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사로잡는 무대 연출과 엑스칼리버를 둘러싼 아더의 성장, 새롭게 부각된 모르가나와 기네비어의 이야기까지

출처 : 문화뉴스 | 뮤지컬 '엑스칼리버' 프레스콜

[문화뉴스 MHN 김재정 기자] 지난 15일부터 오는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에도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의 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아더 왕과 그를 따르는 원탁의 기사단을 다룬 영국의 전설을 원작으로 한 '엑스칼리버'는 화려한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폭발적인 성량, 색다른 서사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더위를 잊게 하는 시원한 매력을 자랑한다. 

뮤지컬을 보기 전, 꼭 확인하고 가면 좋은 관람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보자. 

▶ 거대한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화려한 연출... 볼거리 풍성한 '엑스칼리버'

출처 : 문화뉴스 | 뮤지컬 '엑스칼리버' 프레스콜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하고 장엄한 무대 연출. 

객석에 입장하는 순간 검은 무대 속에서 혼자 빛을 발하고 있는 전설의 명검 '엑스칼리버'를 보고 있노라면 검을 뽑고 영국을 통일할 아더의 운명이 한 발 앞으로 다가온다. 

공연 진행 중에는 양옆과 앞뒤, 심지어 위 아래를 모두 활용한 화려한 무대 장치로 관객들의 눈을 바삐 움직이게 한다. 

무대와 오케스트라단을 너머 세워진 좁은 난간 형식의 무대는 극중 위태로운 심경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자신의 내면적 갈등을 털어놓는 장소로 기능하며 관객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마법과 자연의 힘을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뮤지컬의 흐름에 맞춰 조명과 연기를 극적으로 활용하여 드러낸 분위기는 몰입을 강화하면서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합쳐지게 한다. 

아더가 세운 국가 카멜롯과 침략자인 색슨족이 머무는 팬드라곤 성의 모습을 대비하여 연출하며 화려하게 변화하는 무대 세팅은 마치 영화관에 있는 것처럼 순식간에 변화하며 극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기존의 뮤지컬에서 보기 어려웠던 스크린 기술을 이용하여 극중 마법을 통해 보여주는 환영을 무대에 직접 투사하면서 극의 새로운 장치로 사용한다. 

쉴새없이 관객들의 눈을 만족시키는 강렬한 무대 연출은 러닝타임동안 배우들을 실제 전설 속의 인물들이라고 믿게 할 정도로 관객들을 6세기 영국으로 초대한다. 

▶ 18살 소년 아더가 영국을 통치하는 왕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엑스칼리버'

출처 : 문화뉴스 | 뮤지컬 '엑스칼리버' 프레스콜

뮤지컬 배우 카이와 JYJ의 준수, 세븐틴의 도겸이 맡아 엑스칼리버의 주인 '아더'는 극의 초반 어리고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소년으로 그려진다. 

아더 자신 역시 아버지 엑토와 달리 침착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며 자책을 표하는데, 이후 드루이드교의 마법사 멀린을 만나 자신의 분노가 친아버지 팬드라곤 왕의 피를 물려 받았기 때문임을 깨달으며 각성하게 된다. 

멀린이 보여준 환영을 통해 자신이 팬드라곤 왕의 욕망의 결과로 태어난 아들임을 확인한 아더는 괴로워하지만, 색슨족의 침입으로부터 영국을 구하고 통일시키기 위해 천 년동안 자리를 지킨 신의 검 엑스칼리버를 뽑으며 왕으로 자리한다. 

왕의 자리에 오른 아더는 특유의 친화력과 성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새로운 왕국 카멜롯을 건설하며 자신의 왕좌를 지키고, 왕을 지키는 기사 랜슬럿과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 기네비어, 잃어버린 누나 모르가나와 함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사람들을 지키는 왕이 되리라 결심한다. 

그러나 기네비어와의 결혼식날 끔찍한 사건으로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은 아더는 이후 랜슬럿과 기네비어의 불륜에 분노하며 둘을 추방하고, 누나 모르가나가 자신을 죽이려 했음을 깨달으며 괴로워한다. 

영국 전역을 침입으로부터 지켰으나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어가는 아더의 고독한 모습은 처음 나왔던 치기어린 아더를 잊게 할 정도로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주요기사

모든 사람들을 잃고, 왕국을 얻었으나 결국 그의 곁을 지키는 것은 엑스칼리버 뿐. 

자신을 왕으로 만들었으나 동시에 사람들을 모두 잃게 한 검을 바라보며 괴로움에 눈물 흘리는 아더의 모습은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여러 장면 중에서도 단연 가장 명장면에 꼽힌다. 

▶ 원작과 달라진 이야기... 욕망의 화신 모르가나와 운명을 개척하는 기네비어의 여성 서사를 강조한 '엑스칼리버'

출처 : 문화뉴스 | 뮤지컬 '엑스칼리버' 프레스콜

뮤지컬의 전신이 된 영국의 전설은 아더 왕과 그의 곁을 지키는 원탁의 기사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영국을 지켜나가는 치열한 전투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새로운 인물 '모르가나'와 아더의 아내인 '기네비어'의 분량을 확대하며 여성 서사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아더의 누나로 등장하는 모르가나는 어린 시절 아더가 버려진 이후 아버지 팬드라곤에게서 학대받다가 성에서 멀리 떨어진 수도원에 버려지며 공주로 태어났으나 비참한 삶을 산 인물로 그려진다. 

비참함 속에서 그녀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정신적 지주이자 수많은 가르침을 준 드루이드 교의 대마법사 '멀린'. 

그녀는 멀린에게 동경과 사랑을 바치며 자신의 욕망과 그의 지혜를 통해 세상을 지배하리라고 확신했지만, 운명을 집어삼키는 그녀의 욕망을 알아본 멀린은 그녀를 떠나 아더를 찾아간다. 

멀린에게도 버려졌다는 사실에 분노가 폭발한 모르가나는 흑마법을 익히며 아더의 왕좌를 빼앗아 자신이 왕위에 오를 계획을 세우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가장 큰 악역으로 그려지지만, 과연 아버지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평생을 버림받고 수도원에서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던 모르가나를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극중 어린 아더를 잃고 괴로워하는 팬드라곤 왕에 대해 "아버지가 아들을 앞세운 건 대단한 비극"이라고 표현하는 색슨족의 말을 맞받아치며 "그런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딸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라고 말하는 모르가나의 표독스러움은 이유가 있기에 더욱 비참하고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이어 아더를 사랑했지만 순간의 선택으로 아더를 배신하고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비련의 여인 '기네비어' 역시 새롭게 강화된 주인공이다. 

출처 : 문화뉴스 | 뮤지컬 '엑스칼리버' 프레스콜

원작에서도 원탁의 기사 랜슬럿과 불륜을 저지른 것으로 나오지만, 그녀가 아더를 떠나 랜슬럿을 사랑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조명하지 않았던 반면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그녀의 행동에 이유를 부여한다. 

결혼식의 끔찍한 사고 이후 아더를 위로하고 싶지만 그녀를 밀어내며 폭언을 퍼붓는 아더에 실망한 기네비어는 충직하고 자신을 지키는 기사 랜슬럿에게 동질감과 사랑을 느끼며 하룻밤 동침하지만, 다음날 자신의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며 수녀로 살아가게 된다. 

죄를 용서했으니 돌아와달라고 비는 아더에게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며 돌아서는 기네비어의 모습은 그간 대중매체가 그려온 부정한 여인 기네비어에서 사랑했으나 외면당했고, 부정했으나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이렇듯 여성 서사가 강화된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주인공 아더를 왕으로 만든 것은 아더 자신이나 원탁의 기사 뿐만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여성들이 있었음을 분명히 드러낸다. 

'운명을 믿냐'는 아더의 질문에 '우리의 행동이 앞으로를 결정한다'라고 답하는 기네비어. 

의미심장한 기네비어의 말과 같이, 운명처럼 왕이 되었으나 수많은 행동과 선택으로 앞으로를 결정해나가는 아더 왕과 엑스칼리버의 여정을 그린 뮤지컬 '엑스칼리버'와 함께 이번 여름을 보내는 건 어떨까. 
---------------------------------------------
[MHN 리뷰] 눈을 뗄 수 없는 뮤지컬'엑스칼리버', 미리 알고 보는 관람 포인트
눈길을 사로잡는 무대 연출과 엑스칼리버를 둘러싼 아더의 성장, 새롭게 부각된 모르가나와 기네비어의 이야기까지

리뷰 최신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