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SNS 통해 김호중 자필편지 공개
"편지서 진심 읽었다" 대변…아내와 교도소 면회도
金 “다시 무대에 서고, 노래하는 용기 얻어…매일 반성”

3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공개한 가수 김호중의 옥중 자필 편지. 송영길 대표 SNS
3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공개한 가수 김호중의 옥중 자필 편지. 송영길 대표 SNS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인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왜 무대에 다시 서고, 노래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라는 심경을 담은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김호중과 ‘구치소 동기’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일 자신의 SNS에 "추석 연휴 시작이다. 가수 김호중 소식을 전한다"라며 그의 옥중 손편지를  올렸다. 

송 대표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감옥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연휴다. 연휴 기간 동안 운동, 면회, 편지, 변호사 접견 모두가 중단되고 갇힌 방 안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라며 "열흘 가까운 연휴가 되니, 1년 4개월 넘게 구속 수감 중인 김호중이 더욱 생각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김호중과 같은 동에서 지낸 인연이 있다는 송 대표는 "처지는 달랐지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좁은 공간에서 나눈 대화와 작은 배려는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라며 최근 아내와 함께 여주 소망교도소로 이감된 김호중을 면회하고 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의 얼굴은 유난히 맑아 보였다. 저는 맹자의 말씀을 인용해 이 시련이 김호중 씨에게 더 깊은 고통과 사랑을 체험하게 하고, 내공을 다져 세계적인 가수로 설 수 있는 연단의 세월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라며 "지난날의 잘못으로 큰 사회적 비난을 받으며 지금은 죄값을 치르고 있지만, 고통 속에서도 회개와 반성, 다짐의 길을 걷고 있음을 느꼈다"라고 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해 5월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해 5월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 송 대표는 김호중이 직접 전해왔다는 손편지를 공개했다. 김호중은 편지에서 "덕분에 제가 왜 무대에 다시 서야 하는지, 노래해야 하는지 용기를 얻었고 또 이 시간을 지혜롭게 이겨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라며 "오늘 해주신 조언을 잘 기억해서 비록 갇혀있는 몸이지만 겸손하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반성하며 김호중의 시간을 채워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김호중은 또 "모든 것이 제 잘못이다. 오늘 또 느낀다"라며 "이 곳에서 삶의 겸손을 더 배우고, 다윗처럼 같은 실수로 같은 곳에 넘어지지 않는 김호중이 될 수 있도록 깎고 또 깎겠다. 많이 속상하고 아픈 시간이지만 함께 나누고 함께 사는 것이 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는 지를 알려주는 오늘"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편지를 공개한 송 대표는 "저는 그 편지에서 그의 진심을 읽었다. 잘못은 지울 수 없지만, 진정한 반성과 새로운 출발을 향한 마음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 작은 떨림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다"라고 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해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1, 2심 재판부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고, 김호중은 대법원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leekic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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