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 드디어 내일 개봉!

[문화뉴스] 전대미문 재난 블록버스터에서 '전대미문'이란, '지난 시대에는 들어 본 적이 없다'는 의미로, 이는 매우 놀랍거나 새로운 재난이 펼쳐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를 말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재난영화나 좀비 영화들이 제작된 적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일 개봉하는 '부산행'의 재난과 좀비는 좀 다르다.

재난영화의 뻔한 과정이나 주인공들의 갈등은 '부산행'에서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더 전율이 느껴지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것이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 지키고 싶은 누군가가 있는 사람들과 자기 자신만을 지키는 것만을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충돌은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 그리고 밀실된 공간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 이기심, 사회적 갈등 등을 보여준다.

 

영화 '부산행' 속 7인의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다른 성격과 모습을 보여준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대한민국 사회 속 평범한 남자, 석우는 배우 공유가 연기했다. 아내와는 별거 중으로 펀드매니저 일에 치여 살지만 부성애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나온다. 그의 딸 역으로 나오는 수안은 어린 나이만큼 아직은 너무나도 순수한 영혼을 가진 소녀로서 자신의 생일에 엄마가 있는 부산으로 가고 싶어 한다. 바쁜 아빠이지만 딸의 간절한 생일 소망을 위해 함께 부산행 기차에 올라탄다.

그렇게 그들은 예상치 못했던 좀비 바이러스 라는 재난과 마주하게 되고 그 상황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긴급 상황 속에서 침착하고 빠르게 사람들을 돕는 만삭 임산부, 성경과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려하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나 형 같은 느낌의 캐릭터, 상화. 고등학교 야구부의 에이스, 영국과 영국을 좋아하는 야구부 응원단장, 진희는 고등학생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잘 표현했다. 친구들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괴로워하고 살아남음에 자책하고 이러한 재난을 믿지 못하며 혼란스러워한다. 지켜야 할 누군가가 자기 자신인 캐릭터도 있다. 어쩌면 위기의 상황 속에서 인간이 느끼게 되는 본성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역할이기도 하다. 누구든 이런 상황이 되면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으로 변할 것이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열차 속에서 달리는 열차 속도만큼이나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좁고 밀실된 곳에서 이루어지는 군중씬, 추격씬, 감염자들과 비감염자들의 액션씬은 스릴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 역시 많은 정성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국형 좀비의 동양적인 느낌을 잘 살려줬으며, 요즘 쉽게 사용되는 CG를 피해 실제로 분장한 100여 명의 감염자 연기자들은 과하고 혐오스럽다기보다 현실적인 비주얼을 가졌다. 애니메이션만을 선보이다 첫 실사영화를 내세운 연상호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이다.

서울역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442km, 지키고 싶은 지켜야만 하는 사람들의 극한 사투. 그동안의 서양 좀비 영화와는 다른 신선한 한국 좀비 영화를 보고 싶다면 영화 '부산행'에 탑승해보는 것이 좋겠다.

이번 부천 판타스틱 국제영화제의 폐막작이자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던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이다. 실사 영화의 프리퀄이 애니메이션이라는 것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일어난 일들의 원인과 풀리지 않은 궁금증들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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