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방한…韓 전장·배터리·소프트웨어 협력 강화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등이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LG그룹과의 전장 부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컬삿 카르탈 센터장, 메르세데스-벤츠 이다 볼프 기업본부 총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CEO,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LG전자 조주완 CEO, LG디스플레이 정철동 CEO,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LG이노텍 문혁수 CEO. LG전자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등이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LG그룹과의 전장 부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컬삿 카르탈 센터장, 메르세데스-벤츠 이다 볼프 기업본부 총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CEO,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LG전자 조주완 CEO, LG디스플레이 정철동 CEO,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LG이노텍 문혁수 CEO. LG전자 제공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벤츠도 미래 모빌리티의 거대한 전환기를 두려워한 걸까.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경영자(CEO) 올라 칼레니우스(56)가 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 삼성, LG, 효성 등 국내 대기업 수뇌부와 연쇄 회동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협력 행보에 나섰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메르세데스-벤츠 미래전략 콘퍼런스’에 참석해 벤츠의 향후 비전과 SDV 중심의 기술 전략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시장이 2024년 4000억 달러에서 2028년 70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원자재 중심이던 부품의 가격 비중이 전동화 전환 이후엔 2025년 35%에서 2028년엔 70%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가 ‘달리는 기계’에서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하는 셈이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주요 전장 계열사 경영진과 회동했다.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은 이번 만남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LG 관계자는 “전장 사업 역량을 집결한 ‘원 LG(One LG)’ 솔루션을 중심으로 전기차 부품,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율주행 센서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공유하고 시너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LG와 벤츠는 2004년 이후 20년 넘게 내연기관차, 전기차, SDV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CEO들과 회동을 마친 뒤 "LG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특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찾는 파트너 중 하나"라고 말했다.

13일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로 들어서면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로 들어서면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한다. 이 자리에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아온 만큼, 양측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디지털 키, 오디오 시스템 등 협력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또 칼레니우스 회장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도 회동한다. 그룹의 계열사 HS효성더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공식 딜러사로, 효성 역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의 연쇄 회동이 단순한 의례 방문 차원이 아니라, 한국을 글로벌 SDV 전환의 핵심 파트너로 설정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이번 회동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thecenp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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