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 전산실 데이터 복원 불투명…'먹통 란' 장기화 전망
윤호중 중대본부장 “이번 장애로 국민 큰 불편 끼쳐 사과”
경찰 수사 본격화…작업 실수냐 배터리 노후화냐에 초점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29일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정부24와 우체국 금융서비스 등 현재 46개 행정정보 서비스가 정상화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주요 정보시스템 96개가 전소된 전산실 내 있었고, 재가동까지는 최소 2주 소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행정정보 서비스 먹통 대란’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장애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전소된 7-1 전산실의 96개 시스템은 바로 재가동이 쉽지 않다"라면서 "대구센터의 민관협력형 클라우드로 이전 복구를 추진해 최대한 신속하게 대체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전소된 전산실에 있던 시스템의 데이터를 온전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윤 본부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뒤로 96개 시스템이 이전될 국정자원 대구센터를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로 뒤로 멈췄던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647개가 순차적으로 재가동되면서 복구 서비스가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대구센터로 이전해 재가동까지는 약 2주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전체 서비스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발화 원인으로 지목된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원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대전경찰청은 국정자원 본원 화재 5층 전산실에서 빼낸 리튬이온 배터리 팩 384개의 안정화 작업을 마치는 대로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20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도 구성했다.

화재가 384개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6차례에 걸쳐 지하실로 옮기는 작업 도중 발생한 만큼 작업 과정상 문제나 배터리 자체 결함 여부, 시설 관리 부실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작업 과정에서의 실수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UPS는 직류전원을 사용하기에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 케이블을 분리할 경우 순간적으로 전압이 치솟아 전기 단락(쇼트)이 발생하고, 이는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장에 설치된 UPS용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제품으로 2014년 8월 국정자원에 납품됐다. 권장 사용기한은 10년이었지만 이미 보증기한을 1년가량 초과했다. 하지만 해당 배터리는 지난 6월 정기점검 당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설 관리를 맡은 KT 측의 관리 부실 여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leekic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