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원 오른 1467.6원 마감, 7개월 만에 최고
엔화 약세·서학개미 등에 3거래일째 상승 지속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증시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67.6원을 기록했다./연합뉴스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증시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67.6원을 기록했다./연합뉴스

(문화뉴스 김영욱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일 엔화 약세와 '서학개미' 달러 수요에 장중 1475원까지 치솟았다가 급격히 방향을 트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67.6원을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3.3원 오른 1469.0원에서 출발해 가파르게 올랐다.

간밤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넘어서는 약세를 보인 데다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 주식 투자도 계속됐다.

환율은 오전 중 1475.4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다 미 연방하원이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 해제를 위한 임시예산안 수정안을 통과시킨 10시 30분 무렵부터 상승폭이 축소됐고 한 때 1465.3원으로 전날보다 낮아졌다.

그러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예산안에 서명해 역대 최장(43일) 이어진 셧다운이 공식 종료된 정오 무렵엔 다시 방향을 틀어 소폭 상승한 채 주간 장을 마쳤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01% 오른 99.556을 나타냈다. 미국 하원 예산안 통과 직전인 10시 27분께에는 99.586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하락한 것은 셧다운 종료로 달러 가치가 내리고 조만간 팩트시트가 발표된다는 보도가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 시점에 당국도 미세조정에 나섰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일본 정부 재정정책 기대감에 엔화 약세가 계속되고 이에 원화가 동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달러 환율은 0.19% 오른 154.945엔을 기록했다. 장중 최고가는 155.013엔이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 투자 증가세와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우려에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기 어렵다는 해석도 환율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1480원대까지 오를 경우 당국의 미세조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환율이 한번 레벨을 높인 이상 다음 유의미한 상단은 계엄 당시 진입했던 전고점 1480원대"라며 "이미 달러 강세폭이나 주요국 통화 약세폭 대비 원화 약세 압력이 누적된 만큼 상단에 근접할수록 레벨 부담과 함께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점점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1500원까지 상승을 예상하지만, 달러인덱스가 추가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며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나 당국의 미세조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어 급격한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와 원화 약세 기대에 대한 수급 쏠림 때문이란 설명이다.

문 연구원은 "거주자 해외투자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원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게 된다"며 "이때 수출 업체들은 단기 환율 고점에서 달러를 매도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달러를 보유하려는 유인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문화뉴스 / 김영욱 기자 brod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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