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35년 전, 유럽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연쇄 살인마 로베르토 주코(Roberto Succo)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연극 '로베르토 쥬코'(Roberto Zucco)의 대사 한 장면을 찾아봤습니다.

 
'로베르토 쥬코'(백석광)는 아버지를 살해한 죄로 감옥에 갇히지만, 하루도 안 되어 삼엄한 경비를 뚫고 탈옥합니다. 이어 '쥬코'는 '어머니'(김정은)가 있는 집을 찾아갑니다. '쥬코'는 어머니한테 자기가 입고 나갈 군복을 달라고 외치지만, '어머니'는 완강히 거부합니다. 그러자 '쥬코'는 거칠게 나오는 말투의 '어른'에서 '어린 소년'의 말투로 다가갑니다.
 
"엄마. 무서워하지 마세요. 난 엄마한테 늘 착하고 순한 아들이었잖아요. 왜 날 무서워해요? 왜 내 군복 안 줘요? 엄마, 엄마. 나 그 옷이 정말 필요하단 말이에요"라고 애걸합니다. 결국, 이러한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군복이 있는 곳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군복을 입은 '쥬코'는 다시 살인마로 돌변하고 '어머니'를 죽인 후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 연극 '로베르토 쥬코'의 한 장면. '로베르토 쥬코'(위, 백석광)이 '어머니'(아래, 김정은)를 죽이려 한다. ⓒ 국립극단
 
이처럼 작품에서 '로베르토 쥬코'는 때로는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로 등장하고, 때로는 6장 지하철역에 갇힌 '노신사'와의 대화에 나오듯이 이성적인 인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어긋남은 단순한 선과 악의 이중성 논리를 벗어나는 주인공의 태도를 보여주는데요. '로베르토 쥬코'를 맡은 백석광 배우의 연기 또한 인상적입니다. 과연, '로베르토 쥬코'는 2016년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던지고 싶어 할까요? 10월 1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립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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