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2016년 11월 7일부터 11월 13일까지 집계한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주간 박스오피스에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클래식/오페라 및 종합부문에서, '언더스터디'가 연극 부문에서, '천변카바레'가 뮤지컬 부문에서, '제37회 서울무용제' 공연이 무용/발레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 11월 7일부터 11월 13일까지 KOPIS 연극 부문 박스오피스 순위
   
▲ 11월 7일부터 11월 13일까지 KOPIS 뮤지컬 부문 박스오피스 순위
 
지난 한 주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공연은 8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라 트라비아타'로 11회 상연되어 10,314명이 관람했다. 거장 연출 헤닝 브록하우스는 뛰어난 색채 감각과 함께 작은 소품 하나에서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계산하여 화려함과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줬다. 이번 '라 트라비아타' 공연은 그의 대표적 연출작으로, 객석이 무대가 되고 무대 바닥이 배경이 되는 등 공간을 새롭게 창조하는 독특한 연출을 선보였다. 무대 위, 펼쳐진 책을 상징하는 거대한 거울과 바닥에 깔린 작화막들은 극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무대는 화려한 색채와 이미지로 시각적 아름다움을 전함과 동시에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했다. 1막엔 화류계의 여성 '비올레타'의 삶을 말하듯 에로틱한 여러 그림을 콜라주한 배경이 펼쳐지고, 2막에선 '알프레도'와 소박한 행복을 일구는 '비올레타'의 마음처럼 하얀 들꽃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3막에서 바닥은 작화막들로 덮여있지 않고 본래의 무대 바닥을 그대로 드러내는데 '비올레타'의 삶의 환상이 끝났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3막 마지막 공연이 끝나갈 즈음에는 거울이 90도 각도로 완전히 들어 올려 지면서 관객들은 거울에 비치는 극장 내부의 모습과 자신들의 모습을 무대 위에서 마주한다.
 
   
▲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 세종문화회관
 
연극 부문에선 4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언더스터디'가 6회 상연되어 1,717명이 관람해 1위를 기록했다. 이번 공연은 배우 오현경의 연기 인생 60주년을 함께 했다. 공연 관계자는 "불안과 위태에 맞서 주어진 현실에 패배하지 않고 평생을 무대에서 보낸 노배우의 아름다운 퇴장을 그리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삶 속에서, 혹은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연극인의 마음을 깊이 울릴 것"이라며 "배우로서가 아닌 자신의 삶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는 한 인간으로서의 진솔한 모습을 조명하며 관객들이 인생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할 것"이라 전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오현경 배우는 "대선배 중에 돌아가신 이해랑 선생님이 계신다. 그분이 남긴 유명한 명언으로 '우리는 정년퇴직이 없다'가 있다. 엄밀히 이야기해서 '은퇴 공연'이라는 말은 어색하다. 건방지게 무슨 은퇴인가. 젊은 사람이 은퇴한다는 것은 도중하차지, 은퇴가 아니다. 우리 연극인은 생명이 붙고, 말이 나올 수 있는 한 무대에 서는데, 꼭 주인공을 할 필요가 없다. 후배들과 어울려서 출연하면 된다"고 밝혔다. '언더스터디'는 총 9회 상연되어 2,404명이 관람하며 막을 내렸다. 
 
   
▲ 연극 '언더스터디' 공개 연습 모습. ⓒ 문화뉴스 DB
 
2위는 예술의전당 SAC CUBE 공연인 '페리클레스'의 프리뷰 공연으로 4회 상연되어 1,692명이 관람했다. '페리클레스'는 타이어 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겪는 삶의 이야기를 170분간의 공연 동안 음악과 춤을 곁들이며 풀어놓는다. 그가 겪는 고난과 행복 속에서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50톤의 모래가 깔리고, 무대의 깊이를 최대한 활용하며 선보이는 미장센,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시의성이 담긴 작품으로 관객에게 웃음과 고뇌를 동시에 던진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인촌과 그의 아들 남윤호가 주인공 '페리클레스'의 노인과 청년 역을 맡는다.
 
3위는 국립극단의 '더 파워'로, 6회 상연되어 1,137명이 관람해 3위를 기록하며 마무리했다. '더 파워'는 지난해 초연 당시 연극계에 논란을 일으킬 만한 무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주제와 형식을 아울러 모든 면에서 기존 관습을 타파하고 '낯섦'을 지향하는 획기적인 작품이 된 이번 공연에 대해,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시대를 선도하는 국립극단으로서 선보여야 할 실험적인 무대"라고 밝힌 바 있다. 총 17회 상연되어 3,898명이 관람했다. 뒤를 이어 4위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5위는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이 기록했다.
 
뮤지컬 분야에선 4일부터 2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천변카바레'가 기록했다. 8회 상연되어 828명이 관람했다. '천변카바레'는 1960~70년대 급격한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가는 서울의 이면을 시골에서 상경해 노동자, 웨이터, 배호 모창 가수로 변신하는 주인공 '춘식'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1970년 청계천변에 있는 '천변카바레'에서 이들이 엮어가는 사랑과 배신, 웃음과 눈물의 드라마, 지금 들어도 세련된 클럽 음악과 현란한 춤이 파노라마처럼 한편의 쇼로 펼쳐진다.
 
올해 '천변카바레'의 새로운 주인공은 고영빈으로, 평소 학구적이고 진지한 배우로 알려진 그가 표현하는 시골뜨기 '춘식'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몸을 잘 쓰는 배우로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고영빈은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천변카바레'의 쇼 무대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숨겨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한편, 고영빈과 함께 더블로 캐스팅된 최형석은 숨겨진 보석 같은 배우로, JTBC의 인기 프로그램 '히든싱어' 윤종신 편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던 그는, 음반을 내기도 한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다. 지난주 3위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 '천변카바레'는 본 공연에서 1위를 차지했다.
 
   
▲ 뮤지컬 '천변카바레' ⓒ 뮤직웰
 
2위는 대학로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열리는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8회 상연되어 743명이 관람했다. 폐계가 되어버린 양계장 닭 '잎싹'이 알을 품어 자신의 아기를 보고 싶다는 작지만 강렬한 소망을 스스로 이루어 나가는 성장 과정을 그렸다. 동물들을 통해 진한 모성애와 성장 이야기를 다루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주체적인 삶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반성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어린이들이 주 대상이라는 인식을 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나, 부모와의 갈등, 집단 따돌림, 그리고 자립심과 생명의식 등 청소년 시기에 깊은 이해를 동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3위는 충북 제천시문화회관에서 열린 '젊은그들'이, 4위는 충남 당진문예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꼬마버스타요'가 기록한 가운데, 5위는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공연한 '프린스 마이 프렌드'로 7회 상연, 448명이 관람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 구성과 왕자의 시선으로 보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더해져 친근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이 공연은 '재미'와 '인성교육'이라는 두 가지의 장점을 모두 제공하는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공연 기간 총 35회 상연되어 2,164명이 관람했다.
 
클래식/오페라 부문에선 2위부터 6위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이 차지했다. 2위는 '제64회 서울오라토리오 갈라 콘서트'(7일, 2,502명)가, 3위는 '신세계 클래식 페스티벌'(9일, 2,494명)이, 4위는 '한국을 빛낸 위대한 성악가들'(8일, 2,174명)이, 5위는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 연주회: 꿈, 땀 마침내!'(13일, 1,838명)가, 6위는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0일, 1,617명)다. 한편, 서울오라토리오는 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체로, KOPIS 공식집계 지난해 예술의전당 평균 99%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 제37회 서울무용제 포스터
 
무용/발레 분야에선 3일부터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37회 서울무용제'가 4회 상연되어, 1,554명이 관람하며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열린 '한여름 밤의 꿈'으로, 3회 상연되어 814명이 관람했다. 한편, 국악/복합 분야에선 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정오의 음악회'가 794명이 관람하며 1위를, 1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예술의전당 클래식 스타 시리즈, 이자람'이 330명이 관람하며 2위를 차지했다.
 
▶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Korea Performing Arts Box Office Information System)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가 정확한 공연시장의 파악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정식 운영(kopis.or.kr)했다.
 
현재 KOPIS 집계 대상 공연은 공연전산망 연계기관인 공연시설 22곳(국립국악원, 국립극단, 국립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용, 두산아트센터, 마포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정동극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LG아트센터, 강동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대구문화예술회관, (이하 연계예정)경기도문화의전당, 구로문화재단, 김해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대구오페라하우스, 대전예술의전당, 유니버설문화재단, 창원문화재단 등)과 공공티켓 4곳(나눔티켓, 대학로티켓닷컴, 사랑티켓, 플레이티켓) 등의 티켓판매시스템에서 예매 및 취소된 분량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대형 예매처의 예매 기록이 없는 만큼, 해당 공연의 전체 관객 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편, 문체부와 예경은 10일 예술의전당에서 NHN 티켓링크, 예스24,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클립서비스주식회사, 하나투어 등 주요 예매처 6곳과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연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공연전산망과 예매처 시스템 연계 및 데이터 전송, 기획제작사 대상 예매 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 수집, 공연전산망 홍보 및 참여 확대를 위한 공동 노력 등이다. 예경은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올해 하반기에 공연티켓 예매처들과 시스템 연계 및 테스트를 마치고 수집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앞으로 공연전산망은 정확한 산업통계를 기반으로 각종 공공지원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공연기획, 제작, 투자, 배급사들의 정확한 투자수익률 예측을 가능케 함으로써 더욱 투명하고 합리적인 공연시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아울러 공연법 개정을 통해 '공연전산망 연계 및 정보 제공 의무화' 등의 법적 근거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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