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톡 먹통' 사태와 재연…클라우드 이중화 안돼

27일 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소화수조에 담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에 소방대원이 물을 뿌리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27일 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소화수조에 담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에 소방대원이 물을 뿌리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국가 전산망의 '심장'격인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리튬 배터리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시스템 마비는 ‘인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진척될수록 데이터센터 운영이 정보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혈관과도 같지만 정부 전산망에서 비상시를 대비한 ‘이중화 공백’ 문제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8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정자원은 47개 중앙 행정기관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위탁 운영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이다. 지난 26일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 전산실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인 'G-클라우드 존'에 해당한다. 이 화재로 정부 전산시스템 647개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국민들의 큰 불편을 겪었다.

G-클라우드 존의 재난복구(DR) 시스템은 서버 DR과 클라우드 DR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국정자원에는 클라우드 DR, 즉 재난복구 환경은 구축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대규모 클라우드 운영체계이다 보니 똑같은 환경을 갖춘 '쌍둥이' 클라우드 시스템을 지역적으로 떨어진 곳에 갖춰놓고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같은 기능을 맡도록 하는 서비스 이중화(백업)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동안의 지적이었다. 이런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탓에 전산실 1곳의 화재로 정부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소방대원이 불에 탄 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소방대원이 불에 탄 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유사한 사례로 지난 2022년 10월 발생했던 카카오 먹통 사태가 있다. 당시 카카오는 경기도 성남 SK C&C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버 작동에 필요한 전원 공급이 끊겨 카카오 관련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에 당시 정부 및 국회 역시 카카오의 안일한 서버 관리 문제를 지적하고 다양한 규제 강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카카오는 사건 수습 과정에서 장애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데이터센터(IDC)의 이중화를 넘어 '삼중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전산시스템 관리의 허술함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전산시스템 정도 되는 서버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이중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단순 화재만으로 행정망이 마비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이번 행정말 먹통 사태는 국가가 전산망 관리에 기본적인 준비를  하지 않은 초보적 사고”라고 꼬집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leekic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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