱정없는 비대면 전시참여
7개월간, 각 작가가 매월 다른 주제로 기획전시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신당역 1번과 2번 출구 사이 큰 골목길에는 서울중앙시장이 있다. 좁은 길 사이를 이리저리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사람 냄새가 가득한 이곳을 걷다 보면 신당지하쇼핑센터 출구를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중 7번 출구로 내려오게 되면 작가7팀이 선보이는 7개의 릴레이 전시인 ‘새로운 일상’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작년 ‘신당 파트너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코로나19로 만남이 단절되고 멀어진 사회적 관계에 대해 예술로 치유한다는 내용의 릴레이 전시 ‘예술해독제’를 펼쳤다.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 김혜인 주임은 “개인 5팀, 융합팀 5팀으로 진행했는데, 다양한 장르가 만나 다채로웠던 융합팀의 전시가 좋아 올해는 개인 부분을 뺀 융합팀으로 사업을 더 키워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신당창작아케이드 제공
사진=신당창작아케이드 제공

이번 전시회는 4월5일부터 시작해 10월22일까지 진행되며 서울문화재단이 코로나19를 겪으며 불가피하게 변한 우리의 일상과 이후의 미래를 갖고 총 7가지 내용으로 한 팀당 한달 정도의 간격으로 보여주고 있다. 

참여 작가는 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예술가 중 공모를 통해 선정된 7팀(17명)이다. 이들은 7개월간 매달 다른 내용의 기획전시와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변해가는 일상 담아

4월22일까지 진행되는 ‘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waves so different, so appealing?(대체 무엇이 오늘날의 파도를 그토록 색다르고 흥미롭게 만드는가?) (두시삼십오분:최환성, 계정권)가 릴레이의 첫 시작을 알렸다. 

새로운 일상’전시회는 여러가지 물건을 살 수 있는 지하쇼핑센터 안에 윈도우 전시형태로 작게 마련됐다. 예술을 멀리서 찾지 않아도 친근한 공간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독특하면서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가끔 상인들이나 지하쇼핑센터 이용객들이 지나가다가 전시가 좋다는 평도 가끔 받는다고 한다. 김주임은 “상인들이 전시회 덕분에 공간이 밝아져서 기분이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보람찼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산업사회 격동하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여가문화가 발달한 것에 착안해 현재 팬데믹 시대에 새롭게 전개될 여가와 여행 공간을 그래픽 디자인과 자수기술을 결합해 표현했다.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장르가 만나 코로나19로 변화해갈 일상을 다양하고 입체감 있게 볼 수 있다.

서울중앙시장에서는 신당지하쇼핑센터 출구 곳곳을 만나볼 수 있다. 그중 7번 출구로 내려오게 되면 '새로운 일상'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중앙시장에서는 신당지하쇼핑센터 출구 곳곳을 만나볼 수 있다. 그중 7번 출구로 내려오게 되면 '새로운 일상'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유리벽에 이리저리 물결치는 듯한 물결무늬가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이 물결은 변혁의 물결을 표현한 것으로 코로나19이후의 새로운 일상과 여행의 공간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제작한 것이다.

이같은 변혁의 물결은 제목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환성, 계정권작가는 “전시 제목인 ‘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waves so different, so appealing?’은 리처드 해밀턴의 ‘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ent, so appealing?’의 가정이라는 단어를 파도로 바꿔 변화해가는 시대의 물결 속에 일상의 모습이 얼마나 흥미롭게 전개될지 기대하며 지었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명화을 작품속에 빌려 배치해 급변한 일상으로 인한 우리의 삶의 방향이 미래의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현재 익숙하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 우리를 돌아보게 해준다.


비대면 전시참여 가능해 감염 걱정 없어

이번 전시회는 비대면으로 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다. 유리벽에 붙여있는 QR코드를 통해 웹으로 들어가게 되면 관람자의 일상을 묻는 디지털 플랫폼을 마주하게 된다.

플랫폼에 질문인 ‘오늘 가장 즐거웠던 일상에 대해’를 작성하면 되는데, 자신의 즐거웠던 일상 말고도 관람객의 즐거운 일상도 어떤지를 살펴볼 수 있다. 올라온 글들을 보면 ‘재택근무 너무 행복합니다’, ‘성공적인 점심 메뉴 그리고 이 작품을 만난 것’ 등의 소소하고 재미있지만, 한편으로 다른 사람의 즐거운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 받거나 공감을 느낄 수 있다.

QR코드를 통해 웹으로 들어가게 되면 관람자들의 소소한 일상을 확인할 수 있다.
QR코드를 통해 웹으로 들어가게 되면 관람자들의 소소한 일상을 확인할 수 있다.

참여프로그램에 독특한 점이 하나 있는데, 자신이 올린 글이 오후 2시35분에 올라온다는 거다. 그 이유는 팀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최환성, 계정권 작가는 “팀명 두시삼십오분은 저희의 미팅 시간이자 일상의 정점의 시간으로, 235라는 시간 배열에서 4가 빠짐으로 생겨나는 약간의 균열과 변화를 현재의 예기치 못한 일상의 대명사 격으로 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신당창작아케이드 SASS 갤러리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인 운영 방식으로 휴일 없이 펼쳐진다.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코로나19로 전시장 방문이 어렵다고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각 전시마다 3편의 영상(전시소개·제작· 설치)이 신당창작아케이드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새로운 일상' 전경
전시'새로운 일상' 전경

작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윈도우 형식의 전시회지만, 7팀이 제작한 작품 안에 의미는 풍성하다. 비대면으로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기에 코로나19로 전시참여가 꺼려지거나 잠깐이나마 예술을 즐기고 싶을 때 ‘새로운 일상展’ 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미니 인터뷰/최환성, 계정권 작가]

최환성 작가는 이번 오프라인 전시 관람이 관객들의 반응과 텍스트로 축적돼 보여져 매우 흥미롭다고 전했다.
최환성 작가는 이번 오프라인 전시 관람이 관객들의 반응과 텍스트로 축적돼 보여져 매우 흥미롭다고 전했다.

 

Q작가님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환성: 안녕하세요. 자아와 사회, 그리고 소통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평면과 입체자수로 표현하는 작가 최한성입니다.

계정권: 그래픽 작업을 하는 계정권입니다.

 

Q4월 개막 작품에 대한 목적과 이를 통해 관람객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지 알려주세요.

최환성: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나가고 사회적 메시지를 시작화하는 예술가로서, 코로나19 이후의 어떤 새로운 플랫폼으로 예술을 공유하고 경험하며 대중에게 어떤 기억을 남기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온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시민들이 펜데믹인 지금의 ‘우리의 일상’을 예술로서 느끼고 공유하고 경험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계정권: 섬유와 자수로 구현된 그래픽작업들이 시민들에게 흥미롭게, 아름답게 느끼고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Q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으로서 느낌은 어떤가요?

최환성: 오프라인 전시를 관람한 관람객들의 반응과 감정이 텍스트로 축적돼 보여지는 것이 매우 재미있어요. 또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소하지 않은 일상을 공유해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계정권: 매일 꾸준히 일상의 짧은 순간을 남겨주고, 소소한 일상에서의 기쁨과 즐거움을 찾는 참여자들의 글들이 묘한 울림을 줍니다.

 

Q작품 참여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점은 무엇이 있나요?

최환성: 개인적으로 예술과 사회, 대중과의 소통의 방식에 대해 꽤 오랜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또다른 차원의 직접적 소통을 경험하게 된 것 같아, 스스로 한정시켜 놓았던 가치관의 바운더리가 넓어진 느낌이예요.

계정권: 저 스스로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전시 여건상 여러 일을 하게 됐고, 그러면서 개인의 능력은 노력하면 확장되어 진다는 것을 알게 된거죠.

 

Q이번 전시회의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환성: 다양한 자수기법을 각각의 작품 오브제에 활용해 원본 작품의 텍스처를 시각화해서 표현했어요. 또한, 촉감이 입혀진 그래픽 패턴들도 있기에 작품을 보면서 재미있게 느꼈으면 좋겠네요.

계정권: 그래픽작업과 이를 바탕으로 한 섬유와 자수의 결합을 눈여겨 보시는 것이 관람 포인트라 생각해요.

 

Q<새로운 일상> 첫 시작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최환성: 1위 선정팀이 돼 너무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전시준비기간이 2주밖에 안되는 빠듯한 일정이어서, 시간이 지나니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네요. 그렇지만, 앞으로 연관 컨텐츠를 계속적으로 발전된 형태로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앞으로 ‘새로운 일상’ 전시회를 준비하시는 입주작가님들의 작품들도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계정권: 첫번째는 언제나 설렘과 불안을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계획했던 것들을 구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다음전시는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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